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 격전지 순례 6 서울 성동갑·서울 송파병·경남 창원을

▲ 대선을 휩쓴 한나라당의 기세는 4·9총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합민주당·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지역구가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 성동갑 ‘여의도 입’들의 대결…대선주자 대변인 맞대결 나서
‘어디로 갈까’ 나경원 의원 한나라당 불모지 서울 송파병 점 찍어
‘친이’ 나경원·이계경·이원창 “누구도 물러 설 수 없다” 불꽃 경쟁
권영길 경남 창원을 재선?…흔들리는 민노당 위태로운 4·9 총선


여의도가 4월 총선을 앞두고 뜨거워지고 있다. 벌써부터 총선의 주요 요지들과 이에 도전하는 이들의 면면이 부각되고 있다. <시사신문>은 4월 총선을 향해 전력투구하는 요충지와 이곳이 부각되는 이유를 알아본다. 또한 도전자들의 면면도 구체적으로 들춰보고자 한다. 그 여섯 번째 순서로 서울 성동갑과 송파병 경남 창원을을 찾았다. 서울 성동갑은 통합민주당 최재천 의원의 지역구다. 최 의원은 대선 당시 BBK를 두고 창과 방패의 싸움을 보여준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과 다시 격돌하게 됐다. 서울 송파병은 통합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민주당 이근식 의원이 지역구 의원으로 버티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 나경원·이계경 의원과 이원창 당 송파구병 당원협의회위원장 등이 치열한 당 내 공천 경쟁을 통해 막강한 후보를 낼 준비를 하고 있다. 경남 창원을은 민주노동당의 유일한 지역구로 권영길 의원이 수성에 나섰다. 이곳의 승패는 곧 민노당의 미래와도 직결될 정도로 당에 큰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4·9 총선이 치러지는 각 지역을 세밀히 살펴보면 어느 지역 하나 쉬운 승부를 벌이는 곳이 없다. 그만큼 예선이나 본선 모두 치열하게 치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입심 누가 더 세나?

서울 성동갑에서는 여의도 최고의 ‘입’들이 입심대결을 펼친다. 이곳은 통합민주당 최재천 의원의 지역구로 최 의원은 지난 1997년 성동구 고문변호사를 맡으며 지역과의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김태기 후보와 각축을 벌인 끝에 금뺏지를 차지했다. 이번은 그의 재선 도전이다.

이에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의 거센 도전을 하고 있다. 최 의원과 진 의원은 지난 대선 여의도를 수놓은 수많은 말들 가운데서 격렬한 전투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최 의원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대변인을 맡아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이명박 대선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최 의원이 창이었다면 진 의원은 방패였다. 진 의원은 이명박 대선후보 경선캠프 공동대변인으로 BBK 의혹 방어의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정무분과 간사를 맡는 등 당의 신임을 받고 있다.

이번 승부에서 두 사람의 녹슬지 않는 매서운 입담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출신답게 굉장히 예리하고 논리적인” 최 의원은 학교 확충과 교육 균등 등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으며 “당 전문위원 출신의 전문성에 날카로운 정치 감각을 가진” 진 의원은 지역개발을 중심으로 한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두 사람의 다른 색체 속에 어떤 주장이 지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진 의원은 당 공천 심사를 통해 본선진출을 결정짓고 지역을 뛰고 있으며 최 의원은 정병채 대한법률중앙회 법률연구위원장이라는 내부 경쟁자와 1차 승부를 겨루고 있다.

이들 외에도 이 지역에는 민주노동당 최창준 성동구당원협의회장과 평화통일가정당 정일권 세계평화청년연합 중앙자문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 결전을 앞두고 있다.

당내 경쟁 치열, 송파병

한나라당 의원들 중 총선 출마 예상 지역이 가장 많이 거론됐던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나경원 의원일 것이다. 비례대표인 나 의원은 그동안 서울 마포을(통합민주당 정청래), 서초갑(한나라당 이혜훈), 송파을(한나라당 박계동), 송파병(통합민주당 이근식) 등에서의 출마가 거론됐었다.

나 의원은 이 중 송파병을 택했다. 그는 “송파병은 그간 한나라당 후보가 한 번도 선출되지 않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중 가장 독특한 지역이라 제대로 한번 도전하고 싶었다”며 출마의 변을 대신했다.

이곳은 통합민주당 이근식 의원의 지역구로 한나라당에서는 나 의원 외 이계경 의원과 이원창 당 송파구병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3배수로 압축된 당 공천 명단에 포함됐다.

한나라당 송파병 예선전은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나 의원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입’으로 BBK 방어의 최전선에서 싸웠다. 대변인들 중 선호도 1순위에 서는 등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도 내공이 만만찮다.

이 의원은 나 의원과 같은 비례대표로 여성계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강한 지역 연고성을 기반으로 하는 선점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 당선인 선대위 여성·청소년본부장으로서의 활약하기도 했다.

