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내 국가박물관 특별전에서 한국의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연표에서 삭제하여 게시한 연표게시물을 철거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항의에 대해 중국측이 우리측에 철거입장을 전해 와 알려진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국가박물관으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 동방길금-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 게시된 문제의 한국사 연표를 철거한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공지했다.

      중국의 특별전 동방길금-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이 남긴 것

국립중앙박물관은 그간 2차에 걸친 한국사 연표 문제에 대한 항의 서한을 중국 국가박물관에 보냈고, 그 결과 15일 오후에 중국측으로부터 한국사 연표 전체를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으며, 오늘 중으로 철거하겠다는 담당자의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교부도 15일 관련된 문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우리 박물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외교경로를 통해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외교부는 역사 문제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우리 정부는 명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해 단호하게 대응해 오고 있다고 했으나, 이는 한국 외교부가 늘 해오던 상투적인 답변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 외교부도 학술 영역에서 전문적 토론과 소통을 할 수 있다. 전시 담당끼리 우호적 협의를 통해 해결하길 바란다.”고 얼버무렸다.

이번 사태가 양쪽 정부가 나서서 변명을 할 정도로 커진 것은 평소의 애매모호하고 소신없는 한국 정부당국과 학계의 역사관에 기인한 것이다. 사태의 발단은 2022913일자 중앙일보 특파원 기사에서 비롯되었다. 솔직히 국립중앙박물관은 신문보도가 있기 전까지 지난 726일부터 중국 국가박물관이 관련내용을 전시하였음에도 한번도 점검하거나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되었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고조선 건국연대의 생략과 과대포장된 한사군(漢四郡) 강역이다. 중앙일보의 첫 보도에 따라 고구려와 발해의 연표 삭제에 집중하다보니 한국사 전반을 따지는데 소홀하였다. 앞선 필자의 칼럼에서 한사군과 원삼국시대를 소개했지만 이 문제를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국가박물관의 "고조선 : ?~기원전 108년"의 숨겨진 의미

먼저, 우리 박물관이 고조선 건국을 B.C.2333년으로 표기하여 제출하였으나 중국측이 고조선 건국연대를 물음표(?)로 처리한 점이다. <고조선 : ?~기원전 108년>이라고 적고 있다. 이는 중국측이 단군의 고조선을 부정하려는 의도를 여과없이 노출한 것이다. 중국은 이제까지 자국역사보다 앞서는 단군을 언급한 적이 없다. 그들이 말하는 조선은 기자조선이나 위만조선이다. 중국측이 박물관에 표기한 고조선은 단군의 고조선이 아니라 기자와 위만의 고조선을 가리키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중국측의 간계에 속아서는 안 된다. 중국측의 간계에 속아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지켜야할 분이 단군이다. 단군의 고조선이 아니면 우리의 고조선을 지킬 수가 없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것은 고조선 건국연대의 물음표(?)이다. 이는 중국측의 견해일뿐만 아니라, 한국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를 반영한 말이다. 만약 한국학자들이 평소에 고조선의 건국연대를 B.C.2333년이라고 적어 왔다면 중국측이 저렇게 우리를 깔보며 장난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 역사학자 중에 고조선 건국연대를 B.C.2333년이라고 자신있게 주장할 학자가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그 대답은 없다이다. 고조선에 관한 한 중국학자=한국학자일 뿐이다. 중국을 나쁘다고 원망할 필요가 없다. 한국학자들에게도 냉대받는 고조선 건국연대 B.C.2333년을 중국학자들이 구태어 표기해줄 의무는 없는 것이다. 한국의 명문대학 교수들은 고조선의 존재시기를 대개 기원전 7~8세기 또는 작게는 기원전 4세기경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따라서 고조선 건국연대 <?>는 한국정부와 한국 역사학계에게 묻는 준엄한 물음표인 것이다. 그나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B.C.2333년을 표기하여 중국측에 건낸 것이 천만 다행이지만, 한국역사학자들의 대부분은 여전히 고조선의 건국연대는 물음표(?)가 정답인 것이다. 물음표(?)의 원인제공자는 한국의 역사학자들이다.

    누가 고조선의 건국연대를 물음표(?)로 만들었나?

자기 나라의 건국연대를 물음표(?)로 남겨놓고 역사학자라 자칭하는 한국학자들에게 무어라 할 말이 없다. 해방 80년이 다되도록 자기 역사 지우기에 몰입해온 한국의 역사학자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단지 국적이 어디냐?’고 되묻고 싶을 뿐이다.

첨언하면, 중국학계는 2000119일 공식적으로 하상주 연표를 발표하였고, 이는 중국학계의 통일된 연대표이다. 중국학자들을 욕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중국학자들은 자기역사를 누구보다 사랑하므로 하상주 연대를 확정할 수 있었다. 우리 학계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나라의 건국 : 기원전 2070

()나라의 건국 : 기원전 1600

()나라의 반경 천도 : 기원전 1300

()나라의 건국 : 기원전 1046

다음은 고조선의 멸망연대 기원전 108은 사실에 부합한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원전 108년은 중국이 좋아하는 한사군에 기원한 것이다. 유철(한무제)이 위만조선을 멸망시킨 해가 기원전 108년이다. 그래서 중국측은 자신들의 조선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고조선은 기원전 108년에 망했다고 주장하고, 한사군을 강조한다. 이번에 중국측이 언급한 한사군 설명에 의하면, 한사군의 범위는 한반도 북부와 중부에 낙랑(樂浪현도(玄菟진번(眞番임둔(臨屯) 네 개 군을 설치했다는 것이고, 한사군 설립 이후 한반도 남부는 한사군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중국측의 논리는 식민사학과 한국학자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논리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우리 교과서를 차용했으니 우리가 누구를 원망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과연 위만조선의 멸망이 단군 고조선의 멸망인가? 아니다. 위만조선은 단군고조선의 변방에 위치한  소국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기원전 108년은 단군 고조선의 멸망일수가 없다. 한국의 교과서들도 기원전 108년을 고조선멸망으로 기록하고 있다. 한국 학자들은 건국연대도 모른다면서 멸망연대는 기원전 108년이라고 외치고 있다.

    고조선위 멸망연대는 기원전 108년이 아니다.

따라서 고조선은 기원전 108년에 망한 것이 아니다. 단군 고조선의 종통성은 북부여로 계승되었다는 것을 광개토태왕릉비를 통해 인식할 수 있다. 기원전 108년은 단지 위만조선의 멸망일뿐이다. 정확히 말하면 위만조선이 아니라 위만정권일 뿐이다. 위만은 한국사의 정통 정권이 아니고, 변방의 정권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고대사에서 더 이상 위만정권을 고조선으로 착각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고조선은 오로지 단군의 고조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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