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 최용선 회장 구속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7일 300억원대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로 중견 건설업체 한신공영의 최용선(60)회장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회장은 2002년 11월 한신공영을 인수하면서 남광토건 이희헌 전 대표의 소개로 빌린 340억원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담보로 캐피탈로부터 340억원을 대출받아 이를 회사 인수비용으로 사용한 뒤, 같은 해인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시행사에 제공하는 대여금 명목으로 한신공영 회사자금을 빼돌려 회사인수를 위해 빌린 돈을 갚는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사 인수합병(M&A) - 한신공영, 남광토건 단 세 사람의 치밀한 작전으로 중견 상장건설업체인 남광토건과 한신공영을 남의 돈으로 인수한 뒤 회삿돈으로 불법으로 빼내 이를 충당하는 사기극이 결국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두 회사는 모두 창립된 지 50년이 넘은 데다 외환위기 때 각각 워크아웃과 법 정관리 등의 시련을 겪었고 수백억 원대 돈뭉치를 들고 온 '전주'에게 인수ㆍ합병(M&A)되었다는 점에서 처지가 비슷하다. 게다가 최근 두 회사의 대표가 잇달아 횡령 혐의로 구속되었으며 이 두 회사 M&A 뒤에는 동일한 물주이자 브레인이 있었다. 남광토건과 한신공영은 대한건설협회가 공개한 작년 국내 건설공사 수주실적에서 3천164억원과 5천121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42위와 28위에 자리한 중견 건설업체다. 창립 50년 이상된 두 업체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여파로 각각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의 시련을 겪었다가 수백억대 돈뭉치를 들고 온 `물주'에게 인수ㆍ합병되는 등 비슷한 절차를 겪었다. 50년 설립된 한신공영은 98년 6월부터 법정관리를 받아오다 재작년 11월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최용선 (구속)씨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에 인수됐고 47년 설립된 남광토건은 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2002년 4월 졸업한 뒤 작년 7월 이희헌(구속)씨를 중심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2개 기업이 각각 최씨와 이씨에게 인수되는 과정도 `브레인'이자 `물주' 역할을 한 B사 대표 김모씨가 깊이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신의 최씨는 회사인수 당시 김씨로부터 빌린 340억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담보삼아 L캐피탈로부터 340억원을 대출받은 뒤 회사인수비용에 충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더해 최씨가 인수과정에서 빚진 340억원을 해결키 위해 회삿돈 300억원을 영업 대여금으로 가장해 빼돌린 것으로 조사된 시행사도 김씨가 운영하는 T사였다. 남광의 이씨도 약정한 전체 인수자금 438억원 중 300억원이 모자라자 인수한 남광토건 자금으로 만든 300억원 상당 CD를 모 은행에 보호예수한 뒤 300억 짜리 CD를 불법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또 이 CD를 담보로 L캐피탈로부터 300억원을 대출받아 인수자금 잔금으로 결제한 뒤 남광토건 시행사인 S사와 A사 등에 제공하는 영업보증금 명목으로 빚(300억원)을 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최씨는 자신이 한신 인수에 투입한 자금 450억원중 340억원을 한신공영 자금으로 해결했고, 이씨는 438억원 중 300억원을 역시 인수기업인 남광의 자금으로 간단히 해결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건은 결과적으로 인수자의 자금보다 인수대상의 돈이 더 들어간 `무자본 M&A'의 사례"라며 "건전한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건설업 CEO 수난시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CEO가 검찰에 구속된 중견 건설사 만해도 한신공영을 비롯, 6개사에 이르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중앙지검 금융조사부에 의해 구속된 한신공영 최용선(60) 회장은 법정관리중 회사를 인수해 정상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아 왔으나 이번 구속으로 빛이 바랬다. 한신공영은 회장의 구속으로 새로운 CEO 선임이 불가피해졌다. 남광토건도 지난달 이희헌 대표 구속으로 이동철(45) 토목사업본 부장(상무)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 올초 ㈜한양을 인수 해 중앙 건설업계에 두각을 나타낸 보성건설 이기승(54) 사장도 ‘굴비상자 뇌물’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에 앞서 올초에는 ㈜부영의 이중근(65)회장이 구속됐고, 6월에 는 시공능력평가액 33위인 대아그룹 성완종 회장이 구속됐다. 대아그룹은 이후 경남기업과 합병, 9월들어 사명을 경남기업으로 바꿨다.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경영자가 바뀐 회사도 적지 않다. 롯데건설은 지난 9월 최장수 CEO였던 임승남(66) 전 사장을 물러나 게 하고 이창배(57) 부사장을 지난달 1일자로 신임 사장에 임명 했다. 공격적인 영업을 폈던 임 전사장과 달리, 이 사장은 관리형 CEO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한편 임 전사장은 우림건설 회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세광종합건설도 최근 건영의 임원을 역임한 임승빈(52) 전 미래 건설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현재 법정관리중인 건영도 지난달 권구민(58) 관리인이 새로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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