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소망교회 인맥 대해부

▲ 대한민국 상류층이 많이 찾는 교회인 ‘소망교회’가 새 정부 인맥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장부터 첫 내각 장관에 이르기까지 소망교회 출신 인사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망교회’ 세 번째 기독교인 대통령 배출 교회 돼
인수위원장, 첫 내각 장관 등 교회 인맥으로 이어져
압구정 현대아파트 살면서 소망교회 다녀야 상류층?
대한민국 각 계 인사 몰려있어 인맥 계속 주목될 듯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하나의 축으로 ‘소망교회’가 뜨고 있다. 소망교회 신자인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소망교회 인맥들이 이명박 정부 첫 내각에 속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이명박 정부를 지칭하는 ‘S(소망교회)·K(고려대)·Y(영남)’, ‘고(려대)·소(망교회)·영(남) S(서울시)라인’ 등에서도 소망교회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YS정부때는 충현교회가, DJ정부때는 경동교회가 시선을 모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정권교체로 인한 종교계의 ‘힘의 축’이 소망교회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소망교회는 기업인, 관료, 학자 등 사회지도층이 많이 다니는 곳이어서 정부 요직에 오를 수 있는 이들이 많다는 점도 ‘소망교회 인사’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을 부추긴다. 소망교회는 어떤 곳이고 그곳에 다니는 이들은 누구인지 따라가 봤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소재한 소망교회, 이곳이 들썩이고 있다.

‘소망’으로 이어진 사람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배출한 감리교의 정동제일교회,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배출한 장로교 충현교회에 이어 세 번째 기독교인 대통령을 배출한 교회가 된 것. 이와 함께 교회를 중심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두터운 인연을 가진 이들의 면면이 세간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승만 초대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세 번째 개신교 장로 출신 대통령이 됐다. 그가 장로직을 맡고 있는 곳은 소망교회. 그와 그의 가족들은 모두 소망교회 신자로 부인 김윤옥 여사는 권사로 있으며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장로를 지냈을 정도로 독실한 신앙생활을 해왔다.

이 대통령은 종교에 대해 강한 열의를 보였다. 그는 매주 교회에 나갈 뿐 아니라 1995년 장로가 된 이후 이 교회에서 2년 가까이 일요예배 주차봉사활동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다. 서울시장으로 있던 2004년 7월 한 종교 행사에서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말해 특정 종교에 편향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을 정도다.

그러나 그는 한나라당 대선후보이던 지난해 10월3일 소망교회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특강을 하는 등 변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도 “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CEO”라며 “21세기형에 가장 모범적인 CEO는 예수 그리스도라고 생각한다.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가 행했던 것처럼 국민들을 낮은 자세로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두레교회 담임이자 뉴라이트전국연합 대표인 김진홍 목사, 서울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등 종교계와 인연을 이어온 이 대통령. 그러한 인연중에서도 ‘소망교회’는 특별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이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소망교회에서 연을 맺은 이들이기 때문이다.

소망교회는 이 대통령에서 신앙을 위한 곳이자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곳으로 활용됐다. 그 대표적인 예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장을 맡은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과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에 내정된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 정몽준·이종구·권철현 의원 등이다.

이경숙 총장은 소망교회 권사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 모두 새벽 기도를 거르지 않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교회 일 등으로 잦은 만남을 가졌다는 것. 이들은 정치 현안 외에도 사회·경제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연은 이경숙 총장이 인수위원장으로 거론되며 과거 신군부 입법위원 경력이 문제가 됐을 때 “그만한 흠이 없는 이가 있겠냐”며 인선을 강행하는데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1981년 이 교회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지금까지 20년 이상 ‘교우’로 지내고 있다. 1998년 이 대통령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었을 때 교회예배를 마친 뒤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그는 교회 내 모임인 ‘소망 금융인 선교회(소금회)’에서 함께 활동하며 이 대통령과 교류해왔다. 2001년 한나라당 국가혁신위원을 시작으로 안국포럼에서 정책자문단을 이끌며 이 당선자를 보좌했다.

4대 재정경제원 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에 취임했다. 이후 한나라당 선대위 정책조정실장과 일류국가비전위원회 부위원장, 인수위원회 경제 1분과 간사 등 이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활동하며 경제책사를 맡아왔다.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 대부분은 그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 대통령의 3대 정책 슬로건 중 하나인 ‘747’(연간 7% 성장, 10년 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달성)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대선 막판 이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하며 전격 지원에 나선 정몽준 의원 역시 소망교회 신자다. 그는 이 대통령과 소망교회 30주년 기념행사 연사로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당 내 인사 중에는 이상득 부의장, 정 의원 외 이종구 의원이 이 교회에 다니고 있다.

