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본 핸드폰 소설 날개 돋힌 듯 팔려


미국 뉴욕타임즈 1월20일자 도쿄발 기사로 일본의 핸드폰 소설(cellophone novel)이 주류시장을 장악하게 됐다는 보도를 실었다.

이른바 핸드폰 소설은 환상적인 솜씨로 핸드폰의 자판을 두드리는 젊은 여성들, 이른바 엄지족들이 써올리는 이야기를 팬들이 조그만 핸드폰 화면에서 읽으며 소비하는 일본 소설을 말한다.

지난해 10여 개의 베스트셀러 소설 중 다섯이 처음에는 핸드폰으로 읽을 수 있는 러브 스토리였다. 모바일 소설 문체는 간결하며, 전통 소설의 구성과 캐릭터 발전이 거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대해 평론가들은 이들 문학적 수준이 낮은 소설들이 주류가 되면 일본 문학은 몰락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런 우려와 상관없이 핸드폰 소설은 지금 일본에서 문학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봤을 성공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린이라는 21살의 스타 소설가는 ‘만일 너라면 If You’이란 작품을 고등학교 재학중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6개월 동안 틈틈이 핸드폰에 썼고 그 이야기가 미래의 소설가 지망생을 위한 사이트에 오르면서 단박에 유명해진 인물.

핸드폰 소설 독자들이 린을 넘버원으로 선정한 후, 어린 시절에 만난 두 친구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그 이야기는 142 쪽의 하드커버로 출간됐다. 이 소설은 40만 부가 팔려나갔고,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핸드폰 소설이 유행되는 것에 관해 문화나 소설과는 무관한 모바일 회사들의 무제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데서 찾고 있다. 일본의 가장 큰 제공자 도코모는 2004년 중반부터 이 서비스를 실시해오고 있다.

또한 개인용 컴퓨터보다는 핸드폰 사용에 익숙한 세대가 성년기로 진입하고 있는 것도 핸드폰 소설이 붐을 타고 있는 까닭으로 제시된다. 이 세대는 핸드폰의 자판을 두드리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이며 25살 이상은 이해하기 힘든 각종 이모티콘과 악보 기호들을 이용한 통신에 익숙하다.

이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핸드폰 소설의 작가들이나 독자들은 이전에 여타 소설을 써봤거나 읽어본 적이 없다는 점에 대해 와세다 대학의 한 전문가는 핸드폰 소설의 작가나 독자들한테는 기존 소설을 향한 욕망 같은 것은 발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 독자들이 핸드폰 소설을 통해 어떤 감성을 원하고 체험하고 싶어하느냐 하는 문제가 과제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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