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 조사 결과 최근 1년 간 국민 74.4% 게임 이용
WHO發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목소리 약해져

2022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서 전체 게임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2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서 전체 게임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게임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 주장이 더욱 힘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2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31일 발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24일부터 한 달간 전국 만 10세 이상 65세 이하 6000명을 대상으로 ‘게임 이용 실태 및 현황’과 ‘게임에 대한 인식’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는 온라인 조사와 개별 면접조사를 병행했으며, 향후 게임산업 육성과 건강한 게임 이용 환경 조성 위한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국민의 74.4%가 게임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조사 대비 3.1%p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신규 게임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이 국민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임 이용자의 게임 플랫폼별 이용률(중복응답)은 ▲모바일 게임 84.2% ▲PC 게임 54.2% ▲콘솔 게임 17.9% ▲아케이드 게임 9.4%로 조사됐다. 모든 플랫폼에서 지난해 대비 이용률이 감소했는데,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외부 활동 증가로 게임 이용자의 하루 평균 게임 이용시간이 주중 13분(145분→132분), 주말 23분(232분→209분)이 줄어 복수의 게임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로 PC·콘솔 게임은 남성 이용자의 이용률(PC 게임: 남성(66.0%)·여성(41.7%), 콘솔 게임: 남성(19.8%)·여성(15.9%))이 높게 나타났지만, 모바일·아케이드 게임은 여성 게임 이용자의 이용률(모바일 게임: 남성(79.9%)·여성(88.6%), 아케이드 게임: 남성(8.7%)·여성(10.1%))이 높게 나타나 남녀 불문하고 게임을 즐기되,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게임 플랫폼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취학 자녀가 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와 함께 게임을 하는지 살펴본 결과, 학부모의 59.3%가 자녀와 함께 게임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조사 대비 1.8%p 증가한 수치로, 2016년 37.8%를 기록한 이래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학부모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80.2%로 가장 높고, ▲30대(73.3%), ▲40대(61.8%), ▲50대(43.4%) 순으로 자녀와 함께 게임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게임에 익숙한 젊은 연령대의 학부모를 중심으로 게임을 통해 자녀와 소통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평소 게임을 즐기지 않는 학부모 중에도 35.7%는 자녀가 원하면 함께 게임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으로 게임을 자녀와 공감하고 소통하는 장으로 활용한다면 건강한 게임 이용 환경 및 건전한 게임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게임 이용자들 중 23.5%가 게임 상에서 성희롱 또는 성차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전년 조사 대비 3.1%p 감소한 수치이다. 피해 유형으로는 ‘쪽지나 문자 채팅 등을 통해 문자의 형태로 성적 욕설이나 공격을 받음’(53.7%)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진원 관계자는 “청소년을 비롯한 게임 이용자 및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게임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하고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내 성희롱/성차별 피해 경험을 줄 일 수 있도록 앞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게임을 문화예술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의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도 고무적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발의한 이번 개정안에는 ‘문화예술’의 정의로 문학·미술·음악 등 장르를 열거하는 방식 외에 문화예술의 핵심적인 속성을 일반적인 표현으로 규정하면서 ‘문화예술’의 범위에 ‘게임·애니메이션 및 뮤지컬’장르를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 의원은 “게임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이며, 다양한 예술장르가 복합된 종합예술임에도 법상 문화예술의 정의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영화, 연예, 만화 등 다른 문화예술 장르와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번 개정안 통과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과 게임 산업 지원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독일 쾰른에서 컴투스가 ‘2022 서머너즈 워: 유럽 투어(TOE2022: Tour of Europe)’의 다섯 번째 행사를 진행했다. ⓒ컴투스
지난달 26일 독일 쾰른에서 컴투스가 ‘2022 서머너즈 워: 유럽 투어(TOE2022: Tour of Europe)’의 다섯 번째 행사를 진행했다. ⓒ컴투스

실제로 지난해 한국 콘텐츠산업 연간 수출액 135억8000만달러(약 18조3941억원) 중 게임 연간 수출액이 69.5%(94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등 게임은 대표적인 K-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에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2022년부터 194개 WHO 회원국에 적용시키기로 했다. 다만 WHO의 질병 기준은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실제 도입은 각국 보건당국의 의지에 달려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관계기관과 질병코드 도입과 관련해 논의를 이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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