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대표의 '연말 구상' 은?

사실상 '대선 빚 변제' 이후 '내각 지분' 주면 '연립 정권' 가능성 일각 "물밑서 '한 대표 국민통합형 총리' 전제 내년초 합당론 부상" 민주당이 지난 주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일들을 연달아 3건 터트렸다. 우선 민주당은 당사를 마포로 옮겨 '새 둥지'를 틀며 재기의 힘찬 뱃고동을 울렸다. 다음은 당사 이전 후 사흘만에 청와대 인근에서 '노 대통령 대선 빚 변제 2차 촉구대회'를 열었다. 그리고 다음날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이낙연 의원이 전격 기자 회견을 갖고 '내각 개편'과 관련 사실상 민주당의 내각 참여를 요구했다. 그렇다면 이런 일련의 민주당 행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리고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한화갑 대표의 진짜 의중은 무엇일까. ◆ '과반수 턱걸이'로 다급해진 여권 열린우리당이 지난 총선에서 151석으로 과반수를 넘어 국회에서 의결 정족수를 넘는 의석을 차지했지만, 지난번 이상락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현재는 겨우 '과반수 턱걸이'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더욱이 여권의 일부 의원들이 최근 법원 판결에서 줄줄이 의원직을 잃을 정도로 높은 형량을 받고 있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권이 올 정기국회에서 의욕적으로 목표했던 '4대 개혁 입법'이 한나라당의 반대에 부딪쳐 국회 처리가 계속 미뤄지고 있지만, 정작 밀어붙이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흔히 말하는 '안정 과반수'(160석 정도)를 여권이 확보했다면, 상황이 많이 달랐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만일 여권이 '안정 과반수'를 확보했다면, 지금의 정기국회는 완전히 여권이 작심한대로 개혁 입법 처리를 강행했을 가능성이 많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여권은 현재의 '과반수 턱걸이' 구도를 '안정 과반수' 구도로 바꿀 묘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가에선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우선 여권이 선택할 수 있는 묘책이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장은 원내 10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노당과 손잡고 개혁 입법 통과를 시도하는 것. 하지만 이 경우 여권으로서는 큰 부담이 따른다. 그렇지 않아도 한나라당의 이념 공세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여권으로서는 민노당과 연대를 통한 국보법 등의 통과는 한나라당에 더욱 파상적인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많아지는 셈이다. 또한 민노당과의 연대는 아직까지 현 정권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는 안정희구 세력의 이탈을 더욱 부채질 할 공산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결코 여권으로서는 민노당과의 연대가 장기적으로는 큰 득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권의 결론은 '민주당과 연대' 그래서 여권으로서는 두 번째로 '민주당과의 연대'만이 최상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우선 민주당과는 오랜 정치적 동지였다는 점이다. 아니 적어도 불과 1년반 전만 해도 한솥밥을 먹던 식구였다는 것이다. 비록 정치적 지형의 변화로 분당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다시 통합할 수 있는 공감대는 언제든 형성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여권이 지난 총선 이후 급격히 나빠진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민주당과의 연대만이 이를 완결 지을 수 있다는 속내이다. 더욱이 여권으로서는 내년 4월 재보선에서의 승리를 위해선 수도권에서의 후보단일화가 선결 조건으로, 이는 민주당과의 연대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그래서 인지 요즈음 여권은 이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이미 들어간 상황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예우 표시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대북 특검'으로 줄줄이 구속수감 되었던 지난 정권 인사들의 석방이나 이들의 '사면복권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국면을 읽고 있는 민주당은 대체 어떤 계산을 하고 있을까. 이 부분 정치권 주변에선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민주당과의 연대 정국'을 예상하고 있다. 첫째는 민주당이 그토록 요구했던 지난 대선 빚을 빠른 시일내에 갚아 줘야만 일차적인 협상의 걸림돌이 제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연초 개각 때 민주당이 추천한 일부 인사들을 입각시켜야 '호남 소외' 등의 감정을 풀고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이미 기자 회견을 통해 '국민통합형 진용'이라는 명분으로 사실상 여권에 애드벌룬을 띄운 상황이다. 마지막으로는 민주당이 내년 2월초 전당대회를 전후 한화갑 대표까지 합류하는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 대표 위상에 걸맞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면 한 대표는 결국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민주당의 고위 관계자는 "현 정권 임기가 중반에 들어서는 내년쯤 '국민통합형 총리' 바로 그 자리가 적격"이라는 말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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