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폐지안 상정 둘러싸고 여야 격돌

열린우리당은 29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황에서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시도했다. 열린우리당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50분쯤 법사위원장 자리에서 “위원장이 사회를 거부하고 있어 국회법에 따라 직무대행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며 개의를 선언한 뒤, 회의봉을 세번 두드려 국가보안법 폐지안과 형법 보완안 상정을 선언했다. 이때 회의장에는 열린우리당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만이 출석해 있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최재천 의원의 상정 선언과 동시에 회의장에 입장한 최연희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와 “위원장도 없이 어떻게 회의가 시작되느냐. 여야 합의없는 일방적인 의사일정 진행은 무효”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최 위원장은 “내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서 국보법 등 현안들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법안이 상정됐으니 제안설명과 함께 대체토론을 거쳐 표결 처리하자”는 주장을 반복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법안 상정은 무슨 상정이냐”고 맞섰다. 그러나 우리당 의원들은 "1시45분까지 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을 경우 사회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수차례 통보했다"며 국보법 폐지안 제안설명과 전문위원의 검토보고를 청취하자고 요구했다. 그러자 민노당 노회찬 의원이 연단으로 나가 국보법 폐지안 제안설명을 하려고 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달려나가 마이크를 빼앗으며 제지했다. 이때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뛰쳐나가 한나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여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우리당 선병렬 의원과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국보법 폐지안을 제안설명을 했고,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노회찬 의원의 제안설명을 제지하기 위해 단상을 넘어뜨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양당 의원들은 “개판이야” “너 누구야”“잘났다, 정말”등 야유와 막말을 주고받았고,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 한나라당 김용갑, 김영선 의원 등도 회의장에서 저마다 한마디씩 상대 당 의원들을 비난했다 1시간여 계속된 여야 의원들의 대치는 법사위 상황을 보고 받은 김원기 의장이 우리당 천장배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여당 의원들에게 본회의에 입장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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