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부터 재벌가 딸까지…재벌가 3세 며느리들

신데렐라 꿈꾸는 여성들. 재벌가 며느리들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일 터다. 럭셔리한 삶을 누리고, 원하는 모든 것을 만끽할 것이란 부러움의 눈길이 바탕에 깔려 있다. 하지만 재벌가 며느리가 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한국 사회의 1% 혼맥에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것은 그저 선택된 소수들의 특별한 삶이다.

신분상승으로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이미 유력 집안의 딸로 성장해 ‘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현대가(家)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재벌가 3세의 며느리들은 어떤 인물들일까. <시사신문>이 몇몇 재벌가 3세 며느리들을 들여다봤다.

자유연애 관대한 현대가문, 자신들 의지로 배필 맞아
재벌가문…대통령가문…혼사 맺고 화려한 혼맥 구성

▲ 현대가(家) 3세 정대선씨와 공중파 아나운서 출신 노현정씨의 혼사가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현대가(家) 며느리들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남편을 내조하며 집안일을 돌보는 ‘현모양처’로 잘 알려져 있다. 재계에 따르면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전, 청운동 자택에서는 당번제로 며느리들이 들러 집안 살림을 챙기고 말벗이 돼 주곤 했다고 한다.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이런 현대가가 주목받는 것은 다른 재벌가보다 정략적인 결혼문화가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자유연애’에 대해 관대했던 탓에 자제들 역시 연애 결혼한 경우가 많다. 이런 전통은 3세들 역시 이어갔다. 자신들의 의지로 배필을 맞았던 것이다. 재벌가이지만 정·재계 유력 집안과의 혼사로 맞은 며느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첫눈에 반해 결혼 골인’

최근만 하더라도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아들인 정대선씨와 노현정씨(전 아나운서)의 혼사가 이목을 끌었다. 재벌가 일원인 정대선씨가 유명인이기는 하지만 평범한 가정의 노현정씨를 배필로 맞은 것이다. 노현정씨로서는 재벌가의 일원이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정대선씨는 결혼 당시 “예의바르고 현명한 여자로서 마음에 들었다”고 이유를 밝혔는데, 어머니이자 노현정씨의 시어머니가 되는 이행자 여사 역시 1971년 4월 당시 한양대 재학 중 정몽우 전 회장을 만나 연애 결혼한 탓에 이들의 결혼을 흔쾌히 승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대가 3세의 혼사 중 특히 주목을 받은 인사는 따로 있다. 현대백화점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지선 회장의 혼사가 그것이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이 그의 아버지로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가 된다. 정지선 회장의 결혼은 사실 현대그룹 승계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왕자의 난과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망, 현대그룹의 몰락 등 가문에 상당한 시련을 극복하고 이루어진 경사스런 혼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정지선 회장의 부인은 황산덕 전 법무부 장관의 손녀 황서림씨다. 두 사람의 결혼 역시 연애결혼이다. 2001년 11월부터 고교동창생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첫눈에 반해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지선 회장은 황서림씨의 밝고 쾌활한 성격이, 황서림씨는 정지선 회장의 과묵하고 남자다운 모습이 좋았다고 결혼 당시 밝혔다. 시어머니인 우경숙 현대백화점 고문 역시 며느리에 대해 크게 만족해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사실 황서림씨는 재벌가 며느리로 손색이 없는 준비된 인물이다. 한마디로 지성과 미모를 겸비했다는 얘기다. 서울대학교 미술학과와 동 대학원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미국 뉴욕대에서 미술관 경영을 전공했다. 결혼 전 해당분야 연구보고서만 9건이 넘게 발표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벌가 안주인들이 가교 역할

▲ 삼성가(家) 3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대상가(家) 맏딸 임세령씨의 결혼식 당시 모습.
삼성가(家)는 현대가와 조금 다르다. 삼성가를 대표하는 3세 며느리는 임세령씨. 현모양처로 손꼽히는 그는 ‘삼성 황태자’ 이재용 전무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 당시 재계 일각에서는 ‘호남가문의 통혼’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임세령씨가 대표적인 호남기업으로 꼽히는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첫째 딸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결혼은 이재용 전무의 어머니인 홍라희 리움 관장과 임세령씨의 어머니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홍라희 관장과 박현주 부회장은 ‘불이회’라는 불교단체 활동을 같이 하는 등 평소 절친한 사이였고, 재계에서 ‘참한 며느리’감으로 소문난 임세령씨를 마음에 둔 홍라희 관장이 적극적으로 혼사를 추진했다고 전해진다.

임세령씨는 1998년 결혼 이후 이재용 전무와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함께 했고, 2001년부터 시댁(한남동 본가)에서 생활하며 남편의 뒷바라지와 자녀들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당대 최고의 권부와 사돈관계를 맺은 SK가(家)도 이목을 끌었던 대표적인 재벌가문이다. 최종현 전 선경그룹 회장의 맏며느리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발을 들였기 때문이다. 남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이밖에도 재벌가 3세의 며느리로는 삼성가 장손주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인 김희재씨가 있다. 김희재씨 역시 평범한 가정 출신으로 이재현 회장과는 씨티은행에서 근무하던 시절 만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SK가 며느리인 노소영 관장과 동서지간인 채서영씨도 손꼽힌다. 부친이 고교교사인 평범한 가문출신인 채서영씨는 최재원 SKE&S 부회장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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