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길로 사라진 신화 “다시 불러들여!”

아웃백 신화의 주인공 정인태 전 아웃백 사장이 다시 아웃백의 명부에 이름을 드러냈다. 지난 4월 비상근 경영고문으로 영입된 것. 국내 아웃백의 선구자로 불리던 그는 2006년 돌연 사퇴하면서 아웃백을 떠났었다. 당시 업계에는 미국 본사와의 ‘불화설’이 나돌기도 했다. 실제로 잦은 사장 교체가 이루어지면서 뒷말이 계속 됐던것도 사실이다. 2006년 3월 정 전 사장의 사퇴 이후 2년여 동안 최세철, 박재홍, 캐빈 크리펜, 정희련 사장까지 대표이사만 무려 다섯 차례가 바뀌었다. 이 같은 상황에 정 전 사장이 아웃백으로 돌아오면서 복귀배경과 그 역할에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국내 1위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아웃백 실적악화 우려 속 초대 대표 정인태 사장 영입 이유
2년간 다섯 번 사장 교체 속에서 '미국 본사 개입설' 물씬

국내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대표 업체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이하 아웃백)을 빼놓을 수 없다. 아웃백은 1997년 외식업계에서 첫 선을 보인이후 지난 5월13일 김해에서 국내 100호점을 오픈했다. 아웃백 측은 국내 첫 번째 패밀리레스토랑 100호점이라는 사실에 고무된 분위기다. 하지만 이 100호점은 동시에 업계의 우려도 사고 있다.

아웃백이 공급과잉, 웰빙열풍 등 업계가 빠진 침체기 속에서도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온 까닭이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스테이크 매출에 타격을 입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5월6일 박재홍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미국산 쇠고기 논란 때문에 매출이 떨어져 타격을 받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한치 앞 안 보이는 수장 교체

때문에 업계에서 아웃백의 이 100호점 이상으로 관심을 두는 것은 정인태 전 아웃백 사장의 복귀다. 그는 지난 4월부터 비상근 경영고문으로 아웃백에 적을 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사장은 아웃백 신화에서 빠지지 않는 주인공이다. 그는 미국 본사의 투자를 이끌어내 합작투자 형식으로 1997년 첫 아웃백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2006년 3월14일 사직할 때까지 9년 동안 76개의 매장을 보유, 2001년 이후로는 업계 1위를 놓아본 적도 없다. 미국 본사를 제외하고 한국이 가장 큰 해외시장으로 성장한 것도 바로 정 전 사장의 손에서 일궈진 작품이다.

▲ 아웃백 신화의 주인공 정인태 전 아웃백 사장.
하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그의 신화만큼 그의 사퇴도 순식간에 진행됐다. 당시 정인태 사장의 사퇴는‘후배 양성을 위해 물러났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었으나 사퇴 발표 당일까지 회사 직원들조차 사퇴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인센티브 지급을 놓고 정인태 사장과 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소문이 돌았다. 한국 아웃백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했던 미국 본사가 높은 인센티브로 정인태 사장과 계약했으나 뜻밖의 사업성과로 인해 본사에서 곤란해 했다는 얘기다.

당시 업계의 무성한 소문 중에서 가장 설득력을 얻었던 것은 ‘미국 본사의 직접 경영을 위한 수순’이다. 정인태 전 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20%에 가까운 지분을 미국 본사가 사면서 한국 아웃백과 미국 본사의 파트너십이 깨지고 일종의 종속관계를 성립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실제 정 전 사장의 사퇴 이후 아웃백의 경영은 혼돈적 양상을 띄었다.

지난해 3월 정인태 사장의 사퇴 이후로 1년8개월 동안 최세철, 박재홍, 캐빈 크리펜, 정희련 사장까지 무려 다섯 차례가 바뀐 것이다. 특히 일부는 뛰어난 경영실적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대표에서 물러나, 업계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 전 사장 뒤를 이은 최세철 운영담당 이사는 대표이사에 오른지 2개월만에 다시 원래의 직분으로 돌아갔고, 그 뒤를 박재홍 사장이 이었다. 하지만 불과 7개월만에 그 역시 사임했다. 이후 바로 본사 아시아 지역 총괄 담당인 케빈 크리펜이 정희련 전 사장이 선임되기 전까지 임시로 경영을 맡았다. 이후 취임한 정희련 사장은 아웃백이 외부인사로서 처음 선임한 사례다. 아웃백은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영업총괄 부사장과 해태음표 대표이사를 지낸 정희련 사장을 2006년 10월 대표로 선임했다.

하지만 그 역시 지난해 11월 사퇴했다. 현재 아웃백의 대표를 맡아 다시 올라선 박재홍 사장도 6개월째 버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컴백한 아웃백 신화의 역할

그렇다면 정 전 사장의 친정인 아웃백 복귀는 미국 본사가 매출악화에 따른 화해의 제스처일까. 아웃백 측은 “정 전 사장의 경영능력과 아웃백에 대한 노하우를 높게 샀다”면서도 사퇴 배경 및 취임 사정에 대한 기자의 질의에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정 전 사장이 아웃백 사퇴이후 차린 불고기 전문점 ‘불고기 브라더스’ 관계자는 “아웃백이 매출이 떨어지고 힘들어지니 경영 능력이 검증되고 아웃백에 대한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정 전 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협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아웃백이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2위 경쟁사인 빕스를 근소차로 따돌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웃백의 매장수가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잦은 수장 교체로 석연찮은 소문에 휩싸이는 아웃백의 경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전 사장이 주목받는 것도 바로 이 대목. 그의 친정 복귀가 아웃백의 안정에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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