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삼양식품 주식 대량 매입 화제

현대산업개발이 화의상태인 라면업체 삼양식품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 옛 대주주 일가가 채권단으로부터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삼양라면 대주주 지원은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77) 일가와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 회장(86) 일가 간 오랜 친분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 '좀 도와주시게' 자금지원 요청 1월 13일 현대산업개발은 삼양식품 전 회장의 맏며느리인 김정수 부사장으로부터 삼양식품 주식 1백36만1천여주를 91억원에 매수, 21.75%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김 부사장으로부터 31만3천여주를 1년 내에 추가매입 하는 권리가 포함된 계약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삼양식품 지분을 사실상 26.76%(1백67만여주) 확보, 채권단(29.13%)에 이어 2대 주주로 떠오르게 됐다. 창업주 일가 지분은 18.03%로 줄어들게 된다. 이에 앞서 삼양식품 김 부사장등 대주주 일가는 지난 11일 신한은행 등 채권단이 갖고 있던 주식 4백44만주(70.9%)중 2백5만주(32.8%)를 매입, 지분율을 44.8%로 늘리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았다. 삼양식품은 옛 대주주의 안정지분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으로 곧 법원에 화의종결을 신청할 계획. 이번 주식거래는 상장폐지 기한을 앞두고 채권단과 삼양식품 전 회장 측이 화의종결방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한 전 회장 측이 현대산업개발 정 명예회장 측에 우호지분 참여를 통한 자금지원을 요청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家와 삼양家의 두터운 친분 삼양식품 전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정 명예회장은 물론 정 명예회장의 형인 고 정주영 현대회장도 깊은 교분을 맺어왔다. 전 회장은 강화도 김화, 고 정 회장 일가는 강원도 통천 출신. 고 정 회장과 전 회장, 정 명예회장은 모두 강원도민 회장을 지냈다. 특히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43)과 전 회장인 장남인 전인장 삼양식품 부회장(42)은 경복초등학교 선후배로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전해졌다. 현재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날 정도로 가깝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 지분은 우호지분으로 경영권 안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1/4분기 내로 화의를 졸업한 뒤 채권단 지분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창업주 일가들간의 친분보다는 삼양식품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 등을 고려해 지분 투자를 했다"며 "경영참여 계획은 없으나 필요시 임원 한 명 파견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우리나라에서 라면을 처음 생산하는 등 한때 승승장구했으나 이른바 '우지 파동'으로 경영난을 겪은 바 있으며 전중윤 회장도 경영권을 내놓은 바 있다.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 한편 이날 삼양식품은 화의 종결 기대감으로 전거래일에 이어 또 다시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채권단, 삼양식품, 현대산업개발간의 거래가 장외 매도 형태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 거래가 직접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라며 "화의 종결 작업 가시화에 따른 반응"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 형태는 이례적인 것으로 또 다른 배경이나 계약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문을 표했다. 즉 "현대산업개발이 삼양식품의 백기사로 나섰다면 채권단으로부터 바로 지분을 넘겨받아도 될 텐데, 일단 삼양식품이 채권단에서 지분을 받고 그것을 현대산업개발이 되받는 형태를 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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