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마이크·의사봉 숨겨... "최재천이 들어왔다" 술렁

여야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 문제를 놓고 가파른 대치 상 황을 재연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에 앞서 최재천 의원의 명의로 `6일 상정된 국보법 폐지안 2건과 형법 보완안에 대해 의사일정을 변경해 계속상정해 달라'는 내용의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김용갑 공성진 의원 등 다른 상임위 소속 의원 10여명을 같은 당 최연 희 법사위원장석에 배치, 전체회의 개의를 저지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의 의사봉과 마이크를 책상 서랍에 숨기는 등 열린우리당이 의 사일정을 강행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또 같은당 김병호 의원은 "위원장석 둘러쌀게 아니 라 출입구를 아예 막아야 된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김용갑 의원은 "그렇게 할 필요없다"고 제지했다. 오전 9시55분경 입장한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은 들어오면서 "뭐야 이거"라고 냅다 소리 를 질렀고, 이어 최재천 의원이 들어와 한나라당 의원들을 밀치며 자기 자리에 앉았다. 최 의원이 들어오자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는 "최재천 들어왔다"며 술렁였다. 이규택 의원이 "합의하라"고 소리치자 선병렬 의원은 "상정도 못하게 하면서 무슨 합의를 하나, 한나라당 안이 없지 않나, 머리가 텅텅 비어서"라고 쏘아 부쳤다. 이어 선 의원은 "박 근혜 대표가 의사일정을 방해하고 있다"며 "박 대표의 별명이 뭔 줄 아나, 돌 공주다"라고 비꼬았다. 이에 '고령'의 김용갑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가 국보법 연내처리 안한다고 하면서 오늘 왜 이러냐, 여당이 치매에 걸렸다"고 흥분했다. 이에 남경피 수석부대표는 김 의원을 설득해 "나이 드셔서 다친다, 젊은 의원들에게 맡겨달 라"라고 말했다 전체회의 개의가 불투명해지자 여당 의원들은 "법사위 간담회를 열겠다"며 한나라당 의원들 이 장악한 마이크 전원을 켜줄 것을 요구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마이크 전원을 켤 권 한은 위원장에게만 있다"고 재차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당신 깡패야", "잡소리 말아라" 등의 막말을 교환했고, 여야 보 좌관들이 고성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여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태야 말로 가장 고의적인 회의 거부이고, 기피행위"라며 "위원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의원들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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