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 작성 연예인 ‘X-파일’ 인터넷 유포, 인권침해 파문

국내의 대형 광고기획사인 제일기획이 CF모델 계약에 참고하기 위해 연예계 톱스타들을 포함한광고 모델 99명에 대해 자기관리와 소문 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문제이 보고서는 제일기획측이 작년 10월과 11월 ‘동서리서치’에 의뢰해 만들어진 내부문건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광고 모델 DB 구축을 위한 사외전문가 Depth Interview 결과보고서)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어 그 파장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확인 안된 소문까지 문서화 돼... 파문확산 이 보고서로 사생활이 좋지 않은 것으로 언급된 해당 연예인과 소속사 대표 등은 집단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어서 연예계 사상 가장 큰 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점처지고 있다. 해당 연예인 중에는 한류 스타들도 대거 포함돼 있어 이 보고서로 한류스타들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자료작성에는 현직 통신사 기자와 스포츠지, 지상파 TV 연예프로그램 리포터 등 10명이 응답대상자로 참가해 언론계에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문서에는 모델별로 이름과 사진, 현재위치와 비전, 매력·재능, 자기관리, 소문 등 총 7개 항목으로 분류해 각 항목별로 별점 형태의 점수를 매기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자기관리’와 ‘소문’ 부분이다. 이 항목에는 ‘호모일 가능성’ ‘누구 누구와 열애중’ ‘누구와 내연의 관계’ ‘재벌회장과 열애’ ‘그룹섹스 소문’ ‘호스트바를 자주 찾는다’ ‘성격이 못됐다’ ‘변태’ 등 지극히 사적이면서 확인이 안된 풍문까지 문서화돼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조사목적을 “광고모델에 관한 자료 수집을 통해 모델로서의 가치를 파악하고, 모델계약 이후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미연에 관리하여 광고주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 - 동서리서치 직원 유출 확인, 자백서 확보 연예계에 파장을 몰고 온 보고서를 의뢰한 제일기획이 19일 이 자료의 유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제일기획은 광고 모델의 선정 과정에 있어서 체계적 데이터에 의한 선진화·과학적인 광고모델 전략을 광고주에게 제안하기 위해, 모델정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이미지조사 작업을 2004년 착수했던 것으로 전했다. 총 5회에 걸쳐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연예인의 현위치, 호감도, 선호도, 업종 및 광고주 이미지 적합성 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21일 조사전문업체인 동서리서치에 의뢰 국내 유명 연예인들의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동서리서치는 지난해 10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10명의 국내 연예관련 기자와 리포터를 대상으로 전문가 인터뷰를 실시, 연예계 동향, 유망 연예인별 장·단점, 향후 활동계획 및 업계 소문 등을 파악했다. 자료 유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내부 조사에 착수한 제일기획측은 자사에서 유출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결국 인터넷을 통해 유출되었다고 판단, IP추적을 실시하여 동서리서치 직원이 유출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연예담당 기자들 “우리도 몰랐다” 이 보고서가 인터넷에 유포된 것과 관련, 제일기획 인터뷰에 응했던 연예담당 기자들과 리포터 10명이 19일 오후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인터뷰 내용과 신상은 철저하게 비공개에 부친다는 확언을 받았다"며 "제일기획은 하루 빨리 유출경위를 밝히고 이번 사건 피해자인 연예인과 그들의 가족·친지, 설문 응답자들에게 책임있는 해명과 사과의 뜻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인터뷰 경위와 관련 "제일기획으로부터 지난해 10월 자사 광고모델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인터뷰에 응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조사기관 담당자와 1대 1로 만나 10∼11월경 2∼3시간 동안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터뷰 대가로 1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2장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사건) 이전까지 문제의 문서를 전혀 접한 적이 없으며, 어떤 형식으로 작성되는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한 뒤 "당초 인터뷰 내용과 무관하게 확인되지 않은 연예인 사생활 소문이 대량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네티즌 연예인의 추문과 스캔들, 악성 루머 등이 상당수 포함된 ‘연예인 X파일’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각종 포털 사이트가 19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연예인 X파일 인식 조사결과에 드러났다. 21일 현재 연예계 X파일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네이버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 네티즌 2만1천108명 중 79.89%가 신뢰할만한 내용이라고 답했고 단순한 루머일뿐이라고 답한 네티즌은 10.7%인 2천258명에 불과했다. 네티즌들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의견들도 “아닌땐 굴뚝에 연기나랴” “연예인 소문은 늘 사실로 드러난다” 는 등 X파일에 게재된 연예인의 소문과 악성 루머 등을 기정 사실화하는 의견들이 속속 올라와 X파일이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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