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총 16조원 투자 '대야망'

1월 13일 포스코는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이구택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설명회(IR)인 'CEO포럼'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난해 경영실적과 향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이날 발표한 중장기 경영계획에서 오는 2009년까지 5년 간 총 1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중 70%는 국내 철강부문에 투자하고 25%는 해외 철강사업에, 5%는 비철강 부문에 배정할 예정이다. "스테인리스 부문 세계 3위권 내 진입한다" 또 오는 2008년까지 생산설비의 신·증설과 합리화 작업등을 통해 포항제철소 1천500만t, 광양제철소 1천900만t 등 국내 조강생산량을 3천400만t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조강생산 3천400만t을 달성하면 미탈스틸과 아르셀로에 이어 세계 3위권으로 올라서게 되며, 국내 열연강판과 슬래브의 공급부족 현상도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특히 스테인리스 부문에서는 오는 2007년까지 국내 220만t, 해외 80만t 등 조강생산 300만t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이 부문에서도 세계 3위권 내에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앞으로 중국에 수출되던 스테인리스 열연강판을 국내에서 소화하기 위해 연 40만t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올 상반기내에 인도 현지 대규모 제철소 건설 계획을 가시화하고 브라질, 중국 등에도 생산기지 구축방안을 추진하는 등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조강생산량이 총 3천20만t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3천만t선을 넘어서면서 지난 74년(100만t) 조강생산을 개시한 이후 30년만에 30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액은 19조7천920억원으로 전년대비 37.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조540억원으로 65.2% 늘어나면서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섰다. 당기순이익도 3조8천260억원으로 전년대비 93.2%나 급증했고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 2003년 21.3%에 이어 작년에는 25.5%로 더욱 높아졌다. 올해의 경우 매출액은 작년보다 16.3% 늘어난 23조100억원을 달성함으로써 매출 200억달러 시대를 열고, 조강생산량은 3% 증가한 3천110만t을 달성하기로 했다. 또 올해는 지난해보다 79.2% 늘어난 4조81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투자확대를 통한 국내경기 활성화에 앞장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올해는 배당금을 주당 8천원(중간배당 1천500원 포함)으로 작년보다 33% 늘려 배당수익률을 4.3%로 책정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향후 해외 원료개발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해외원료 직접 개발 구매비율을 지난해 12%에서 오는 2009년까지 27%로 높여나가고 장기구매계약 비율도 88%로 상향조정할 예정이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유연탄과 철광석 구매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원료 구매비가 작년보다 약 1조원 가량 늘어날 것"이라면서 "올해도 철강제품 가격은 어느 정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른 철강업체의 흡수합병 배제하지 않아" 또한 포스코는 요즘 외국인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방어논리'를 마련하고 설득에 나섰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고배당을 요구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적극적인 사전 대응으로 돌파를 시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CEO포럼에서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배당정책을 구사하겠다"고 천명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만큼 고배당을 실시하라는 주주 요구를 무시할 순 없지만 '잔치식 배당'은 곤란하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이와 관련 오는 19일 미국뉴욕에서 개최하는 IR(기업설명회)에 직접 참석, 배당 전략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이어 20일 보스톤을 방문, 주요 투자자를 만나 설득에 나선다. 포스코는 왜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배당정책을 강조하기 시작했을까.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수익을 많이 냈을 때 최대한 저축해야 한다. 이구택 회장은 "향후 소수 대형 철강사가 지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포스코는 세계 다른 철강업체의 흡수합병(consolidation)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사안별·이슈별 전략적 제휴(strategic alliance)를 통해 협상력 제고 등을 추진해 왔으나 향후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깔고 있다. 흡수합병 등에는 일시에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만큼 미리 실탄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 미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지속 성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적극 진행해야 한다는 의지다. 둘째, "보수적인 배당은 장기적으로 배당 자체를 안정적으로 보장해 주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포스코는 주장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이익이 배로 급증했지만 향후 이익규모 등을 종합 검토해 배당금을 결정해야 한다. 올해 다소 보수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 이사회에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에 대한 외국인 주주들은 대체로 장기투자 성향을 지니고 있고, 따라서 보수적인 배당을 통해 향후 배당 수준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동안 외국인 주주들은 줄곧 포스코에 철강재 가격 적시 인상, 고배당 실시 등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포스코는 원료가격 인상과 철강재 판매 가격 인상 사이에 시차를 두어왔다. 원료가격이 오르면 당연히 철강재 판매가격을 높여야 하지만 자동차 등 주요 고객들의 입장을 고려해 스스로 충격을 일정 정도 흡수하고 있다. 포스코는 늘 '수익극대화와 고객(산업) 보호'라는 두 가지 요구 앞에서 '절묘한 타이밍 선택 그리고 (외국인) 주주 설득'으로 대처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직후 보수적인 배당정책을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 철저하게 시장논리에 따라 배당 극대화, 수익 극대화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은 포스코에 또 다른 유연함과 자신감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배당성향을 순이익의 25%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기본 전략을 갖고 있지만 이번에는 다소 낮췄다. 25% 유지 시 주당 1만원의 배당을 실시해야 하나 2004년 주당 배당금을 8000원으로 2000원 가량 줄였다.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학습기회 제공" 한편 1월 14일 포스코는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학습기회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직무역량을 획기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평생학습제를 도입해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평생학습제란 근무일 중 부서별 인력여건, 직원 니즈 등을 고려해 연간 5~10일의 평생학습일을 지정, 자기계발이나 직무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학습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 회사는 평생학습 지원조직 구성, 학습지도 및 강사역량 배양 프로그램을 운영해 강사양성, 현장 강의시설 완비, 평생학습 포털 사이트 개발 등 평생학습 지원 인프라를 구축해 준다. 구체적인 학습 프로그램으로는 비즈니스 매너, 취미강좌, 독서토론, 전시회, 문화체험 등 '교양문화 학습영역', 6시그마·변화관리나 윤리의식 함양과 같은 '기업가치공유 학습영역', 전문자격 취득이나 문제해결 워크샵 등 '직무역량 학습영역' 등 총 세가지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포항, 광양, 서울을 연결해 화상회의로 실시된 평생학습기업 선언식에서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인적자원의 능력을 신장하고 끊임없이 혁신하는 기업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평생학습제를 도입키로 했다"면서 "일과 학습, 생활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국제경쟁력을 갖춘 철강 전문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세계 철강업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고 나아가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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