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 이거 안 먹히네”

신격호 회장의 심기가 불편할 듯하다. 신 회장의 숙원이던 잠실 제2롯데월드의 건립이 또다시 ‘퇴짜’ 맞은 것이다.

지난 4월9일 서울시에 따르면 건축위원회의 반대로 제2롯데월드 건립계획은 이번에도 무산됐다.
더군다나 금번 무산은 편법을 썼다가 들켰다는 빈축도 사고 있다. 롯데는 건축위원회에 지상 40층 높이의 수정 설계안을 제시했으나, 엘리베이터, 방재시스템 등 건물 구조를 사실상 112층 규모로 설계해, 사실상 112층을 염두해 ‘잔머리’를 굴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서울시 관계자도 이에 대해 “일단 40층으로 승인 받아 착공한 뒤 나중에 112층 규모로 설계변경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제2롯데월드에 집착하는 것일까.

이미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에 대해 번번이 정부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지난 2월 행정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롯데그룹 안팎에 따르면 신 회장의 포부는 “국내 관광사업에 도움이 되는 랜드마크 건물을 서울에 하나 짓고 싶은 것”이라고 한다. 실제 신 회장의 관심도 남다르다. 그는 홀수 달마다 국내에서 계열사의 업무 보고를 받을 때 제2롯데월드에 반나절을 할애한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설계 도면만 봐도 흐뭇해 한다”고 전할 정도다.

때문에 이번 편법 논란도 신 회장이 어떻게든 제2롯데월드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 생긴 해프닝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행정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저층부 공사라도 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지적된 부분을 수정해 다시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신 회장의 야망이 집결된 제2롯데월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