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점거…막말·고성 2시간

4인 대표회담 결렬의 후폭풍으로 여야간 실력대결이 빚어지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보름여간의 법사위 점거에 이어 다시 운영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나섰다. 국회 운영위는 이날 오전 11시40분쯤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해 연기금의 주식투자와 사회간접자본 투자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기금관리기본법과 민간투자법 개정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가졌다. 전날 회담 결렬 후 “국회법의 정상적 절차를 따르도록 하겠다”는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의 다짐이 행동으로 나타난 셈이다. ◆ "날치기당" vs "폭력 저지당" 국회 운영위원장인 천정배 원내대표는 회의를 개회하며 “4인 대표 회담 협상 시한이 어제로 종료됐고, 이미 상임위 차원에서도 몇 달 동안 야당의 대안을 포함해 충분하게 논의했다”며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는 만큼 국회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나라당의 불참속에 토론이 진행되던 중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와 회의진행을 막고 나섰다.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를 필두로 이병석 유기준, 최경환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 주변에 둘러서서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없는 의사진행은 날치기”라며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위원장의 의사봉을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잔머리 굴려 얘기하지 마라”, “미꾸라지처럼 말장난하지 마라”, “날치기당”등의 막말과 함께 몸싸움까지 벌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 진행을 계속 저지하자 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교육을 못 받아서 그렇다”며 쏘아붙였고, 이에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의원의 인격을 모독하는 말은 조심해 달라”고 발끈했다. 회의장이 난장판으로 변하고, 2시간여간 대치가 계속된 끝에 천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천 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적법하게 열린 회의”라며 “원만한 회의 진행을 방해할 경우 국회의장에게 보고해 회의 진행을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경고했다. 천 위원장은 이어 김원기 국회의장을 만나 “질서 유지를 위해 경호권이라도 발동해달라”고 요청했다. ◆ 비상 걸린 의원들 4인회담의 결렬을 공식화한 열린우리당은 쟁점 법안에 대한 강행 처리 방침을 천명했다. 열린우리당은 의원 전원을 31일까지 비상대기토록 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모든 의안을 합법적으로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영 의장 등 여당 지도부는 김원기 국회의장과의 만찬에서 직권상정 등 국회법 절차에 따른 의사진행을 공식 요청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운영위 등 4개 상임위에 단독 처리 저지조를 편성, 배치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할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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