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H 기법으로 리얼리티의 극한(極限) 돌파
정체불명의 괴물이 뉴욕 맨해튼을 초토화하는 재앙의 현장을 극단적인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으로 생생하게 담아낸 영화 <클로버필드>는 영웅중심주의의 할리우드 몬스터 영화의 상투성에서 벗어난 독특한 형식의 블록버스터다.
과거 ‘센트럴파크’라 불리던 ‘US447’ 구역에서 발견된 사건명 ‘클로버필드’의 캠코더 영상이라는 설명과 함께 시작되는 이 영화는 평온하고 즐거운 파티가 상상을 초월하는 괴수의 등장으로 산산조각나자 주인공들이 도시 위에 기습적으로 닥친 파천황의 공포를 캠코더 영상에 담았다는 설정에서부터 도발적인 흥미를 돋구는 파격적인 스토리라인이다.
정체불명의 괴물이 뉴욕을 덮친 그 날, 바로 그 현장에 있었던 주인공들의 겪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듯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클로버필드>는 관객이 주인공들의 시점과 동일한 시점에서 압도적인 재앙의 현장 한복판에 있는 것 같은 유사의식(類似意識)에 빠질 만한 극단적인 영상 기법이 입혀져 종래와는 차원을 격한 극도의 리얼함과 생생함을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드라마 <로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J.J. 에이브람스가 <클로버필드>에서 처음 선보이는 E.H.H(Extreme Hand Held)기법은 충격적인 리얼리티의 극단을 추구하는 카메라 기법이다. ‘극단적 핸드헬드’ 기법은 기존의 ‘들고찍기’의 현장성을 극대화하는 촬영 방식.
마치 관객의 눈앞에서 거대한 자유의 여신상 머리가 떨어지고, 무시무시한 크기의 괴물의 괴력으로 브루클린 다리가 무너져 내리는 가공할 사건의 현장에 속절없이 내던져진 듯한 착시감에 빠져들게 하는 <클로버필드>의 순도 100%의 리얼리티 영상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을 넘어 스크린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데서 오는 전율적인 영상미학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