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진, `黨=검은 것들의 모임'당

여야가 극단의 대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목욕탕을 방문해 `한탕속'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만난 일화를 소개한 아나운서 출신인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의 블로그(blog.naver.com/kjl533.do)가 뒤늦게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해바라기가 피는 마을'이란 이름의 블로그에 자신이 직접 그리고 찍은 그림과 사진을 멘델스존이나 슈베르트, 브람스 등의 고전음악을 곁들여 여타 정치인들의 블로그와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3일 '국회 목욕탕-스치는 단상들'이란 글은 4대개혁입법 처리를 둘러싼 현재 여야 대치 상황에서 매우 의미있는 텍스트로 읽힌다. 이 의원은 이 글에서 "여야 의원들이 탕속에 들어가 있으면 `한통속'이 아니라 `한탕속'"이라며 "옷 입고 당의 '깃발'아래 섰을 때만 여당, 야당이 있을 뿐"이라고 적었다. 특히 그는 `당(黨)'을 한자의 모양과 의미 등을 토대로 `검은 것들의 모임'이라고 풀이한 뒤 "지금 누가 누구에게 검은 가마귀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고 비웃을 수 있단 말인가"라며 정쟁의 책임이 여야 모두에게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지난 17일 북한의 `개성공단 냄비' 생산 현장을 다녀온 이 의원은 블로그에 그림과 함께 `화장하는 여인에게'라는 글을 올려 "한 북한 여성 근로자가 공작기계에 거울을 붙이고 작업하는 것을 보고 북한 `여성동무'에게서도 `여심'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블로그에서 자신을 '해바라기 피는 마을의 촌장'으로 부르고 있다. 그의 블로그에서는 이 의원이 직접 그린 그림뿐만 아니라 김준태·김지하 ·윤동주·정채봉·천상병 시인 등의 시도 감상할 수 있다. 또 차이코프스키와 하이든 등의 고전음악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민요인 '대니보이' 등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73년 군 복무중 KBS 아나운서에 합격해 올 4월 국회에 입성하기 전까지 30여년간 인기 아나운서로 활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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