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한 샌즈랩도 저희가 선매집했어요.”
허술한 가짜 공문이지만 겉으론 당당한 태도, 45% 수익률 보장 운운

허점 투성이의 한국거래소 발 공문. 한국 거래소 확인 결과 이 공문은 허위라고 밝혀졌다. ⓒ시사포커스 DB
허점 투성이의 한국거래소 발 공문. 한국 거래소 확인 결과 이 공문은 허위라고 밝혀졌다.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마지막 상반기 선매집주, 확정공문, 대체입고, 후입금, 상장심사 승인 통보, IR자료.’

이 키워드는 비상장 공모주 사기에 사용되는 말 들이다. 이들은 상장이 확정된 듯 한국거래소것으로  보이는 공문을 보여준다. 공문은 그럴싸하지만 실상 따져보면 허점투성이다.

16일 시점에서 전달한 서류에는 ▲심사승인일이 오는 22일이라고 적혀있다. 또 한국거래소 이사장 직인이 찍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 손병두 이사장 이름이 없다. 공문을 또 훑어보면 ▲ 시행일도 오는 2월 22일로 작성됐다. 한국거래소에는 ▲상장공시팀이 없다.

이 공문에는 희망공모가액은 액면가의 310배로 나와 있다. 비상장 공모주 사기에는 1주당 2만2000 원을 책정해 판매한다. 이들이 밝힌 자료와 비교하면 이미 액면가의 220배를 주고 사는 셈이다. 그래도 17거래일 후 수익률 45%를 보장하고 상장 당일 따상을 기록하면 수익률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유혹한다.

■ 누가 봐도 거짓말인데...속는다고?

이 작업이 시작된 시점은 지난 15일 샌즈랩이 시초가가 따상을 기록한 시기에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됐다. 이들은 샌즈랩 수익 인증이라는 픽셀이 깨지는 인증 샷 다수를 보내고 수익에 대해 보장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알 수는 없다.

본 기자에게 이들이 접근한 것은 열흘 정도 됐다. 처음엔 주식 종목을 리딩해준다는 명목이었다. 무작정 전화를 걸어와서 무료로 종목을 추천해준다고 말하고 카카오톡 친구추가를 요구한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매일 장 시작 5분 전에 2~3개 정도의 종목을 추천해준다. 이 종목을 잘 살펴보면 전날 시장 외 단일가 급상승 또는 장전 거래량이 대폭 증가하는 종목들이다. 실시간 유튜브 방송을 하는 유명 유튜버들이 장전 혹은 장 시작하자 마자 추천하는 종목과도 대체적으로 겹친다.

비상장 주식 공모주 사기 멘트 ⓒ시사포커스DB
비상장 주식 공모주 사기 멘트 ⓒ시사포커스DB

며칠을 보내길 반복하면 이른바 작업(?)이 시작된다. 따상이 발생한 주식에 대해서 오래전 부터 매집해 온 종목이라는 설명과 함께 여러개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중첩해 보여준다. 이른바 수익 인증 더미다. 모두 감사하다는 말 뿐이다. 지난 15일의 경우 샌즈랩 수익 인증이 대다수였다. 이를 근거로 다음 비슷한 경우의 선매집주를 소개한다.

그들은 "17거래일 후 상장 확정 주가 있는데 참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종목을 공개하겠다"라고 참여 의사를 재차 묻는다. 참여 의사를 밝히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종목과 상장일정, 예상 수익률, 방법 등 상냥한 어조로 안내한다. 의심하거나 발을 뺄 것 같은 모습을 보이면 앞서 밝힌 허위 공문서를 보여준다. 이들이 공모주를 권하는 방식은 주식을 선입고 한 후 입금하는 방식이라고 말하며 이름, 생년월일, 연락처, 증권사와 계좌번호를 요구한다.

■ 욕심 없이 보면 맞지 않는 논리들…탈출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이들은 이 매집주에 대해 아파트 분양처럼 시공 전 낮은 단가에 사고 시공후 분양 절차에서 경쟁률이 세지면 금액이 올라간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샌즈랩 사례를 든다. 또 필수 조건으로 매도 싸인을 전날부터 상장당일까지 케어를 해주고 욕심부리지 말고 해줘야 한다라고 말하는데 무엇을 해야 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익 인증을 해줘야한다라고 기대감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수익률 계산표를 보여준다. 수익률은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경우이고 더 올라갈 가능성을 말한다.

상장 한다는 회사의 대표와 '입금 계좌 명과 주식 반환 계좌 소유자 이름'이 다르다. ⓒ시사포커스DB
상장 한다는 회사의 대표와 '입금 계좌 명과 주식 반환 계좌 소유자 이름'이 다르다. ⓒ시사포커스DB

이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종목을 공개한다. 네이버에서 종목명으로 검색된 기사링크를 보여준다. 이 링크 중 일부는 현재는 기사가 삭제되기도 했다. 입금 계좌번호는 이름 옆에(종목명 대주주)라고 적혀있다. 이 계좌로 돈을 넣으라고 했다. 그리고 법무팀에서 미결제시 도난주식으로 신고가 되며 압류가 될수있다고 경고한다.

당신들은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이런 호의를 베푸느냐라고 물었더니 “대주주로부터 판매대행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많이 매집했을 경우 수수료를 받는다”고 답했다.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사기꾼에게 실익이 사실상 없어 보여 밝히진 않는다.

그리고 조악한 IR자료를 보내준다. IR자료는 PDF로 돼 있는데 회사의 첫 인상일수도 있는데 픽셀이 살짝 깨진 경우도 있다. 취재 과정에서 한 기업 대표는 “우리 회사는 계열사가 아닌데 그런 것처럼 표현돼 있다”라며 “꾼들이 만든 것 같다”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알려준 주식계좌로 대체입고를 통해 일정부분의 주식이 입고 된다. 그리고 한번 더 이들은 입금방식을 설명한다. 돈이 마련되지 않아 반환을 해야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대체 출고 계좌를 말해준다. 그 계좌로 돌려주고 나서야 관련 선 매집 혹은 비상장 주식 사기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이후 이 사기꾼의 카톡은 더이상 종목 추천이 없다. 

수소문 끝에 공모주 사기가 일어나는 회사의 대표를 만나게 됐는데 다음달 10일에 상장할 계획은 없다고 명확히 했다.

※본지는 <공모주, 사기? 한번 당해볼까> 시리즈를 연재한다. 이를 통해 이번 비상장 주식 공모주 사기 사례를 둘러싼 배경 등과 간단한 확인사항과 대처방안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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