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적 실적전망·장비문제가 발목 잡기 시작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적인 실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1월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43만~46만원대를 맴돌며 50만원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11월 24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0.34% 오른 44만1000원으로 마감했지만 최근 고점인 49만4500원(10월 15일) 대비로는 10.8% 하락한 상태다. 연중 고점(63만7000원) 기준으로는 31% 떨어졌다. 환율 급락과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사업부문의 수익성 악화 등이 실적과 주가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다. 23개 증권사가 추정한 4/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2조7423억원)보다 2.2% 감소한 2조6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역시 전분기보다 14.27% 감소한 2조30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매출액은 14조7080억원으로 3분기(14조3440억원)보다 소폭 늘어났다. 특히 이 달 들어 환율이 크게 떨어지는 등 이익을 갉아먹는 요인들이 속속 발생하고 있어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삼성전자 경상이익이 5~8% 감소한다"고 전망한다. "최근 환율 급락이 4/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2조6000억원에서 2조3600억원으로 낮췄다. 삼성전자는 11월 초만해도 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자 서둘러 내년도 경영계획 수정에 나섰으나 최근 환율이 바닥을 찾지 못하고 급락세속에 예측이 불가능해지자 기준환율을 확정하지 못한채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내년도 사업계획 중 환율과 관련되지 않은 부분만 확정해 놓고 환율이 안정되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의 총 수출이 377억달러에 달해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3조7천700억원의 수입이 줄어드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휴대전화, 프리미엄 가전의 상당 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만큼 환율하락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비상대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TFT-LCD사업부문이 4분기 때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메모리 사업부문을 제외한 LCD와 휴대폰 단말기 사업부문이 악화됐다"고 내다보고 있다. 상반기 말부터 악화된 실적이 6개월 여 만에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내년 2/4분기가 돼서야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4/4분기 휴대폰 단말기 생산량이 줄고 경쟁이 심화돼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이 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7세대 LCD 생산라인에서 발생한 장비 문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 삼성전자는 당초 7세대 공장가동을 2월로 앞당길 계획이었지만, 장비 문제로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장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어도 3~4개월의 시일이 필요한 만큼 TV용 LD패널 등 출하량을 증가하려던 당초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4/4분기 실적 악화는 기정사실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LCD가격 하락속도가 둔화되고 출하량도 증가하고 있는데다 휴대폰 부문의 영업이익률도 마케팅비용 감소로 1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시각도 있다. "4/4분기에 실적이 바닥을 치고 내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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