이원창 전 의원도 4년간 절치부심해 왔다. 5년간 송파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아 탄탄한 지역기반을 마련한 것.

또한 이들은 모두 친이 계열이어서 승부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 당 안팎의 시각이다.

공천이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보니 신경전도 만만찮다. 이원창 전 의원은 지역 당원과 주민 500여 명과 함께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나 의원의 낙하산 정략공천에 반발하는 항의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지역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나 의원이 공천을 받는다면 대대적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긴 쉽지 않을걸”

그러나 한나라당 후보가 누가 되든 송파병 본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강남지역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으로 서민들이 주로 몰려있다. 이 중 호남 출신이 40%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통합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실제 15·16·17대 총선과 16·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15대 총선에선 국민회의 김병태 전 의원이 신한국당 최한수 후보를 이겼으며 송파병이 송파을에서 분구되기 직전인 16대 총선에선 민주당 김성순 전 의원이 48.4%의 지지를 얻었다. 17대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 이근식 의원이 38.2%로 한나라당 이원창 전 의원을 이겼다.

통합민주당 공천신청자들도 일찌감치 이 같은 지역 성향을 파악했다. 이근식 의원 외 김관석 실사구시 사회봉사단 공동대표, 김성순 전 국회의원, 박병권 변호사, 성기청 (사)대안과 미래 이사장 등 4명이 당 공천을 신청,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외에도 민주노동당 김현종 의정비인상반대 송파구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와 자유선진당 이재권 고려고속관광 대표이사, 창조한국당 안명순 당 제17대 대통령후보 송파구병선거대책위원장, 평화통일가정당 성환부 세계평화초종교초국가연합 송파구상임고문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일전을 준비 중이다.

흔들리는 민노당 구세주?

흔들리는 민주노동당을 위해 권영길 의원이 나섰다. 권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의 참패 후 불출마를 고민했으나 당의 내홍이 거듭되자 지역구 재도전 의지를 표했다. 자신의 지역구 당선을 통해 당과 진보진영의 단결을 이뤄내겠다는 것.

권 의원은 “불출마를 깊게 생각했지만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진보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진보정치의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창원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가진 곳은 없다. 창원을 한나라당에 헌납 할 수 없다. 시민의 자존심과 진보의 가치를 지켜 나가겠다”며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을에 재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을은 전통적인 공업도시로 울산과 함께 ‘노동자의 도시’로 불린다. 이런 이유로 진보 성향이 강한 곳이기도 하다. 권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를 1만표 이상 차이로 누르고 당선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창원을 시민 51.71%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것. 이회창 후보 21.24%, 정동영 후보 12.61%, 문국현 후보 5.75%의 지지를 얻은데 반해 권 후보는 7.94%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민노당 유일의 지역구에서 재기하려는 권 의원에게 통합민주당 구명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경남지소장과 한나라당 강기윤 도의원, 이기우 전 부산울산지방중소기업청, 이재경 변호사, 평화통일가정당 황성배당 경남도당위원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 중 뜨거운 공천 열기를 보이는 것은 한나라당. 16대 창원을 국회의원이었던 이주영 의원이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2006년 ‘마산갑’ 재보선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지역구를 옮기자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당초 9명의 공천 신청으로 시작된 경쟁은 현재 3배수 압축까지 진행됐다. 강기윤 도의원, 이기우 전 부산울산지방중소기업청, 이재경 변호사가 이 압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기윤 경남도의원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없는 곳에서 지역을 관리해 오면서 지지기반을 닦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이기우 전 중소기업청장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기업정책을 담당했다.


<4·9 총선 출마자 명단>

대통합민주민당·민주당은 통합민주당(민), 한나라당(한), 자유선진당(선), 민주노동당(노) 창조한국당(창), 무소속(무) 순으로 정리.

▲서울 성동갑= 최재천(44·민·국회의원), 진수희(52·한·국회의원), 정병채(53·민·대한법률중앙회 법률연구위원장) 최창준(53·노·당 성동구당원협의회장) 정일권(45·평화통일가정당·세계평화청년연합 중앙자문위원)
▲서울 송파병= 이근식(62·민·국회의원) 나경원(44·한·국회의원) 이계경(57·한·국회의원) 김관석(57·민·실사구시 사회봉사단 공동대표), 김성순(68·민·전 국회의원) 박병권(42·민·변호사), 성기청(43·민·(사)대안과 미래 이사장), 이원창(65·한·당 송파구병 당원협의회 위원장) 김현종(44·노·의정비인상반대 송파구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이재권(54·선·고려고속관광 대표이사) 안명순(44·창·당 제17대 대통령후보 송파구병선거대책위원장), 성환부(41·평화통일가정당·세계평화초종교초국가연합 송파구상임고문)
▲경남 창원을= 권영길(66·노·국회의원), 구명회(49·민·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경남지소장) 강기윤(47·한·도의원) 이기우(52·한·전 부산울산지방중소기업청장) 이재경(58·한·변호사) 황성배(44·평화통일가정당·당 경남도당 위원장)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