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부부 소환…결국은 시간문제?

삼성 특수검사팀이 에버랜드의 창고를 수색하며 삼성 비자금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에버랜드에서 특검이 확인한 미술품 중 일부가 특히 김용철 변호사가 공개한 비자금으로 구입한 그림으로 의심되는 탓이다. 현재 특검은 이에 대한 정밀대조 조사가 한창이다.

김 변호사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삼성에 미칠 파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물론이고 그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 관장에게도 수사의 손길이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부부가 소환되는 최악의 가능성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에버랜드 압수수색에 비자금 미술품 리스트 추정작품 발견
‘검은 돈 미술품’ 압수수색 홍라희 관장에 수사칼끝 겨눴다

▲ 비자금 미술품으로 주목을 받는 홍라희 리움 관장.
삼성 일가를 향한 특검 수사의 손길이 점차 구체적이 돼가고 있다. 그 핵심에 놓인 것은 지난 1월21일 자정을 넘겨 다음날인 22일까지 용인 에버랜드의 창고를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미술품이다. 이는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과 일치할 가능성이 있어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특검팀은 에버랜드 내 맹인안내견 학교와 자동차박물관 등에 보관돼 있던 수천여점의 그림을 일일이 동영상과 사진으로 촬영해 전문가들과 함께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30여점의 고가 해외미술품 포함 여부에 대한 확인 작업을 벌여왔다. A

특검수사 홍라희에 이르나

이에 따라 그동안 차명의심계좌 수사를 통한 비자금 실체 파악에 올인 했던 특검팀 수사가 미술품 관련 수사까지 확대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이 확인 작업의 결과에 따라 향후 차명의심계좌 수사를 통한 비자금 실체 파악에 특검팀 수사가 미술품 관련 수사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인해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 관장에 대한 수사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의혹이 제기된 미술품이 실제 김 변호사가 제시한 작품과 일치한다면 특검팀의 다음 수순은 삼성미술관 ‘리움’에 대한 압수수색 및 삼성家 안주인에 대한 조사일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이미 김용철 변호사는 비자금을 이용한 미술품 구입에는 삼성가의 안주인들이 대부분 관여돼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씨의 장모인 박현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부인인 신연균씨 등이 2002년부터 2003년 사이 비자금으로 고가 미술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들이 비자금을 이용해 구입한 미술품은 수백억 원대로 해외에 송금한 구입 대금 액수만도 6백억 원대에 이른다.

▲ 관심이 집중됐던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때문에 그 정황이 드러나면 어떤 형태로든 범 삼성家를 향한 수사의 칼날은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홍라희 관장은 물론 범 삼성家까지 방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이들 중 일부에 대해 출국금지 등의 조치를 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의 삼성家 여인들

이미 특검이 이건희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천거한 만큼 홍라희 관장에 대한 소환도 결국은 시간문제가 아니냐는 전망도 관측되고 있다. 특히 특검 안팎에서는 비자금 의혹과 그 수단, 과정이 방대한 만큼 나아가 범 삼성家로 불길이 확장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김용철 변호사 변호인단 및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은 ‘특검이 반드시 수사하여야 할 사항’에 대한 의견서를 발표해 홍라희 단장의 소환을 촉구한 바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삼성家의 여인들이 소환은 물론 기소 될 가능성까지 있다고 내다본다. 홍라희 관장을 비롯한 범 삼성家의 안주인이 삼성그룹에서 직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배임이나 횡령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더라도 공범으로 기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술품 관련한 비자금 의혹에서 이 회장이 횡령과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될 가능성도 있지만 삼성 측에서 제3의 인물을 내세워 꼬리를 잘라낸다면 빠져나갈 구멍도 상당히 존재한다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 아직 구체적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아낸 것이기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특검은 이번 에버랜드 압수수색을 통해 착실히 수사를 진전시키고 있다. 때문에 삼성으로서도 상당부분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특히 특검이 지난 25일 삼성을 대리해 해외 경매에서 고가의 미술품을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에게 소환하면서 점차 홍라희 관장을 향한 수사의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의 칼끝이 홍라희 관장을 관통 할 수있을지, 이건희 회장 부부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검 삼성화재 전격 압수수색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지난 25일 새벽 서울 중구 을지로 삼성화재 본사와 이 회사 전산센터 등 2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특검팀은 오전 3시30분께 수사관 20~30명을 보내 각종 문서와 자료를 압수수색 했다.

이날 특검의 압수수사는 전날 KBS를 통해 ‘회사 22층에 비밀금고가 존재한다’는 제보내용이 보도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보도 이후 6시간만에 신속한 수사를 한 것이다. 대부분 직원들은 이날 오전 출근한 뒤 특검 압수수색을 나온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사태 파악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KBS는 삼성에서 10년 가까이 일한 김모씨의 증언을 토대로 삼성화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 일부를 빼돌려 연간 15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비밀금고에서 삼성그룹 전략기획실로 넘어가는 정황을 보도했다. 이날 방송에서 제보자 김씨는 삼성은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했으나 합의 등의 이유로 지급하지 않은 미지급 보험금, 고객들이 잘 찾아가지 않는 렌트카 비용 등 소액의 돈을 따로 모아 차명계좌에 빼돌리는 방식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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