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극장이냐, 대안교육 공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일산 문화센터 건립 논란 수요자 거부에 봉착한 고양시의 고뇌 고양시장은 시장으로 부임되기 전부터 추진된 일산문화센터 설계 내용의 반대에 봉착해 꿈의 오페라극장 건립을 전면 재검토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앞서 고양시장이 밝힌 바와 같이 무리한 설계변경, 무조건적인 공사작업의 휴지엔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는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일산 문화센터 공사 제동 걸려 국내 굴지의 문화공연장인 '예술의 전당'에 버금가는 국내 두 번째 규모의 꿈의 오페라 극장 건립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봉착했다. 2005년 완공을 목표로 일산의 최고 요지인 정발산 정면에 1천68억원의 예산에, 전체 부지면적 1만6천407평 규모로 건설되는 일산문화센터. 일산문화센터는 작년 9월 일산구 마두동 8161만 6천4여 평에 2005년 말 완공예정으로 착공됐으며 오페라극장(2천석), 콘서트홀(1천500석), 실험극장, 야외공연장, 도서관, 각종 체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공사 중에 있다. 현재는 약 7% 가량의 기초공사가 진행된 상태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4월 일산에 거주하는 문화예술인 100여명이 모여 '고양시를 지역주민과 이웃이 함께하는 문화도시로 건립하자'는 기치 아래 창립된 고생모(고양시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모임)는 그 첫 사업으로 바로 이 일산문화센터의 규모조정 및 기능 합리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본 논란의 핵심은 과연 건물의 용도가 오페라극장이냐, 대안교육의 현장 혹은 시민문화센터냐? 하는 시설성격의 문제로, 일산문화센터 건립계획의 재면 재수정논란이 '고생모'를 중심으로 일고있다. 고생모의 주장은 '일산문화센터내 포함된 오페라하우스는 특수층의 전유물이 될 것이고 콘서트홀은 일부 방송사의 연예프로 제작장, 10대 아이돌가수의 공연장이 될 게 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문화센터 세부시설 설계를 변경하여, 주민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소문화센터, 혹은 일산 인구 80만이라는 대도시에 대학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바탕해 대안교육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고생모 운동의 선봉에 선 여균동 감독의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임하고 바로 커다란 짐을 떠맡아, 보다 넓은 시민 층의 의견을 수용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의 대책마련에 고심중인, 진정한 문화시 고양을 건설을 위하는 강현석 신임 고양시장을 만나 시의 입장과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신임 고양시장(市長)에 주어진 무거운 짐 처음 고양시 시장에 부임하여 일산문화센터 건립사업 명제를 접했을 땐 대규모 문화시설을 만들면 가장 좋아할 사람들은 바로 문화예술인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문화인들의 반대를 접하게 되면서 혼란을 경험하게 되었다. 사실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인 고생모가 타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추진해가고는 있지만 고양시내 여타 시민단체들은 아직까지 커다란 반대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지역의 문화건물에 대해 기획초기 단계부터 '어떠한 길이 가장 좋은 길인지, 어떻게 만들어가겠다.' 하는 것들에 있어 수요자인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접근이 미비했던 것 같다. 사실 최근에 시장으로 부임된 입장에선, 부임 전 일어난 무조건적인 부지선정과 지금까지의 추진작업들에 있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여론에 기대고 있었으리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두 번째 규모, 꿈의 오페라극장 건립추진 위기 처음에는 예술의 전당에 버금가는 국내 두 번째 규모의 오페라 극장으로 설계된 일산문화센터를 '베를린 필 교향악단 및 세계 최고의 오페라단, 조수미 같은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공연을 희망하며 앞다투어 공연대관을 요청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일산의 경우 주변에 대도시들 등 좋은 여러 문화시설과 관광자원이 있기 때문에 내노라 할만한 우수 문화시설 유치에 따른 국내 및 국제적인 관광객을 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현재 문화센터 건립작업에 주어진 예산은 10068억이다. 전문가들은 이 돈으로는 내 생각만큼의 멋진 공연장, 예를 들어 호주 오페라하우스 규모의 건물을 상상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또한 심각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무진들은 오페라 극장 건립에 찬성하는 쪽이다. 또 사실 말씀하신 데로 시의 시장이 사업을 강행한다면 얼마든지 건립이 강행할 수 있는 사안이다. 시장으로써도 이러한 시설을 건설하게 되면 결국은 역사에 이름이 남는 내 업적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높은 문화수준을 자랑한다는 고양, 일산 문화시민들일지라 하더라도 오페라공연에 대해서는 '도대체 무슨 소리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므로, 오페라 공연장 건립에 회의적인 시각이라는 시민의견을 충분히 인정한다. 설계구조 변경의 난점 그런데 문제는 '고생모' 등 일산문화센터 오페라하우스 건립백지화 측의 입장을 충분히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진행중인 공사를 당장 그만둔다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설계구조를 변경하려해도 이미 설계는 다 완성되어 진행중인 상태다. 여러 건물로 이어져 구성된 일산문화센터 중 한 부분인 오페라 공연장만을 딱 잘라내는 일도 쉽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건물 모양새가 흉하게 되는 커다란 난점들을 만나게 된다. 공사가 중단되는 휴지기 동안 날아가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일산문화센터 옆에는 올해 12월 말 완공을 목표로, 천5백석의 콘서트홀인 덕양문화센터가 건립 중이다. 이 덕양문화센터의 경우도 다목적 홀보다는 천 오백석 규모의 콘서트 홀로 만들자는 의견에 콘서트 홀에 맞게끔 모든 시설과 체계를 변경하는 작업에 예산 외에 60억이 초과된다는 견적이 나온 바 있다. 그 무엇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공연 장르를 변경한다고 해도 '과연 공연 및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다. 덕양문화센터의 경우 다른 공연장들이 공사에 들어가기 최소 1년 전에 운영계획을 완비하는 것과 달리, 아직까지 공연계획이나 섭외가 전무하여 완공돼도 건물을 놀릴 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달에 10억원 가량 소요될 운영비를 조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는 각 지방자치별로 거대 규모의 적자를 낳고 있어 심각한 골칫거리가 되어버린 월드컵 경기장과 같은 경우다. 이에 시는 작년부터 전문가들을 만나 일산문화센터를 흑자로 운영할 수 있는, 운영주체가 될 기업체들을 모색 중이다. 고양시, '고생모'와의 만남, 변화와 수용의 열린 자세 고양시는 지난 4월 27일 즉각 건립중단을 요구하는 '고생모' 및 건축전문가들과 , 지역단체장들이 참여하여 설계변경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전반적인 대안을 들어본 토론회를 개최했다. 결과적으로 시는 현재 주민들의 반대여론을 감안해 공연장르를 달리해보는 방안도 고려 중에 있다. 일단 현재는 가장 기본적인 기초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사는 몇 달간 지속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현석 고양시장은 "일산문화센터의 건립은 어디까지나 외부기관의 타당성 조사와 전문가의견을 들어 진행될 것이다. 또한 차선책으로 오페라극장과 콘서트홀의 운영은 공무원이 아닌 전문가집단에게 위임하여 수익모델을 모색하는 등 일산문화센터 건립이 고양시가 진정한 문화도시로 성장해 가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고심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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