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의장 "마이크 꺼!"

여야는 12일 국회 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사회를 본 김원기 의장과 김덕규 국회부의장이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 도중 마이크 전원을 두 차례 끈 것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주고 받았다. 처음 소란은 두번째 질의자로 나선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이 국무위원들에게 거의 질의는 하지 않고 대정부 비판에 치중한 것이 발단이 됐다. 최 의원의 계속되는 거친 공세에 여당 의원들은 고함과 야유로 응수했고, 이에 김 의장을 대신해 사회를 보던 김 부의장은 "정리하겠다"며 잠시 마이크 전원을 껐다. 한나라당은 이병석 의원 등이 단상으로 나가 김 부의장에게 "국회의원이 얘기하는데 왜 마이크를 끄느냐. 내려오라"며 거칠게 항의했고, 양측이 옥신각신하는 사이 임종인 의원 등 우리당 의원들까지 가세해 분위기가 더욱 어수선해졌다. 마지막 질의자로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역시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집중 포화를 날린 이해찬 총리를 향해 다시 포문을 열었다. "상대방 존중하고 인정한다는 전제하 에서 상생이 있는 것이다. 상대방을 무시하고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상생을 포기한 총리에 대해서 (나는) 질의를 못하겠다." 정 의원은 이어 "총리는 사퇴해야 하고, 그 이유를 말하다"며 지금까지 자당 의원들이 쏟아냈던 이 총리 폄하 발언을 재탕했다. 정 의원이 대정부질문이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할 정도의 정치 발언을 계속하자, 열린우리당 의석에서는 야유와 고성이 쏟아졌다. 김원기 국회의장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정 의원을 부르며 발언을 제지했지만 정 의원은 발언을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김 의장은 마이크를 끄라고 지시했다. 김 의장이 정 의원을 질책하자, 이번에는 한나라당에서 발끈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왜 의원이 발언하는 데 마이크를 끄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 등도 의장석 앞으로 뛰어나갔다. 김 의장이 "들어가세요, 의장이 들어가라고 했을 때는 들어가라는 것이 국회법입니다"라고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남경필 부대표는 "총리가 막말을 할 때는 아무말 안하다가 왜 의원의 발언은 막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남 부대표등을 향해 "의장이 들어가라면 들어가야할 것 아냐"라고소리를 질다. 특히 김 의장이 "다 들어가라, 앞으로 누가 됐건 의장이 (본회의장) 질서를 유지하는데, 여기에 응하지 않으면 국회법에 따라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화를 냈지만, 오히려 남 부대표는 "단호한 조치를 하려면 해봐라, 의장이 정략적인 운영을…"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노현송 열린우리당 의원이 남 부대표를 향해 "어디다 버르장머리 없이…"라고 냅다 소리를 질렀고, "어떤 놈이야!"라는 고성과 함께 한나라당 의원들의 시선이 모두 노 의원을 향하면서 본회의장내에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여야의 거친 말싸움이 10여분간 계속된 뒤 남 의원은 결국 의원석으로 돌아갔고, 김 의장은 "앞으로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하고 단상의 마이크 전원을 켤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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