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前景)의 격렬함에도 돋는 해의 리듬은 흔들리지 않았다. 물마루의 거친 결도, 청년의 산맥처럼 도도히 고개 쳐든 바다의 육중한 저항도, 저 원만(圓滿)의 정동(靜動) 앞에서는 가볍고 사소하다. 해는 그 극단의 밝음으로 어둠과 대립하지 않는다. 어둠의 살을 뚫고 찢어 치솟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밝음으로 다만 어둠에 제 살을 섞는다. 그 은근함이 어둠을 밝히고 불화하지 않는 힘이다. 2005년 첫 해는 그렇게, 이 땅의 모든 헐벗은 이들에게 내리는 축복처럼 떠올랐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사신문·시사포커스 임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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