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넘어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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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무관심에 빠진 사람이 아닌 국민들이라면 자신만의 이념적 지향점을 갖고 있을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은 스스로 진보와 보수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대답하고 있으나-물론 중도파도 있을 수 있다-보수와 진보가 무엇이냐고 분석해 들어가면 쉬운 질문이 아님을 알게 된다.

오늘날 진보주의자든 보수주의자든 그 이념의 지향점이나 내용은 그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고 다채롭다. 예컨대 보수의 경우만 하더라도, ‘열린 보수’, ‘실용 보수’, ‘중도 보수’, ‘극우 보수’ 등 이름 붙이기에 따라 무한정 늘어나고 있다. 이는 진보 쪽도 마찬가지다. 과거 진보세력이란 평가를 받았던 종북주의자(從北主義者)들을 이제는 김정일정권의 하수인 정도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얼마 전에 불거져나온 이와 유사한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시대 환경에 따라 국민의 정치의식이 변했음을 알 수 있다. 기존의 단순 보수-진보 논리로는 금융패권적 자본주의자들이 점점 더 기승을 부리게 될 21세기에 알맞은 생존전략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흔히 성장 쪽에 치우치면 보수, 분배를 강조하면 진보라고 한다. 어떤 이들은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죄다 친DJ주의자에 빨갱이로 몰아붙이기까지 한다. 또한 북한에 대한 대등외교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또 이번에는 죄다 수구꼴통으로 비난을 받기도 한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를 지지하면 진보적이고, 이들 정부에 대한 반대를 통한 극우와 극좌 모두 이렇게 서로 비판과 힐난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적대적 공생 관계 속에 있는 것은 아닌가.

여기다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묘한 잣대가 존재한다. 미국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자주적인 태도를 취하면 진보적 성향으로 분류되거나, 친미적인 태도를 취하면 보수적이라고 보는 기준이 그것이다. 또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를 지지하면 진보적이고, 이들 정부에 반대하면 보수적이라는 정치논리 혐의가 짙은 담론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과연 이런 기준으로 소비되는 담론들이 과연 우리 민족이 앞으로 활로를 개척하는 데 유용한지 반성을 해보아야 할 시기가 왔다. 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또 어느 지역에서 구태의연한 색깔논쟁이 튀어나와 안 그래도 피곤한 국민정서의 목덜미를 무겁게 내리 누를 지 알 수 없다.

임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노무현 정부의 그간 정책을 보면 이를 과연 진보적인 정치세력으로 보기에는 무리인데도 노 정부를 지지하면 다 진보라고 할 수 있는가? 이와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화해와 포용 정책을 주장하고 실천하는 보수주의자가 없으란 법은 없다.
이런 맥락에서 기존의 보수-진보을 보는 눈높이를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이르렀다. 사실 보수-진보 논쟁도 정치꾼들의 이해득실을 고려한 궤변을 떠나면 다 행복하게 살자고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념을 무슨 우상처럼 떠받드는 미숙한 정치풍토는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

결국 진보-보수 이념문제도 사회의 점증하고 있는 다양한 사고와 가치관들을 어떻게 나라발전하는 방향으로 적절하게 반영해나가느냐 하는 한 문제로 귀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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