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 "통일부 존치 위해 공청회와 협의"

대통합민주신당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 가운데 통일부 폐지는 절대 안된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어 통일부 통폐합 여부가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통과를 좌우할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효석 신당 원내대표는 16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일부 폐지는 인수위의 무지에서 나온 것으로 통일부 존치를 위해 공청회와 협의를 계속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반대하는 것 같은 뉘앙스로 들릴까봐 오늘 이 자리를 만든 것”이라면서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하는 것에 동의한다. 정부 부처의 기능을 재편하고 슬림화하고 다운 사이즈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고 방향은 잘 잡아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나 통일부를 외교통상부와 합치는 방안에 대해서는 “무척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라며 “정부 부처가 기능과 효율도 중요하지만 상징성도 중요하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부처개편안 처리를 위한) 협상용 카드로 막판에 폐지된 것으로 들리는데 만약 사실이라면 그것은 철학에 문제가 있다”며 “통일부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인수위의 조직개편안에 대해 세 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가장 먼저 “통일부가 폐지되는 것은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라고 말하고 얼마 전 이명박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이 부분을 지적했는데 정부부처는 기능과 효율도 중요하지만 상징성의 의미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와 같은 분단국가에서 헌법에 규정된 통일문제를 다룰 통일부처를 폐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협상용 카드로 막판에 폐지된 것을 살린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는데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철학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정부 부처를 거래용으로 폐지하고 살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철학에 문제가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통일부에 대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반드시 살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지식경제 국가건설 관점에서 볼 때 미래 핵심 부처들이 폐지가 되는데 과연 폐지했을때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우리는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지속적인 문제를 제기할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균등한 기회확대를 위해 교육이 기회의 원천이라고 본다. 정부부처 개편과정에서 교육이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명칭, 기능조정에 대해 객관적 검토를 해 나갈 것”이라고 인수위를 압박했다.

따라서 김 원내대표는 “여야가 정부조직개편에 대해 지혜를 모을 때이다. 국익을 위해, 미래를 위해 창조적으로 여야가 함께 논의했으면 좋겠다”며 “필요하다면 인수위와 토론할 수 있다”면서 “이번주 공청회와 다음주 토론회가 잡혀있고 이를 통해 우리 입장을 차분히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이 같은 강경 기류 기저에는 현 시점이 북 핵 폐기 협상의 기로로, 한반도 정세가 어느 때보다 중대한 국면에서 안정관리를 위해 통일부의 존재 필요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학기술부와 여성부 폐지 등에 대해서도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 통일부 통폐합은 업무중복 일원화

이와 관련해 인수위 부위원장인 김형오 의원은 17일 오전 간사회의에서 “통일부의 경우 외교통상부와 통합이 됐는데 통일정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업무중복의 일원화를 위한 것이므로 각별한 협조를 당부한다”며 “통일부는 폐지된 것이 아니라 통합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일부 언론이 '통일부 폐지'라고 하는데 이번에 폐지된 부처는 국정홍보처 한 기관뿐”이라면서 “나머지 기관은 기능이 통합돼 명칭이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통일부를 폐지로 받아들인다면 환경부와 노동부, 국방부, 법무부 외에 이름이 그대로 살아있는 부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의 논리에 따르면 국정홍보처 역시 해외홍보 기능이 문화부로 흡수 이관 통합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폐지되는 기획예산처 역시 기획재정부로 확대 재탄생하는 격이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이 통일부 통폐합에 대해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자 이명박 당선인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를 만나 통일외교부로 개편하는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 당선인은 또 민주노동당 심상정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정부조직 개편안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통일부 통폐합과 관련해 원안대로 통과시키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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