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용역기간과 사업주제 변동이 가장 큰 불안요인

제주도가 야심차게 시작한 '제주도 호접란 수출사업'이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불안'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 상황인데, 총사업비가 무려 133억이나 투자된 대사업이니만치 그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불안요소'는 최근 한국경제조사연구원 제주사무소가 제주도에 진단용역을 받고 제출한 보고서에 의해 밝혀지게 되었는데, 제주도 호접란 수출사업은 크게 두 가지 불안요인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이 사업은 짧은 용역기간에 의해 진행된 탓에 초기 시험재배 과정없이 제주 농가에 다량의 묘가 보급되어 부실 운영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며, 여기에 '제주도'에서 '(주)제주교역'으로, 그리고 '제주도지방개발공사'로 계속해서 사업주체가 바뀌면서 업무가 분산되어 혼란이 인 것. 그리고 이에 따른 불투명한 예산집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보고서는 제주에서 생산되어 미국 LG 인근의 현지농장으로 수출된 호접란 38만 6000본 중 절반이 넘는 21만 8000본이 불량품이 폐기되었고, 남늠 16만여본 중 10만 4000본 정도만 재배되고 있다 밝혔는데, 판매된 본 수는 약 6만 4000본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사업주체가 일원화되고 현지책임경영, 미국 현지에서 호접란 묘를 구입, 생산판매할 경우에는 흑자로 전환될 수 있다 밝혔는데, 4년 전인 지난 2000년 11월에 부지를 매입된 뒤 공사에 착수한 '제주도 호접란 수출사업'은 6606평에 이르는 비닐하우스 4동 중 현재까지 3동만 시설한 상태이며, 이와 같은 적자 발생에도 불구, 제주도는 이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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