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의 여중ㆍ고생 1년간 집단 성폭행 지역문제만 아닌 듯

밀양 여중·고생 5명을 1년 동안 집단 성폭행하고 금품까지 갈취해온 고교생 41명이 무더기로 사법처리된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이들 중 20여명에 대해서는 다른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도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한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고교생의 수능시험 부정행위가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시점과 겹치면서 더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피해 여중생과 부모들은 일부 가해 학생측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다며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있다. 청소년 비행이 이 지경까지 이른 배경에는 수많은 어른이 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말할 것 없고 가해자까지 파멸 상태로 몰아넣은 것에 대해 어른들은 너나없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 일차적 원인으로는 전통적 가치관이 급속히 붕괴된 것을 꼽을 수 있다. 나아가 입시 위주 교육, 확산되는 황금만능 풍조, 향락을 쫓는 세태, 즐비한 유흥 숙박업소, 음란·폭력물로 넘치는 대중매체와 인터넷 사이트 등이 이 땅의 전국의 청소년을 탈선으로 내모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청소년의 무지한 집단 성폭행 자매 등 여중.고생 5명을 집단 성폭행해온 경남 밀양의 학교폭력 조직원 4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7일 최모(14.울산 모 여중 3년)양 자매 등 여중생 4명과 여고생 1명을 집단 성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간 등)로 경남 밀양시 소재 학교 폭력조직 '밀양연합'소속 고교생 박모(18).김모(19)군 등 1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18)군 등 2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는 밀양의 치안과 학교측의 학생관리가 얼마나 엉성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최소 4명에서 최대 10명씩 여중생 자매를 1년간 성기구 등을 사용해 집단 성폭행했고 피해 여중생은 그 충격에 수면제를 복용, 자살을 기도했는가 하면 지금까지 산부인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모(18)군 등 밀양지역 3개고교 41명의 패거리 폭력배들과 최모(13)양 등 여중생 자매의 악연은 최양에게 폭력배 중 한명인 김모(18)군의 잘못된 휴대전화가 걸려오면서 시작된다. 김군은 전화번호가 잘못된 전화를 받은 최양을 유혹해 한번 만나자고 했고 호기심이 발동한 최양이 올 1월 밀양으로 가면서 최양 자매는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들게 된다. 폭력배 김군은 두목격인 박군에게 최양 등을 소개했고 이들은 처음 본 최양을 마구 때린 뒤 집단 성폭행을 하게 된다. 박군 등은 이어 최양이 `불러서 오지 않으면' 인터넷에 성폭행 사실을 공개하고, 학교에 소문을 내고, 부모에게 전화를 하겠다며 협박을 해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밀양시내 여인숙과 모텔, 학교 운동부 버스안, 놀이터 등지에서 최양 자매를 집단 성폭행하고 수시로 금품도 빼앗았다. 성폭행을 당한 최양은 "죽고 싶다"며 수면제 20알을 먹고 쓰러져 이틀만에 깨어나기도 했으며 수차례에 걸친 집단 성폭행 후유증으로 몸에 이상이 생겨 지금까지 산부인과 치료를 받는 등 악몽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밀양의 한 시민은 "이번 사건으로 인구 15만의 중소도시 밀양시가 충격에 휩싸여 있다"며 "그동안 학교폭력 을 뿌리뽑겠다는 사법기관이 뭘 하고 있었고 학교측은 학생 관리를 어떻게 해 이런 일이 생겼는가"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붙잡힌 학생들이 전혀 범죄 의식없이 성인 포르노 사이트의 흉내를 냈다는 말에 크게 놀랐다"며 "성인 범죄와 성인 포르노 사이트에 완전 노출된 극에 달한 청소년 성범죄의 한 전형"이라고 말했다. 이 경찰관은 "이들이 지금까지 유인한 여중생 5명을 무조건 집단 성폭행하는 등 의식을 잃은 행동을 해왔다"며 "또 두목과 고문을 두고 나름의 행동 강령을 갖는 등 폭력 조직화한 것으로 판단돼 범죄단체 혐의 등에 대해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초등학생 피해자까지 같은 날 서울에서는 대낮에 불과 4시간 동안 절도 폭행 강간 날치기 등 4가지 범행을 잇따라 해치운 간 큰 10대 3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서울시립 아동상담소에서 만나 알게 된 결손가정 아이들이었다. 중학교 중퇴생 K(15),J(13),C군(15)은 7일 오후 2시쯤 서울 상봉동에서 K씨(20)가 세워둔 50cc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나는 첫번째 범행을 저질렀다. 30분 뒤 인근 주택가에서 귀가하던 A군(12·초등 6년)을 골목으로 끌고가 돈을 빼앗으려다 A군 수중에 돈이 없자 얼굴을 마구 때려 코뼈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혔다. 서울 면목동으로 이동한 이들은 오후 5시40분 주택가 골목에서 놀던 초등학생 K양(12)을 주변 건물 화장실로 끌고가 성폭행했다. 이들은 그뒤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10만원이 들어 있던 행인 한모(50·여)씨 손가방을 날치기했다. 4가지 범행을 모두 마친 시각은 오후 6시였다. 이어 이들은 길가에서 하루를 정리라도 하듯 “오늘 크게 한탕했다”며 큰소리로 떠들다 PC방에 들어갔다. 부근을 지나다 “한탕”이란 말을 들은 면목지구대 전윤경 순경은 지구대로 지원을 요청,PC방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K,C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형사미성년자인 J군은 가정법원으로 송치했다. 세사람은 모두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K군은 이혼한 노점상 어머니와 살다 2주전 아동상담소에 맡겨졌고,C군은 아버지가 사망한 뒤 어머니마저 가출해 2001년부터 보호시설에서 지냈다. J군 역시 이혼한 부모가 모두 집을 떠나 보호시설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문제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대로 청소년들의 성장에 가정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예다.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 상담소가 8일 개최한 ‘한부모가족 정책 심포지엄’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박영미 부산여성회장은 정부의 결손가정 청소년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자녀가 있거나 없거나, 장애인이거나 아니거나 일괄적으로 1인당 최저생계비를 규정하고 있다”며 “자녀 양육비, 교육급여, 의료급여 등을 확대해 부모가 한명 뿐이라도 아이들을 끝까지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성폭행 전국 비상 이처럼 전국적으로 발생되는 청소년 성폭력 관련 상담 및 사건이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청소년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음란물을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접할 수 있어 이를 모방한 범죄가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 9월 제주경찰서는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로 놀러 가는 초등학생을 화장실로 유인해 몹쓸 짓을 한 고교생 J군(18)에 대해 강간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고교생은 북제주군 소재 모 빌라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초등학생 2명 중 1명을 공터 화장실로 유인,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하교길 초등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던 중학생 A군(14)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A군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초등학생을 빌라 지하주차장으로 유인해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았는데 경찰 조사에서 A군은 학교와 집 등지에서 인터넷을 통한 음란 동영상을 접하고, 이를 흉내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 채팅사이트 등을 통해 이뤄지는 청소년의 성매매 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청소년 성매매는 성인남성과 여자 청소년 모두 별다른 죄의식 없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가출 청소년들은 성매매를 통해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단지 용돈이 궁하다는 이유로 공공연히 성매매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청소년 상담관계자들은 체계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성의식과 피해자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물 접속 차단 프로그램 등의 설치하고 자녀들의 인터넷 사용실태를 파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무엇보다 순간적인 성적충동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