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공천 관전포인트 셋

▲ 지난 2월22일 당산동 통합민주당사에서 당직자들이 국회의원 선거 공천 접수를 받고 있다.
민주당의 대반격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4월 총선에서 공천혁명을 이루지 못하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역사 속 제17대 대선 및 18대 총선으로 남기 때문이다. 단순한 물갈이 수준이 아니라 민주당의 정치적 생명까지도 장담할 수 없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추락한 것은 물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의 강력한 도전 등으로 이명박 정부 및 한나라당을 견제할 제1야당이 되지 못할 절대 절명의 위기감이 그들에게 마지막 비장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역대 최대 530만표 이상의 차이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에게 압도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기존의 이념과 계파 대립 및 정통성 논쟁 등 현실과 국민을 외면한 혹독한 심판을 받았다. 이후 진정성 있는 새로운 변화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않는다면 4월 총선에서도 원내 제1당이었던 그들은 국민들로부터 ‘확인사살’이라는 차디찬 결과를 맛보게 될 것이다.

국민에게 확인사살 충격, 새 변화 모색 박차
민주당의 반격…“4월 총선 파격 공천 단행”
공천신청자들 박재승 칼날에 ‘휘청 휘청’
까다로운 공천심사·비례대표 경쟁 가열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모든 공천 기준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외치는 민주당이 공천혁명을 통해 국민의 위대함을 달콤하게 맛볼 수 있을지, 4월 총선을 향한 운명의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통합으로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층의 지지를 복원해 강력한 야당을 꿈꾸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에 앞서 극적인 정부조직개편안의 타결 실마리는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의 정치적인 결단에서 비롯됐다.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보다는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대승적인 손학규 대표의 정치색깔이 묻어났다.

반면 민주당이 양보한 만큼 국민을 향한 진정성이 인정받아 총선 결과로 나와야한다는 부담감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승리를 위한 승리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가 어떤 것인지 민주당은 혁명이라는 단어 속에 그 절실함을 모두 담고 있다.

이번 제 18대 국회의원 공천신청 예비후보자 현황의 관전 포인트는 ▲까다로운 공천심사 ▲호남지역 공천 경쟁 심화 ▲비례대표 경쟁 가열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까다로운 공천심사

이번 민주당의 공천기준은 현재 당헌, 당규에 부정부패 비리 전력자 배제 여부 등 구체적 가이드가 명시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많다.

박재승 위원장은 공천 기준과 관련해 “이길 수 있는 사람과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 뜻을 최고 가치로 할 것“이라고 ‘성역 없는 공천’을 통한 파격적인 공천단행을 강행할 뜻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지난 2월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25개팀 2인1조로 나눠 접전 지역인 호남을 비롯해 수도권과 충청권 등 서부벨트의 167개 지역을 대상으로 1차 현장 실사에 착수, 현지 여론을 청취한 뒤 공천심사위에 보고할 계획이다. 전북지역 역시 2인(신당, 민주당 각 1명) 6개 실사팀을 구성했다.

이들 실사팀은 ▲지역구별 특성 ▲입지자 현황 및 특징 ▲입지자에 대한 주민 여론 ▲선거운동 전략 ▲선거캠프 조직 등 전반적이고 다양한 자료수집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후보자들과의 사전 면담 전 지역여론 조사를 위해 전·현직 당직자, 시·도의원, 택시기사 등 불특정 주민과 일부 입지자 캠프 직접 방문 등 실질적 지역 민심을 기초내용으로 미리 확보해 면담 중에 실제로 그런 지 확인하는 등 강도 높은 공천심사를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의원에 대해서는 의정활동 평가와 당원협의회 활동, 당원과의 관계 및 밀접도 파악 등 심도 있는 실사를 거치는 한편, 정치신인에게는 지역주민 평판과 어떻게 선거운동을 하는지를 차별화해 접근했다.

공천 신청에 있어서도 예비 후보자들로부터 본인 및 배우자의 세금납부, 체납증명 현황서 및 범죄경력 등 21개 서류에 해당 선거구 분석 및 득표 전략 등 선거전략과 선거공약도 의무제출 사항으로 지정해 더욱 세심하게 점검하고 나섰다.

현역 의원들에게는 특히 법안 발의 실적과 상임위 활동, 국회 출석 현황, 지역당원 교육 실적 등 의정활동 평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공천 기준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여성 후보자들은 더하다. 18세 이상 직계비속의 병역 사항을 기재하는 것은 물론 시부모 재산까지도 적어 내야한다. 여기다 500만원 이상의 골동품과 보석류, 예술품 등은 색상과 크기, 작품명 등 구체적인 것까지 기재토록 했다.

