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국보법 여야가 대화로 해결하라"

국가보안법 등 4대법안 처리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여야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여야 4인 대표회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보안법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 어렵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4대법안 처리방식을 놓고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여야 4인 대표 회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긴급구수회의를 열고 대통령 발언 이후 당내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자 당의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파문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나섰다. 이날 오전 국보법 연내 폐지 농성단 에서 우원식 의원은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일축한 뒤 "우리는 당론대로 하겠다"며 "당론은 노 대통령의 권한 밖의 일"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어 우 의원은 "쟁점법안을 처리한 후에야 경제올인도 가능하다"며 "국보법을 연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무능한 정당으로 비난받을 것"이라고 '국보법 연내 처리'를 거듭 주장했다. 임종인 의원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의례적인 인사말에 불과하다"며 "연말에 사람들 불러다가 잘했다고 하지 잘못했다고 하겠나"라고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의미부여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날 낮 12시로 예정됐던 여야 4인대표 회담도 열린우리당의 요청으로 오후 2시로 연기됐다. 열린우리당은 4인대표 회담에 앞서 상임중앙위원회 연석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대통령 발언의 진의가 잘못 와전됐으며, 4대법안을 올해 안에 처리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朴대표 "대통령의 적절한 발언 환영" 여당 지도부의 이같은 난감함과는 대조적으로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하고 나섰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24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만찬에서 ‘국보법 문제를 여야가 천천히 대화로 해결하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대통령의 적절한 발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일정한 시점을 정해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대통령의 발언처럼 (국보법을) 유연하게 처리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표는 내년도 국정 목표를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경제와 민생을 우선시하겠다는 대통령의 목표가 잘 수행될 수 있도록 한나라당도 잘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고 남북이 함께 발전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안보에 대한 불안 없이, 국민의 공감대를 전제로 남북 교류가 원활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통령의 언급을 두고 여야가 서로 다른 해석과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날 오후부터 국가보안법 등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는 여야 4인대표회담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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