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黑山島)에서

이른 새벽에 우리는 고속관광버스로 남양주시 마재의 다산유적지를 찾아 나섰습니다. 교사가 33명, 강의할 교수가 6명, 연구소 관계자자가 4명, 취재기자단을 합해 도합 53명의 이른바 ‘중고등교사 실학기행단’이 2박3일의 2천리가 넘는 대장정을 떠난 것입니다.

아침이지만 식을 줄 모르는 더위를 견디며, 차 한 대로는 감당하지 못해 12인승 소형차가 함께 출발했습니다.

다산의 유적지인 마재에서 수원의 화성을 거쳐 안산의 성호 이익선생의 유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유물관과 묘소를 살펴보고 예산의 추사 김정희선생의 고택과 묘소도 참배했습니다.

거기서 다시 일로 남행, 전북 부안의 반계 유형원선생의 유적지를 찾았습니다. 희대의 명저인 『반계수록』26권의 산실인 ‘반계서당’을 둘러보고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차에 올라 시원하게 뚫린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목포를 향해 달렸습니다.

주마간산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조선의 3대 실학자인 반계·성호·다산의 꿈과 희망이 서려있는 곳이자 그들의 불행한 일생이 서린 유적지와 유물을 살핀 셈이었습니다.

실학기행의 1차적 목표는 대체로 이룩한 셈이지만, 우리는 달리고 또 달려 밤이 늦어서야 목포에 도착하여 이름이 난 신안비치호텔에 여장을 풀고 저녁을 먹고 잠을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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