둘…호남지역 공천 경쟁 심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큰 잡음 없이 통합민주당 통합을 성사시켰지만 텃밭인 호남지역 공천을 두고 치열한 내전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호남 31개 지역구에 신당 출신이 24석을 차지, 기득권을 갖고 있지만 민주당 출신 간 혈전을 치러야만 본선에 나갈 수 있다.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일찍부터 “전부 같은 당, 같은 신분이 되는데 구별해서 서운해 하고 그러겠느냐”며 “견제 세력을 확보한다는 가치에 맞춰 자기감정을 자제할 줄도 알아야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특히 목포는 가장 치열한 상황이다. 이상열 의원의 지역구로 지난 대선 때 정동영 전 대선후보를 지지하며 민주당을 탈당, 통합신당행을 강행했었다. 이곳에 영원한 DJ맨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공천 신청을 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출마를 준비했던 민영삼 전 정동영 대통령 후보 목포선대위원장은 박 후보에 대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여기에 현재 무소속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명예회복에 나서는 상황이라 전 민주당 출신들의 격돌이 불꽃 튄다. 게다가 통합신당 측 손학규 대표의 경선 공보특보였던 배종호 전 KBS 뉴욕특파원과 정영식 전 목포시장 등이 가세했다.

광주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동구에는 양형일 의원과 민주당 박주선 김경천 전 의원 간 공천을 두고 한판승부가 펼쳐진다. 광주 북갑에는 강기정 의원에게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과 김동신 전 국방부장관이 도전장을 던졌다.

염동연 의원의 불출마 지역인 광주서갑에는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과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이 격돌하게 됐다. 서을은 정동채 의원과 김영진 전 장관, 장홍호 전 민주당 지역위원장 간의 한판 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북을은 임내현 전 광주고검장과 김재균 전 북구청장이 경쟁하고 있고 남구는 지병문 의원과 강운태 전 장관이 양강구도로 접전이 예상된다.

갑을이 합쳐진 여수시는 현역인 김성곤 주승용 의원과 민주당 김충조 사무총장 등이 피할 수 없는 싸움을 펼치게 됐다. 광양은 우윤근 의원과 김명규 전 의원이, 해남진도는 채일병 의원과 이정일 전 의원이 열띤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순천은 친노 직계인 서갑원 의원과 장복심 의원, 이평수 전 정동영 후보 수행실장과 민주당 김경재 전 의원이 맞붙게 돼 피말리는 공천전쟁에서 살아남아야하는 본선에서 절대 절명의 위기 극복을 위한 민주당 정예병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

셋…비례대표 경쟁 가열

▲ 통합민주당의 공천접수장.
통합민주당은 4년 5개월만의 통합을 성사시킨 것은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배수진이다. 통합에 따른 경쟁률의 업그레이드로 정통 호남지역의 결집과 쇄신 성공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강한 야당, 견제 세력으로 제대로 자리잡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후보 공모가 본격 전개되면서 비례대표 경쟁도 점차 가열되는 양상이다. 먼저 1번부터 시작, 홀수 번에 배정될 ‘여성카드’로 강금실 김상희 최고위원과 박금옥 국회의장 비서실장, 최영희 국가청소년 위원회 위원장, 박선숙 전 환경부 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은혜 김현 부대변인과 서영교 전 대변인도 여성 당직자 몫으로 순위 선점 경쟁에 나섰다.

박주봉 키이씨티아이 사장 및 소설가 황석영씨 김지하 시인 등 손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도 본인의사와 상관없이 이야기되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비례대표 당선권을 14∼15번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의 득표율(26.8%)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반면 민주당의 현재 지지율은 10%대에 불과해 비례대표 의석 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

한편 민주당의 간판급 손학규 대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강금실 최고위원 등 ‘빅3’의 거취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전략공천' 형식으로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 출마를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손 대표의 참모들은 서울 중구 등 수도권 지역구에 출마해야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정 전 장관에 대해서도 호남 및 수도권 출마, 비례대표 출마 등 말이 많지만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서울 종로와 서대문을, 구로을, 전주 덕진 등이 될 것이라고 전해진다.

강 최고위원은 ‘비례대표 1번’ 가능성이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만약 출마를 결심할 경우, 지역구로는 구로을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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