가족에 대한 분풀이성 잔혹범죄, 갈수록 심화

사회가 고도화되고 여기에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겹치면 가정은 분열된다. 최근 인륜은 물론 천륜마저 내팽개치는 끔찍한 사고가 화목해야 할 가정에서 잇따르고 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연이야 물론 있겠지만, 우리사회에 기본부터 균열이 가는 결과로 연결되는 것임에 틀림없다 '가정파괴'는 외부로부터 누군가가 내 가족에게 해를 입혔을 때 발생하는 범죄다. 하지만 '가정의 해체'는 이와 다르다. 이혼·별거·사별 등 인위적 요인으로 가정이 붕괴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이것이 내 식구에 의한 살인이나 폭행이라는 끔찍한 결과로 빈번히 나타날 때, 우리는 지금 이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저귀 천으로 딸들을 목 조르고 자살 우울증에 시달리던 주부가 친딸 2명의 목을 졸라 작은 딸을 숨지게 하고 큰딸은 중태에 빠뜨린 뒤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다. 1월 26일 오전 8시40분께 전북 익산시 망성면 강모(46)씨 집 별채 작은 방에서 강씨의 작은 딸(7)은 숨져 있고 큰 딸(10)은 중태에 빠져 있는 것을 강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강씨는 "작은 딸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따로 자는 딸들 방에 가봤으나 인기척이 없어 문을 열어보니 큰딸이 기저귀 천에 목이 감긴 채 신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강씨의 아내 김모(36)씨는 이날 오전 5시께 충남 논산시 강경읍 G아파트 현관 옆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평소 심한 우울증세를 보였던 김씨가 이날 오전 4시30분을 전후에 자고 있는 딸들의 방에 들어가 기저귀 천으로 차례로 목을 조른 뒤 마당에 있던 오토바이를 타고 논산으로 달아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망성면에서 10여분 거리인 인근 충남 강경읍에서 수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두딸과 함께 생활하다 지난달 초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남편 집에 돌아왔으며 김씨가 숨진 채 발견된 곳은 김씨가 살던 집의 옆 아파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의 큰딸이 입원한 논산 B병원 측은 "'무엇인가를 먹었다'는 큰딸의 말에 따라 위세척을 했지만 목이 심하게 붓고 목뼈가 손상된 것 같다"며 "현재 의식은 있지만 위험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우울증세 끝에 이날 새벽 두 딸에게 약물을 먹인 뒤 천으로 목을 조른 뒤 달아나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아내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하고 자해 1월 26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26일 채무에 시달리자 아내와 아들을 목졸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김모(39)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5일 오전 3시께 서울 상계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내 임모(38)씨와 아들(4)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어 수면제를 먹고 흉기로 자신의 팔과 복부 등을 찌르는 등 자해한 뒤 거실에 쓰러져 있다가 다음날 집을 찾은 김씨의 아버지에게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개인사업을 하다 최근 1억원 가까이 빚이 늘어났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에 따라 자신의 처지를 비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동기를 조사할 계획이다. 1월 27일 경기도 양주경찰서는 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공기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박모(45·노점상)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6일 오후 11시30분께 동두천시 생연동 집에서 부인 오모(4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 차량에 보관중인 공기총을 가져와 오씨의 머리를 쏴 살해한 혐의다. 경찰은 현장에 함께 있던 박씨 딸(10)의 신고를 받고 출동, 박씨를 검거했다. 동거남의 딸을 살해청부 하기도 1월 28일 충남 서산경찰서는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이유로 별거 중인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송모(47)씨를 긴급체포 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27일 오전 11시께 충남 태안군의 한 야산으로 아내 김모(44)씨를 유인한 뒤 미리 준비한 흉기를 수차례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가정불화로 7개월 째 별거 중인 송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아내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회하다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을 알고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동빈 판사는 27일 인터넷 청부살인 카페 운영자에게 동거남의 네살 된 딸을 살해해 달라고 의뢰한 혐의(살인음모)로 기소된 안모(24·여)씨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애정문제 때문에 직접적인 원한 관계도 없는 어린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구체적으로 실행을 옮겼을 뿐 아니라 살해 대가로 여러 차례에 걸쳐 돈을 보낸 점으로 미뤄 단순히 우발적인 것을 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살해 위험이 현실화되지는 않았으나 이는 청부업자가 실행의사가 없었다는 우연한 사정 때문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실제 살해 행위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농후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인터넷 청부살인 카페를 만들어 안씨 등 2명으로부터 돈만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기소된 이모(32)씨에 대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이씨에게 자신을 대머리라고 놀린 중학교 동창을 살해해 달라고 부탁한 박모(48·회사원)씨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안씨는 동거남이 자신에게 낙태를 요구한 것에 배신감을 느껴 동거남의 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지난해 1월 인터넷 청부살인 카페 운영자인 이씨에게 교통사고를 가장한 청부살인을 의뢰한 후 900만원의 사례비를 보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가장 큰 적은 내 아내' 가정 내 갈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원히 현재진행형인 이슈다. 하지만 이것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때,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하기엔 너무도 끔찍한 상황을 빈발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LG카드에서 지난 1월 10일부터 15일까지 자녀를 둔 서울·수도권 지역의 40대 직장인 가장 221명을 설문조사 한 결과 '가장 큰 갈등 상대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1.7%가 아내라고 밝혔다. 자녀라는 응답이 29.9%로 뒤를 이었으며 부모(11.8%)/처가(4.1%) 순으로 나왔다. 아내에게 가장 섭섭할 때를 묻는 질문엔 '(남편을) 무시하거나 구박할 때'란 응답이 전체의 30.8%로 가장 많았으며 '무관심할 때'(19%)와 '의견을 존중해 주지 않을 때'(16.3%)란 응답도 많이 나왔다. '자녀에게만 신경쓸 때'와 '시댁에 소홀할 때', '애정표현이 부족할 때'를 지적한 응답자도 여럿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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