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비용 최소화‧신속 추진 가능 유상증자…스토킹호스 방식 11월 본계약
한화, 계열사와 시너지 극대화 기대…토탈방산‧그린에너지 글로벌 메이저로
노조, "우리 빼고? 밀실‧특혜 매각, 물리력 동원 전면 투쟁 불사" 주장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업은행과 한화그룹이 2조 원 규모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MOU를 체결했다. 최종 투자자 결정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경쟁입찰 절차를 거쳐 최종선정 된다. 한화는 이번 인수 추진으로 토탈방산·그린에너지 분야 글로벌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이번 MOU를 두고 밀실·특혜 매각이라 규정하고 물리력을 동원한 전면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강희석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 기자간담회에 나서 설명하고 있다. ⓒ산업은행
강희석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 기자간담회에 나서 설명하고 있다. ⓒ산업은행

■산은, 사회·경제적 비용 최소화 및 신속 추진 가능한 인수 방식 추진 

26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근본적 정상화를 위해 대우조선해양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를 개시했고 한화그룹과 2조 원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 계열과 M&A거래를 추진했지만 EU에서 기업결합을 승인을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산은은 투자 유치를 위한 여러방안 중 현재 상태에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추진이 가능한 신주 인수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화그룹이 2조 원을 투입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대우조선 지분은 49.3%를 확보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산은은 대우조선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채권단과 함께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산은은 한화그룹과의 MOU체결이 끝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화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최종 결정이 바뀔 수 있는 스토킹 호스 절차에 따라 경쟁입찰을 진행한다. 산은은 대우조선 경쟁력 제고 및 시너지 효과 창출 국내 기업의 많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에 따르면 이번 MOU 체결 이후 다음달 17일까지 입찰의향서를 접수 받는다. 최대 6주간 한화를 포함 향후 입찰 참여자들의 상세실사를 실시한다. 최종 투자자 선정 후 본계약을 체결하는데 한화는 우선협상자로 투자우선권 행사가 가능하다. 최종적으로 기업결헙, 방산승인 등 거래 관련 국내외 인허가 취득 후 유상증자 실시 후 거래를 종결하는 과정을 겨친다.

한화그룹은 6개 방산·에너지 계열사가 참여해 2조 원 규모를 투자해 신주 인수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 한화는 이를 통해 토탈방산·친환경 에너지 분야 글로벌 메이저 기업 도약을 목표로하고 있다.  / ⓒ한화그룹
한화그룹은 6개 방산·에너지 계열사가 참여해 2조 원 규모를 투자해 신주 인수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 한화는 이를 통해 토탈방산·친환경 에너지 분야 글로벌 메이저 기업 도약을 목표로하고 있다.  / ⓒ한화그룹

■한화그룹, 인수 시너지 극대화로 육해공방산·친환경 에너지 분야 글로벌 메이저 기업 도약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두고 그룹 핵심역량을 글로벌 톱-티어인 대우조선의 설계∙생산 능력과 결합해 회사의 조기 흑자전환은 물론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글로벌 메이저'로 성장하겠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 원, 한화시스템 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4000억 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 1000억 원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특히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한화 입장에서 조선산업 진출과 함께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본계약 체결 시기 전후로 한화디펜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합병되고 대우조선해양이 합쳐져 지상·방산은 물론 우주까지 육해공 방산 시스템을 갖추고 MRO(유지보수)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방산판매 네트워크를 공유해 대우조선 주력 방산제품인 3000톤 급 잠수함 및 전투함 등 판매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자율운항, 한화디펜스 에너지저장장치 등 미래방산기술을 민간상선에 적용하는 등 친환경 선박 수요급증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 이슈로 인해 전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고 있는 이시기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화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LNG분야에서 대우조선과 시너지 극대화를 꾀한다. LNG 수입후 발전 사업은 한화가 갖추고 있지만 대우조선 인수로 LNG해상 생산기술과 LNG운반선, 연안에서 재기화 설비까지 전 영역으로 사업 확대가 가능해진다.

한화는 에너지 밸류체인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 및 발전사업과 한화 임팩트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의 암모니아 사업과 대우조선 운송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이 가능해진다. 이외에도 대우조선의 해상풍력설치선을 활용해 한화솔루션(미국, EU), 한화건설(한국)이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한화그룹은 이번 투자와 관련 친환경 선박 신규수요, 선박 발주 증가에 따라 조선업이 2000년대 중반 이후 다시 빅사이클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대우조선의 경우도 향후 4년여간 약 41조 원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 등으로 수익성 개선도 전망되며 여기에 한화 그룹 해상풍력, 친환경에너지 운송 시장 확대 등 신사업 추가로 조기에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화그룹은 국가 기간산업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로 인수에 나섰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익 창출 수단을 넘어 투자와 일자리, 지역사회 상생, 뿌리산업과 노조와 지속 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그룹의 사업 시너지 극대화 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 대한 투자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사업보국 정신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자신들이 빠진 결정을 특혜·밀실 매각이라 규정하고 모든 물리력 동원을 불사하는 전명투쟁을 선언했다. 지난 7월 대우조선 남문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4천여 명이 모여 결의대회를 하는 모습. 시위 맨 앞줄에는 박석운 전국민중행동·택배노동자과로사 대책위·한국진보연대 대표를 비롯한 주요인사들이 모습을 보였다. ⓒ민주노총
노조는 자신들이 빠진 결정을 특혜·밀실 매각이라 규정하고 모든 물리력 동원을 불사하는 전명투쟁을 선언했다. 지난 7월 대우조선 남문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4천여 명이 모여 결의대회를 하는 모습. 시위 맨 앞줄에는 박석운 전국민중행동·택배노동자과로사 대책위·한국진보연대 대표를 비롯한 주요인사들이 모습을 보였다. ⓒ민주노총

■노조, "우리 빼고 추진한 밀실·특혜 매각, 모든 물리력 동원 전면 투쟁 불사"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이하 노조)는 "노조 참여없는 일방 밀실·특혜 매각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 기간산업·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노조와 사전 논의을 거쳐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혀왔지만 이번 결정은 노조와 한번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분노하고 윤석열 정부를 친재벌 정부로 규정했다.

노조는 "대우조선 매각은 재무적 측면만 생각하면 아주 위험한 방식"이라며 "충분한 논의와 토론속에서 조선산업 발전 전망을 만들고 이를 통해 전후방사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고 조선 기자재 업체까지 사는 방안을 마련해 조선산업 발전전망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지난 20년 동안 산업은행이 수차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노조를 철저히 매제하고 매각을 진행했기 때문"이라며 "산업은행이 일방으로 밀실·특혜매각을 진행한다면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물리력을 동원하여 전면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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