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난으로 주문 쇄도하는 포스코

세계적으로 철강재 부족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초 포스코를 비롯한 한·일 철강업체들의 고로(高爐)보수로 생산량 감소가 예상돼 국내외 자동차·조선 등 수요업계의 철강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초 국내외 산업계를 강타한 원자재난이 재발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원자재의 블랙홀'로 불리던 중국이 국내 경기의 급속한 과열을 막기 위해 연착륙 방안을 발표하고 금리를 인상하면서 원자재 부족현상도 일시적인 소강국면을 보이는 듯 했으나, 국내 자동차와 조선업계의 생산량 증대 계획으로 철강재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 현대·기아차의 경우 내년에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가동에 돌입하는 등 생산량 증대계획을 추진중이어서 원활한 자동차 강판의 공급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한해 동안 울산 등 국내 공장에서 내수 및 수출용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250만~300만t의 강판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금까지 필요한 강판재의 50% 가량을 포스코에서 공급받고 나머지는 계열사 현대하이스코 등 국내외 철강사로부터 조달해왔다. 국내 조선업계는 국제무대의 초대형 발주 물량중 대부분을 독식하는 등 수주 호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조선용 원자재인 후판은 만성적인 공급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자칫 조업 차질마저 우려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내년 후판 수요가 올해보다 58만t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국내 업체들의 공급확대 물량은 약 20만t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인 닛산이 철강재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도요타도 포스코 등 아시아 4개 철강업체를 주축으로 하는 철강재 조달체제를 구축키로 하는 등 일본 업체들의 철강재 부족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더구나 포스코와 일본 JFE스틸, 신일본제철 등 고로업체들이 내년 초 보수작업을 위해 일부 고로의 가동을 약 2개월 간 중단할 예정이어서 물량 부족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국내외 자동차·조선업체뿐 아니라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포스코에 철강재 공급확대를 요청하는 등 '러브콜'이 쇄도하면서 포스코는 고민에 빠졌다. 일본 자동차 업체의 요청은 포스코가 고급강재인 자동차용 판재류의 일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국내 업체에 대한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 포스코는 지금까지 일본 자동차 업계에 소량의 철강재를 공급해왔고 그나마도 외판재가 아닌 자동차 내부 부품소재로만 사용돼왔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외판재 공급량을 확대할 경우 세계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수요처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닛산은 현재까지 공급하던 물량의 2배 이상을 요청하고 있으나 이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고, 기존 거래관계 등을 감안해 연간 10만t 가량을 공급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의 생산량을 올해 350만t에서 오는 2007년까지 500만t으로 확대함으로써 세계 시장점유율을 현재 4%에서 오는 2007년까지 9%로 높여나갈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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