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남북 모두 상황 악화 멈추고 대화 나서라”…이종섭 “남북 합의, 북한은 준수 안 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4선언 15주년을 기념해 올린 페이스북 글(좌), 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종섭 국방부장관(우), ⓒ문재인 페이스북(좌), 시사포커스TV(우)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4선언 15주년을 기념해 올린 페이스북 글(좌), 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종섭 국방부장관(우), ⓒ문재인 페이스북(좌), 시사포커스TV(우)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북한이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안 위반사항인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늘은 10·4 남북공동선언 15주년”이라며 “남북한 모두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멈추고 대화 모색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이 육로로 금단의 선을 넘으며 북녘땅을 밟았던 그날의 감격을 기억한다. 한반도 평화와 상생 번영의 길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지금 또다시 한반도 상황이 매우 불안하지만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며 “주변 강대국에 의존하며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국익과 평화의 가치를 우선하여 남북관계를 복원해 나가야 한다. 10·4 공동선언의 정신을 되살려 공존 공생과 평화번영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이날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의식한 듯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모라토리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는데, 한편 같은 날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은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는데 우리만 준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이 장관은 문 전 대통령 시절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를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많은 부분 공감한다”며 지난 2020년 6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꼬집어 “9·19 남북군사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힌 뒤 “북한의 도발 강도를 봐가며 ‘9·19 군사합의’의 효용성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폐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울러 이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선 “한반도 안보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전술핵 선제 사용을 공식화한 ‘핵 무력 정책’을 법제화하는 등 한반도를 비롯한 역내 안보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한미 국방당국간 정책협의를 강화해 동맹 발전의 추동력을 유지하고 연합방위태세를 더 굳건히 하고 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힘에 의한 평화, 억제를 통한 평화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혀 문 전 대통령의 대북접근법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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