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크게 악화... '대규모 투자' 글쎄?

국내 최대 정보기술 부품업체 삼성전기가 시련을 겪고 있다. 업황부진과 경쟁심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 판매단가 하락으로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삼성전기는 올해 대규모 투자로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지만, 이른 시일 안에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04년 삼성전기의 4/4분기 매출액이 568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은 636억원으로 전 분기 136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 했다. 경상손실과 당기순손실도 각각 534억원,258억원으로 적자전환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의 실적부진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출하량감소, 판매단가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연말 지급된 380억원 규모의 특별상여금이 실적악화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4/4분기 실적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회성 비용인 특별상여금을 제외하더라도 4/4분기 실적이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상여금과 70억원 규모의 재고관련 손실을 감안해도 영업손실이 188억원에 달해 예상에 못 미쳤다는 것. 전사업부가 부진한 가운데 주력사업인 기판사업부(HDI&BGA)의 부진은 충격적이다. 매출액은 228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1%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무려 97.1%나 감소했다. 판매단가 하락이 결정타로 보인다. 이밖에 이동통신/범용부품(-223억원), 정밀기기(-175억원), 영상기기(-84억원) 등이 모두 적자전환하거나 적자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는 올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확대로 위기를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생산설비 고도화와 연구개발에 주력해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시킬 방침. 이를 위해 기판사업부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발광다이오드(LED) 등에 지난해보다 10.5% 증가한 4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그동안 호황을 누려온 휴대폰, TV, 가전 등 세트산업의 성장률이 둔화돼 출하량 감소는 물론 대만, 중국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판매단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광픽업, DY(편향코일), 아날로그튜너 등 적자제품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는 것도 지적대상. "휴대폰 부품 마진하락으로 실적부진 예상" 전문가들은 "단시일 내에 현재의 사업구조가 변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올해 실적전망은 불투명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한다고 해도 규모가 크지 않아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한 "고부가 제품에 대한 투자확대로 영업이익률이 소폭 개선될 가능성은 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저가 제품의 적자가 확대될 우려가 있어 수익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삼성전기 주가 전망도 실적만큼이나 어둡다. 이른 시일 안에 실적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주가도 상승요인을 찾기 어렵고 현 주가도 저평가 상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1월 21일 국내외 증권사들은 삼성전기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쏟아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기가 올 2/4분기까지 실적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의미있는 주가상승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우리증권은 "삼성전기의 수익성 지표인 수정PER와 EV/EBITDA가 각각 43.9배, 8.8배 수준으로 여전히 고평가 상태"라며 "획기적인 수익성 개선이 있기 전까지는 투자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메릴린치(ML)는 "휴대폰 부품 마진하락으로 실적부진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4만2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하향조정 했다. JP모건증권은 "4/4분기 실적에 실망한데다 예상만큼 빠르게 펀더멘털이 회복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2만7000원을 유지했다. 삼성전기 '희망은 여전히 있다!' 한편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삼성전기는 1월 20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3대 전략기술과 8대 제품군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삼성전기 이무열 상무는 '뉴 비전 달성 원년'으로 선포하고 "이익위주의 견실한 성장 기조를 유지해 매출 3조6000억원을 달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는 기판사업부에 1870억원을 비롯해 MLCC 640억원, 카메라모듈 640억원, LED 200억원, 튜너 150억원 등 시설투자에 전년 대비 10.5% 증가한 4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R&D투자에는 작년 2200억원보다 37% 늘어난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래 핵심기술 개발 및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할 방침. 이 중 시설투자에는 900억원을 투입하는데 400억원은 계속사업비로 나머지 500억원은 중앙연구소에서 개발하는 LED백라이트와 조명용LED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상반기 IT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변수로는 달러화 약세, 국제금리인상, 고유가 체제를 들었다. 시장전망은 "휴대폰의 컨버전스와 고급화가 가속되고 3G폰 수요증가가 성장을 주도할 것이며 전년비 성장율은 7~8% 성장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TV 대중화의 원년으로 LCD성장 예상, 미디어센터PC 출시, DVD레코더의 본격성장이 예상되고 DVD플레이어는 시장성숙기 진입으로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삼성전기는 전했다. 또한 부품시장 전망으로는 "소형화, 모듈화, 저소비전력화, 유비쿼터스와 관련된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반도체용기판의 고성장이 예상되며 고부가 신규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HDI, BGA기판의 성장은 지속되나 공급능력 과잉으로 판가하락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MLCC는 디지털 및 다기능화에 따라 수량은 증가하나 시장규모는 정체되고 있으며 경쟁심화에 따른 지속적인 가격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카메라모듈은 메가픽셀급이 올해 1억3900만대로 확대되고 VGA 1,3M 수요확대에 따른 급격한 판매가격이 30%로 하락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픽업부문은 DVD기록계로 중심이 이동되고 있어 DVD플레이어 시장정체와 픽업 과다공급으로 판매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LED부문은 고부가 및 신규 어플리케이션 시장 성장할 것이며 중대형 백라이트시장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고부가 제품위주의 라인업구축하고 D튜너부문은 디지털 방송 확대 및 본격적인 DMB 상용서비스가 실시되고 있어 핵심 ASIC솔루션확보 및 대형 거래선 확대에 노력할 예정이다. 모바일RF는 SAW는 3G폰 확대에 따라 지속성장이 전망되고 인테나는 CDMA에 채용이 본격화될 것이며 네트워크는 휴대폰내 블루투스 탑재 비용이 22% 증가될 전망이어서 소형화 및 저전력 모델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동모터는 전년비 9% 성장률이 예상되나 업체간 치열한 가격경쟁이 전망돼 코인타입과 바타입 개발에 노력하고 디스플레이용 전원 시장은 올해 약 2조원으로 전망돼 연간 12.5%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카드의 증자 참여계획에 대한 질문에서 이무열 상무는 "금융감독원이 카드사의 대환충당금 확대에 따라 계획은 하고 있으나 답변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HDI수익성이 크게 하락됐는데 예전으로 회복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상무는 "1/4분기 이익율이 두 자리 숫자이상으로 회복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세계 1위 유지는 변함없다? 또한 1월 20일 삼성전기는 HDI와 BGA의 신장세로 회사가 성장하는데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HHP용 기판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반도체 패키지용 기판이 본격공급 개시에 따라 초박판 CSP과 FC반도체 패키지용 기판이 확대될 것이라고 삼성전기는 전했다. 카메라모듈에서는 지난해 세계톱 3위의 메이커에 진입했으며 판매물량 확보에 따라 주요원자재 구매 파워를 보유하게 됐다고 이무열 상무는 밝혔다. MLCC 부문은 업계 최고용량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LCD TV 등에 사용되는 '슬림형 MLCC'를 중점 공략해 나가고, 하반기에는 초고부가 제품인 SLIC(초저저항 콘덴서)를 출시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중국 천진과 필리핀 현지법인의 MLCC 생산능력을 90억개에서 130억개로 44% 증설하기로 했다. 삼성전기는 또 지난해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CSP기판'과 '초고속 반도체용 기판' 등 신규 고부가 제품들을 필두로, 올해 20%~30%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반도체용 기판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한 휴대폰용기판은 다양한 신제품 출시 및 고객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통해 지속적으로 세계 1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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