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호 비대위, 2주 시간 벌었지만 이준석 선제공격에 당황 기색 역력
제명 시나리오 이슈화로 도리어 윤핵관들에 대응 사격하며 정면돌파 시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법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당헌당규 개정의 합법성 여부를 묻는 3차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하는 4차 가처분 신청의 심문과 병합하여 진행하겠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은 '가처분의 늪'에서 약 2주간의 시간을 벌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가 가처분 결정 전에 당 윤리위원회가 추가 징계를 통해 자신을 제명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준석 제명 시나리오' 카드로 선제 공격에 나서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다.

◆ 이준석 선제공격, '제명 시나리오'로 정면돌파 포석 깔아

이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제 패턴이 노출됐다. 이번에 또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을 가신다고 하는데, 그 사이에 아마 또 뭔가를 꾸미고 있지 않을까 싶다. (윤핵관들은) 어떻게든 빌미를 만들어서 '이준석 제명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갈 것 같다"고 주장하여 조만간 윤리위가 추가 징계를 통해 '이준석 제명'을 시도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나섰다.

실제로 당 윤리위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이 전 대표의 '양두구육' 표현 등의 언행을 문제 삼으며 추가 징계에 나설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추가 징계 절차 개시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감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윤리위의 추가 징계 논의 일정이 예고된 28일이 아닌 윤 대통령의 순방기간으로 앞당겨질 것이며, 결론도 '이준석 제명'으로 내려 자신이 법원에 제기해 놓은 '가처분 신청'을 모두 무력화 시키려는 움직임을 윤핵관들이 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를 공공연히 이슈화하는 이 전 대표가 도리어 윤핵관들을 향해 선제적으로 대응 사격을 하며 정면돌파를 위해 포석을 깐 것이라고 평가되는 분위기이다.

즉, 윤핵관들이 정말 이 전 대표의 말대로 이러한 대응을 계획한 것이라면 자신들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에 그대로 실행할 수 없어 사실상 작전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수정이 불가피하기에 당황할 수 밖에 없고, 반대로 이 전 대표의 주장이 얼토당토한 억측이라면 더더욱 속 터지는 일이기에 당황스럽다는 점에서는 매 한가지라는 얘기이다. 

 ◆ 속타는 정진석 "제명 시나리오?, 더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아"

실제로 이 소식을 들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의 '제명 시나리오'에 대해 불편한 심경임을 내치치면서 "거기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정 비대위원장은 "제명이든 징계든 이는 윤리위원회의 고유 업무다. 내가 언급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선을 그으며 "이제는 그런 류의 얘기를 듣는 국민도 지쳤을 것"이라고 씁쓸해 하기도 했다.

반면 당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당 안팎에서는 정치적 계산이 빠른 이 전 대표의 행보와 태도에 대해 더욱 불편해 하는 모습도 관측됐는데, 실제로 이날 전여옥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하는 행태가 완전 이재명의 '양아들' 또는 이재명 '부캐' 같다. 이준석이 남부지방법원 출석한 모습은 '아수라' 번외 편 같더라"면서 "점점 외모는 (북한) 김정은을 닮아간다. 그런데 하는 짓은 이재명을 꼭 닮아간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전 전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가처분 기일이 연기된 것이 이 전 대표는 아주 찜찜한 것이다. 즉 16일, 경찰 조사에서 '성상납 은폐 교사'와 '알선수재' 등등이 기소의견이 나오면 골로 가니까. 남부지방법원의 '이핵관'(이준석 핵심 관계자) 황정수 판사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으니까"라고 비꼬면서 "잔머리 굴려봤자 이 전 대표는 사정없이 늪에 빠져들어 갈 것이다. 이재명이 그러했듯이"라고 맹폭했다. 

심지어 당 지도부인 김행 신임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TV조선 '뉴스 퍼레이드'에 출연하여 이 전 대표가 연일 자신의 지지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당원 모집을 하고 나선 모습에 못마땅해 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 김행 비대위원, 이준석 당원 모집 행보 비판 "당심 흔드는 왜곡된 민주주의"

실제로 김 비대위원은 "지금 이준석 대표의 말을 듣고 당원에 가입한 사람들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그들의 성분은 딱 두 가지다. '이준석 대표를 보호하자' 또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을 위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이다"고 주장하면서 "특정인이 본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당원을 모집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인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당원 전체의 표심을 흔드는 정말 왜곡된 민주주의라고 생각을 한다. 이건 민주주의라고 생각을 할 수 없다"며 "당심을 본인의 정치적 목적으로 흔드는 그야말로 민주주의의 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김 비대위원은 법원이 새 비대위에 대해서도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가면 진짜 n차 가처분까지도 갈 수 있다. 국민 모두가 알듯이 지금 당은 정말 비상 상황이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저희는 이번에도 또 인용될 것이라는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하며 사실상 심히 우려하는 있는 상황임을 짐작케 했다.

 ◆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이준석, 김행 향해 "민주주의 적이라니? 조금 많이 나간 듯"

반면 이 전 대표는 김 비대위원의 비판 발언에 대해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말 듣고 가입한 당원이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이야기는 조금 많이 나간 것 같다"고 불쾌감을 표하면서도 "정당은 항상 당원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여 상대적으로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더욱이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제가 무슨 비대위에 공세를 했다고 하는데 저는 아무 말도 안하고 항상 방어적 조치를 취한다"고 재차 밝혀 모든 싸움의 시작은 자신에게서 시작된 것이 아님을 피력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었는데, 일각에서는 표면상으로는 이 전 대표가 속이 탈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속이 더 탈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고 관측했다.

 ◆ 김병민 비대위원, 법원 향해 '기각 판정' 호소 "불안한 상황 반복 막기 위한 개정" 피력 

한편 법원이 3차 가처분 소송을 4차 가처분 소송과 병합하여 약 2주간의 시간을 벌은 국민의힘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대응에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엿보였는데, 실제로 김병민 비대위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하여 당헌 개정안에 대한 3차 가처분 소송과 관련해 "꼭 이 전 대표에 맞춰서 당헌·당규를 개정했다기보다, 언제든지 새로운 지도부가 나타났을 때 같은 불안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어 이 부분을 보다 구체성 있고 명확하게 하기 위한 개정이었다"고 피력하며 법원을 향해 기각 판정을 내려주길 간절히 바라는 눈치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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