이 외에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이던 시절 그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면담을 추진했던 강영우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위원도 이곳에서 연을 맺었다.

강 위원은 “이 대통령과는 1998년부터 교회를 통해서 알게 됐고, 2002년 교계활동을 통해서 만나고, 여러 번 만나서 친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면담을 함께 추진했던 리처드 손버그 전 법무장관에 대해서도 “1998년 손버그 장관과 소망교회 예배를 보러 가 이 대통령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추진도 교회인맥이 주효했다는 것.

사회 각계에 뻗은 ‘소망’

소망교회의 인맥을 제대로 소개하자면 앞서 말한 이들은 적다고 할 수 있다. 1977년 곽선희 목사(현 원로목사)가 창립해 현재 신도 수가 7만여 명에 이르는 소망교회는 사랑의교회, 온누리교회, 명성교회, 순복음교회와 함께 대표적 ‘대형교회’로 꼽힌다.

현재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 출신인 김지철 목사가 담임목사를 맡고 있으며 정치권 인물로는 김일주 전 의원, 서상목 전 보건복지 장관, 윤영관 전 외교통상 장관,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있다.

재계 인물로는 곽후섭 전 상호신용금고연합회장, 김광석 참존화장품 회장, 김신배 SK 텔레콤 사장, 김재실 전 산은캐피탈 대표, 나석환 전 한보철강 사장, 류시열 전 은행연합회장,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 신복영 전 서울은행장, 양한호 현대통신 사장, 이병화 금감원 조사연구실장, 이우철 금융감독원 부위원장, 장명선 전 외환은행장, 장병구 수협은행 대표, 홍인기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장로) 등이 있다.

학계 인물로는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 류태영 전 건국대 부총장, 이숙자(이경숙 총장의 동생) 전 성신여대 총장, 이효계 숭실대 총장(원로장로), 정문술 벤처농업대 학장, 최영상 고려대 교수(이경숙 총장 남편), 최운열 서강대 부총장이 있으며 기타 사회 저명인사로 최규완 삼성의료원장이 신자로 있다.

소망교회는 이처럼 전·현직 장관 60여 명, 예비역·현역 장성 30여 명, 대학총장 10여 명 등 막강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16대 총선에서는 이명박 이상득 장로와 서상목 정몽준 집사, 전석홍씨 등 5명, 17대 총선에서는 정몽준(국민통합21) 이상득 박세환(이상 한나라당) 김원기 홍창선 정덕구(이상 열린우리당) 김효석(민주당) 의원 등 7명의 국회의원을 배출, 커져가는 교회의 영향력을 반증했다.

사회 유력인사들은 교회 내에 형성된 건설·금융·실업·의료·교수 선교회 등 다양한 모임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대외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 대통령도 이 같은 선교회에 참여, 인맥을 두텁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한 관계자는 “장·차관과 국회의원, 기업인, 외교관, 법조인 등 저명한 인사들이 하도 많아서 신자들 간에는 별 의미가 없을 정도”라며 “강남에 사는 유명 연예인들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종교·정치 권력 ‘위험 신호’?

▲ 이명박 대통령의 독실한 신앙생활은 그의 인맥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이 대통령과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 때문에 정치권은 이 대통령의 인사가 ‘종교 코드’에 맞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살면서 소망교회를 다녀야 한국 상류층’, ‘신자의 98%가 대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사회 저명인사들이 모여 있다 보니 소망교회의 우려의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늘고 있다.

교회측은 “정치는 정치고 종교는 종교일 뿐”이라며 애써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제17대 대통령당선(이명박 장로)’이라는 제목으로 감사예배를 드리고 이 대통령의 취임에 앞서 주일 주보에 ‘나라와 대통령을 위한 기도’를 게재하고 이 기도문을 예배 시간에 전 교인과 함께 낭독하는 등 이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은근히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지철 담임목사는 “교회와 성도가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 후보로 나온 그때부터 기도를 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김영삼 정부 시절 한 인사가 자신이 다니던 교회에서 YS가 다니던 충현교회로 자리를 옮겨 이후 장관으로 발탁됐던 사례를 들어 이 대통령의 눈에 들기 위해 소망교회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 대통령의 ‘교회 인사’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이 대통령이 소망교회를 통해 개인적으로 쌓은 인맥이 다수 기용되어 정권의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통령과 사적으로 가까운 특정집단을 우대한다면 이는 정실인사,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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