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H 기법으로 리얼리티의 극한(極限) 돌파

▲ 여느 파티에서나 볼 수 있는, 남자를 혹은 여자를 둘러싼 질투와 의혹의 시선은 도시 위로 파천황의 재앙이 닥치자, 사라진다
정체불명의 괴물이 뉴욕 맨해튼을 초토화하는 재앙의 현장을 극단적인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으로 생생하게 담아낸 영화 <클로버필드>는 영웅중심주의의 할리우드 몬스터 영화의 상투성에서 벗어난 독특한 형식의 블록버스터다.

과거 ‘센트럴파크’라 불리던 ‘US447’ 구역에서 발견된 사건명 ‘클로버필드’의 캠코더 영상이라는 설명과 함께 시작되는 이 영화는 평온하고 즐거운 파티가 상상을 초월하는 괴수의 등장으로 산산조각나자 주인공들이 도시 위에 기습적으로 닥친 파천황의 공포를 캠코더 영상에 담았다는 설정에서부터 도발적인 흥미를 돋구는 파격적인 스토리라인이다.

정체불명의 괴물이 뉴욕을 덮친 그 날, 바로 그 현장에 있었던 주인공들의 겪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듯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클로버필드>는 관객이 주인공들의 시점과 동일한 시점에서 압도적인 재앙의 현장 한복판에 있는 것 같은 유사의식(類似意識)에 빠질 만한 극단적인 영상 기법이 입혀져 종래와는 차원을 격한 극도의 리얼함과 생생함을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드라마 <로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J.J. 에이브람스가 <클로버필드>에서 처음 선보이는 E.H.H(Extreme Hand Held)기법은 충격적인 리얼리티의 극단을 추구하는 카메라 기법이다. ‘극단적 핸드헬드’ 기법은 기존의 ‘들고찍기’의 현장성을 극대화하는 촬영 방식.

▲ 미국의 상징이랄 수 있는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를 날려버리는 저 표현적인 돌파력을 보라!

마치 관객의 눈앞에서 거대한 자유의 여신상 머리가 떨어지고, 무시무시한 크기의 괴물의 괴력으로 브루클린 다리가 무너져 내리는 가공할 사건의 현장에 속절없이 내던져진 듯한 착시감에 빠져들게 하는 <클로버필드>의 순도 100%의 리얼리티 영상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을 넘어 스크린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데서 오는 전율적인 영상미학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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