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전대 돌풍 일으켰던 이준석, 전대 앞두고 등장
이준석 "나경원 보면 기시감 들어, 나와 비슷한 경험"
'윤핵관 갈등' 이준석, 전대 변수 많다고 분석해 눈길
나경원-유승민 측, 설 연휴 지나 출마 여부 선언 예고
나경원-유승민과 연대 바라는 안철수, 김기현에 대립각
친윤 대표주자 타이틀 거머쥔 김기현, 당심 과반 전략 행보?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당권주자로 나선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당권주자로 나선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의 후보 등록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설 연휴까지 겹치면서 당권주자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인 가운데 지난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등장했던 이준석 전 대표가 그간의 잠행을 마치고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나서 앞으로 열릴 당권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잠행 마친 이준석, 차기 전대 앞두고 등장...與 전대 구도 영향 미칠까? 

이준석 전 대표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당권 행보 중에 있는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제가 겪은 경험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며 "나 전 의원을 보면 기시감이 든다"고 말해 사실상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논란의 연장선을 꾀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그는 "제가 우크라이나를 간다고 했을 때 어느 누구한테도 가지 말란 소리를 들은 적이 없는데 '가지 말라는데 갔다'는 비판이 나왔다. (나 전 의원도) 누가 저출산 대책 발표를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아, 제가 겪은 것과 비슷하다"며 "나 전 의원이 놓인 정치적 상황과 갈등 요소는 저와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것을 풀어나가는 윤핵관의 방식, 윤핵관에 지시를 내리는 사람의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나 전 의원은 출마의 기회가 주어진 상황에서는 항상 나가셨던 분이다. 주변에 만류가 있어도 나가는 스타일이다"며 "(더군다나) 불출마 선택 이후에 나 전 의원은 본인 앞에 어떤 진로가 있을 것인지 예측이 안 될 것"이라면서 사실상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에 힘을 실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이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2차 징계를 받지 않았다면 지금 당대표 선거에 자신이 출마했을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기도 하여 눈길을 끌었는데, 그는 "당원권 정지 6개월 받은 것에서 더 이상 '양두구육'이니 뭐니 해서 추가 징계 안 했다면 저는 이미 지난 1월7일자로 징계가 끝났을 것이기에 제가 전당대회에 나가고 있을 것이다"며 "못 나올 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 이준석, 與전대 변수에 의미심장한 분석 "결선투표 있어, 결국 결집할 것" 

더욱이 이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유 전 의원 특유의 화법이 있는데, 안 나갈 거면 (유 전 의원은) 벌써 얘기했을 것"이라면서 전대 출마 가능성을 무게를 실으며 "유 전 의원이 여기서 접으면 소위 사람들은 현재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나오는 8~10%가 유 전 의원의 세력이구나 생각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다음 행보를 할 때도 지금 수치가 기준점이 되는 것이고, 나와서 메시지가 정확하고 본인이 잘하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상승세를 탄 김기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는데, 이 전 대표는 "아직 전당대회 후보군이 누군지 모르는 상황이고, (앞으로 나 전 의원이나) 유 전 의원이 (출마 선언하며 전대에) 참여했을 때 표심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더욱이 제도적으로도 결선투표가 있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 링에 오른 두 후보에게 표가) 결집이 될 것 아닌가"라고 상황을 짚었다.

더 나아가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가 열리는) 한 달 반 뒤에 윤석열 정부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서도 표가 달라질 수 있다고, 실제 당원 투표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여론조사의 참여자들과) 정당 지지층 샘플링과도 다르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당대표 선거의 판의 변수가 많다는 점을 꼬집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쓴 새 신간을 다음달에 공개할 예정인데, 일각에서는 윤핵관을 겨냥하는 비판적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이 전 대표가 차기 전대에서 '반윤' 표심을 결집하여 당대표 선거 판도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 거취 고민 중인 나경원 출마에 쏠리는 눈, 박종희 "나경원, 여전히 전의 불타 있어"

한편 대통령실과 충돌하여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면서 잠행 모드에 들어간 나경원 전 의원은 설 연휴 이후에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다만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나 전 의원은 정치 역정을 돌아보는, 설 연휴 기간에 그런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면서 "(나 전 의원은 전대 출마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전의에 불타 있다"고 예고해 사실상 출마 준비 중에 있음을 시사했다.

