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 '문 때리기' 가세
권성동 "무례 운운은 봉건시대 왕의 언어"
김기현 "으레 범인이 목소리 높이기 마련"
차기 당권 경쟁 상대에 견제구 놓는 김기현
"유승민은 당 분열, 안철수는 스타일리스트"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국민의힘 차기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기현 의원과 권성동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국민의힘 차기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기현 의원과 권성동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최근 서면 조사 요청을 하여 문 전 대통령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문 전 대통령을 향해 "봉건시대 왕의 언어", "제왕 놀음"이라고 비난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권성동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에 '무례한 짓'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과 관련해 "'무례'라는 말 한마디를 보니 지난 10년 문 전 대통령이 어떤 마음으로 정치를 했는지 알 수 있다:며 "국가기관의 질문 앞에 무례를 운운했다는 것은 민주사회의 대통령이 아닌 봉건시대 왕의 언어인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권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감히 무례하다고 하셨느냐"고 쏘아 붙이면서 "목함지뢰로 다리가 잘린 군인에게 '짜장면 먹고 싶냐'고 물었던 것이 바로 무례다.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세월호 희생자를 향해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방명록을 쓴 것 역시 무례다"고 반격을 가했다.

더욱이 그는 "대한민국의 정당한 법치를 무례라고 무시하면서, 북한의 저열한 무례 앞에서는 얼마나 비굴했느냐.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못 부르는 수치, 국민 혈세로 지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될 때 치욕을 기억하느냐"고 맹폭하면서 "북한으로부터 삶은 소대가리, 특등 머저리, 저능아 등등 온갖 능욕을 당하면서도, 종전선언이라는 종이 쪼가리 한 장을 적선 받으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인질로 삼았는데, 평양을 향해 보여준 그 비굴함은 '삼궤구고두례'를 방불케 했다"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온 국민이 주적 북한에 분노할 때,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침묵하고 고개를 숙였는데, 이것이야말로 대통령이 국민에게 범할 수 있는 최악의, 최대의 무례"라면서 "만인 위에 군림하듯 왕의 허세를 부려봤자 소용없다. 전 국민을 상대로 무례했던 지도자는 더더욱 엄정하게 심판받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더 나아가 권 의원은 "대통령이 초법적 존재라고 생각하시느냐. 민주당은 치외법권 지대인 것이냐.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평화의 댐 관련하여 서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지금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은 '독재'라고 비난했던 과거 정권보다 권위주의에 찌들어 있는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법치의 준엄함 앞에는 어떠한 예외도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한편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 중 하나인 김기현 의원도 이에 질세라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의 '무례한 짓'이라는 반응에 대해 "으레 범인이 목소리를 높이기 마련인데, 발끈하시는 걸 보니 두려우신가 보다"며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고 그 시신이 불에 타 훼손되는 걸 방치한 것으로 보이는 대통령의 무책임함에 그날의 진실을 따져보자는데 '대국민 선전포고이자 정치보복'이라니,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여전히 이 나라의 제왕이라 생각하나 보다"고 비꼬며 '문 전 대통령 때리기'에 앞장섰다.

특히 김 의원은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을 바로 소환하지 않고 예우를 갖춰 서면 조사에 응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무례하다느니 불쾌하다느니 하며 발끈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향한 무례한 언사가 아닐 수 없다"며 "제왕 같은 통치의 영역은 진작에 없어졌는데, 문 전 대통령과 그 가신들은 여전히 착각 속에 빠져 '제왕 놀음'에 빠져 있으니 그저 한심할 따름"이라고 저격했다.

이어 그는 "과거 노태우 정권 당시 전임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국회에 출석한 바 있다. 김영삼 정권 때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웠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받았다"면서 "역대 어느 대통령에 비하더라도 '도덕적 우월성'이 전혀 없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들먹이며 여전히 법 위에 군림하고 있는 듯한 허세를 부릴 입장이 못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월성원전 불법 폐쇄, 적폐몰이 정적(政敵) 숙청을 비롯해 법적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견되는 사건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국민에게서 위임 받은 권력으로 5년 동안 온갖 분탕질로 나라를 망쳐 놨으면 그에 맞는 정치적·사법적 책임을 지시는 게 온당하지 않겠느냐"면서 "(문 전 대통령은) 어떤 방식이든 국민 생명을 지키는 데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국민적 물음에 문 전 대통령은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감사원의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을 놓고 당권주자의 경쟁도 점점 가열되는 분위기가 엿보이기도 했는데, 실제로 이날 김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경쟁 상대인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에 대해 "다 훌륭한 분들이시지만 당의 위기 국면, 윤석열 대통령 정부 임기 초반 국면,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이 국면에 있어 당 리더십을 세우는 데 있어서는 아무래도 다른 측면들을 더 고려해야 될 상황 아닌가"라면서 견제구를 놨다.

더욱이 김 의원은 유 전 의원을 겨냥해 "당내 갈등과 분열을 계속 일으키면 통합을 통해서 당을 총선 승리로 이끌고 윤 정부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데 여러 가지 부족할 것"이라고 꼬집었으며, 안 의원을 향해서는 "지금 감사원 관련해서 문 전 대통령 문제, MBC 보도 관련한 조작 논란 등 야당과 논쟁을 벌이고 있는 이런 국면일땐 적어도 당을 대표하겠다 하는 사람이라면 당의 입장을 강력하게 얘기하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전선에 나서야 되는데, 그 전선에서 싹 빠져서 자기 이미지 관리만 하는, 스타일리스트처럼 보이는 것도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대립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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