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점유율 40% 붕괴
KT는 차기 경영진 선임 난항
LG유플러스, 피해지원협의체 구성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사가 보유한 AI 서비스와 기술을 활용해 5대 영역을 중심으로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를 공개했다.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사가 보유한 AI 서비스와 기술을 활용해 5대 영역을 중심으로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를 공개했다. ⓒSK텔레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이동통신 3사가 올해는 연초부터 각자의 난관에 봉착하며 흔들리고 있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3045만4031만명으로 집계됐다. ‘기타 회선’을 제외한 전체 가입자(7621만5044명) 중 39.95%에 해당하는 수치다.

SK텔레콤이 40% 이하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2.19%, 20.71%였다.

전통적으로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5:3:2 구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알뜰폰의 약진으로 이 같은 구도가 깨진 것이다. 1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17.13%로, 3위 LG유플러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다만 이는 태블릿PC,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기기 가입자를 전부 포함한 것으로, 고객용 휴대전화 회선 수로만 따지면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 41.89%로 상승한다. 그럼에도 ‘무선통신 1위 사업자’ 지위를 앞세워 다양한 신사업을 펼치고 있는 SK텔레콤 입장에서 점유율 하락은 좋지 않은 소식이다.

주가도 1년 전과 비교해 25%가량 하락했다. 2021년 말 인적분할 후 지난해 4월에는 최고가인 6만3100원까지 올랐으나 꾸준히 우하향하며 지난해 3분기까지 5만원선을 유지하다가 4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 “유무선 통신사업은 SK텔레콤의 근간”이라고 강조한 만큼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점유율 회복을 위해 갖은 수단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KT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KT

KT는 차기 경영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T 이사회는 지난 12월말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으나 주요 이해관계자 등이 요청하는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부합하기 위해 공개경쟁 방식의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재추진, 지난 7일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최종 내정했다. 이 과정에서 구 대표는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지난 10일에는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됐던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도 사의를 표명했고, 지난 12일에는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 대표로 내정됐던 윤정식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KT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정기 주주총회 전자투표를 시작했다. 주주들은 주총 전날인 30일 오후 5시까지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소액주주의 지분은 약 57%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 10.13%)이 KT 대표 선임 절차 초기부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왔고, 2·3대 주주인 현대차그룹(7.79%)과 신한은행(5.48%)도 KT에 우호적일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KT는 이달 31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릴 제4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이 사과문 발표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엽 CTO, 권준혁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 황 대표, 정수헌 컨슈머부문장(부사장), 최택진 기업부문장(부사장), 박형일 홍보대외협력센터장. ⓒ시사포커스DB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이 사과문 발표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엽 CTO, 권준혁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 황 대표, 정수헌 컨슈머부문장(부사장), 최택진 기업부문장(부사장), 박형일 홍보대외협력센터장. ⓒ시사포커스DB

LG유플러스는 무선통신 서비스 점유율이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는 가운데 잇따른 사이버 공격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29일 새벽 시간과 저녁 시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0여분의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개인 고객은 유선 인터넷 및 와이파이 접속이 끊겼고, LG유플러스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마트 등에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발생하며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지난달 LG유플러스는 ‘사이버 안전혁신안’을 발표하면서 황현식 대표가 고개를 숙였다. 이후 약 한 달 만인 지난 9일 개인정보유출 및 인터넷 접속오류로 피해를 입은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피해지원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9일 첫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에 발족한 ‘피해지원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소상공인연합회, 한국PC인터넷카페협동조합 등 고객을 대표하는 단체, 학계, 법조계, 언론계, 시민단체의 외부 전문가 총 6명과 LG유플러스 관련 임원으로 구성됐다.

협의체는 개인정보유출과 인터넷 접속오류로 인한 피해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전문성과 객관성을 기반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고객별 유형을 고려한 합리적인 지원 기준과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날 회의에서는 LG유플러스가 지난 2월 16일부터 운영 중인 ‘피해지원센터’의 고객의 피해 접수 현황을 소개하고 보상의 원칙과 기준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3월 7일 기준 LG유플러스 ‘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인터넷 접속오류 피해사례는 2284건이다.

서울YMCA시민중계실 한석현 실장은 “그동안 서비스 이용자 입장에서 이러한 자리를 통해 피해 보상을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LG유플러스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 가치가 올라가는 데 초점을 맞춰 다양한 관점에서 피해 지원 방안을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협의체는 종료 기한을 별도로 정해 놓지 않고, 고객별 유형에 따라 균형 있는 종합 지원안이 마련될 때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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