박 전 의원은 "제 문제가 아니니까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나 전 의원은 설 연휴를 조용히 지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하면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며 "당의 가치나 당을 한 번도 탈당하지 않은 보수의 전사로서 대통령을 잘 모시고 국정수행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고 또 차기 재집권까지의 초석을 깔 수 있는 그런 의미로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윤 대통령과 나 전 의원의 관계 개선을 위한 행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나가 계시는 동안에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입장문이 나왔기 때문에 굉장히 부담스럽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털고 가는 게 좋다는 얘기들이 있지만, 나 전 의원 본인의 고독하고 신중한 결단에 의해 이뤄질 일"이라면서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신중한 사과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본인의 정치적 입지와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복합적으로 있기 때문에 제가 말씀은 못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박 전 의원은 "대통령실의 반응, 측근 인사들의 저격이 이어졌기 때문에 (나 전 의원은 현재)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사실상 나 전 의원이 출마 여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상황임을 직감케 했다.

◆ 숙고 들어갔던 유승민도 전대 출마 방침,  이달말 출마 선언 가능성 높아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의원도 전대 출마를 위한 결심을 굳혀가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 전 의원은 당대표 선거 후보자 등록일인 내달 2~3일 이전인 이달 말에 출마 선언을 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인지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는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어느 해보다 큰 상황이라 마음이 더 무겁다. 먹고살기가 어려운 모든 분들께 따뜻한 위로를 드리고 새해 우리 정치가 민생을 해결하고 경제를 살리는 역할에 충실하기를 기대한다"며 "머지 않은 봄을 기다리면서, 우리 모두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설 인사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21' 토론회에 참석하여 "제 정치적 소명이 맞는지에 대해 스스로 묻고 확신이 들면 결심을 밝힐 것이다. 길게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당권 도전에 대한 숙고에 들어간 모습을 보여 준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심을 버리고 윤심에만 아부해서 당을 망친 자들은 반드시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린 바 있어 그의 당권 출마 여부 등 그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 '김기현에 대립각' 안철수 "당내 공천 공포 분위기는 김기현 의원이 만든 것" 저격   

또 다른 한편 안철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김기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가 좋다고 하는데, 저도 못지않게 좋다"며 "나 전 의원은 수도권에 강점이 있고, 유 전 의원이 외연 확장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세 가지를 모두 가진 후보가 저다"고 외치며 자신을 향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충돌하여 친윤계 의원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는 정치적 상황에 대해 "참 불행한 일"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나 전 의원의 실수도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는 모두 포용하는 것이 저는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우리가 다 통합해서 한 연대로 이렇게 선거를 치르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라고 말해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연대를 희망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반면 안 의원은 상승세를 타며 친윤 대표주자의 타이틀을 거머쥔 듯한 김기현 의원에 대해서는 대립 구도를 세운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는 "당내 공천 공포 분위기는 김기현 의원이 만든 것"이라면서 "공천에 대한 공포 분위기 때문에 함부로 다른 의원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분위기들이 실제로 있다"고 지적하며 공세에 나섰다.

더욱이 그는 김기현 의원이 슬로건을 내건 '연포탕'(연대·포용·탕평)과 함께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에 대해 "말장난"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이런 말장난 자체가 국민들에게 굉장히 큰 실례다. 정치인들은 말이 아니라 발을 보라고 한다. (그만큼) 행동이 중요한 것이다"고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 상승세 탄 '여유만만' 김기현, 당심 과반 전략 행보 "연포탕 정치, 네거티브 안할 것"

그러나 김 의원은 앞서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연대와 포용, 탕평의 정치로 총선 승리를 위한 국민 대통합의 기치를 올리겠다"며 "뜻과 방향을 같이할 수 있는 분 모두와 폭넓게 연대해 나가겠다. 당내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는 없다. 연포탕 정치를 통해 당의 화학적 통합을 만들어 내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심지어 김 의원은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특정 계파를 배제한다거나 하는 등의 불공정한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며, 더 나아가 "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취하지 않겠다. 오직 국가와 당의 미래를 위해 건설적인 논의와 토론에 집중하겠다"고 외치면서 친윤 대표주자로 1차 투표에서 당원들의 과반 이상의 표심 확보 전략을 세운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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