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디자인 문제로 킨사이다 고발

최근 칠성사이다와 킨사이다의 법정공방이 관심을 끌고 있다. '표절시비'는 고의든 우연이든 오늘날 피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이런 민감한 사안은 특히 제품디자인과 같은 '매출'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더욱 살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1월 4일, 롯데칠성(주)은 "한국코카콜라보틀링(주)이 판매하는 '킨사이다'의 알루미늄 캔용기 디자인이 자사가 생산, 판매하는 '칠성사이다' 알루미늄 캔용기 디자인과 비슷하다"며 캔 용기 사용 금지 등을 청구하는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칠성사이다 인지도에 편승하지 마라!" 롯데칠성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250㎖짜리 킨사이다 캔은 칠성사이다 캔의 별무늬 대신 물방울무늬가 들어가 있다는 것과 상품, 상호명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그 외 디자인이나 색상, 색흐림 방식 등 일반소비자들이 보기에 출처의 혼동을 느낄 만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칠성사이다 인지도에 편승하려는 부정경쟁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결론. 롯데칠성은 "브랜드를 표시해 상품을 혼동할 우려가 없다고 해도 용기 디자인은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들인 무형자산인데, 유사한 디자인 캔에 담아 경쟁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무형자산을 손상시키는 희석화 행위"라고 덧붙였다. 또한 롯데칠성 측은 "칠성사이다 캔디자인은 외국 유명 디자인회사에 2억2000만원을 주고 만든 것"이라며 "칠성사이다는 2000년 현재의 디자인으로 변경하고 의장등록까지 마쳤는데 킨사이다는 2002년과 2003년 사이에 유사한 디자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2004년 8월 경 코카콜라 측에 경고장을 보내 캔 사용을 중지토록 요청했으나 코카콜라 측이 '의장권 침해나 부정경쟁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혀옴에 따라, 이번 가처분 신청을 내게 됐다"고 소장을 통해 밝혔다. "원래 사이다 캔은 초록색에 흰색" 이에 대해 킨사이다 측은 "시장경쟁 원리를 제한하는 행위" 발끈한다. "킨사이다는 30여 년 가까이 국내 시장에서 사랑을 받아 왔고, 이미 6억개 이상이 판매되어 국내 소비자에게 잘 알려져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칠성사이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롯데는 '흰색과 초록색의 제품포장이 칠성사이다를 대표한다'고 주장하지만, 킨사이다는 국내 시장에 1976년 최초 출시된 이래 거의 전 기간에 걸쳐 초록색 및 흰색을 주요 색상으로 사용해 왔다"는 것. 킨사이다측에 따르면 "사이다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주요제조사들이 초록색의 포장용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이다가 무색투명 한 음료라, '자연색'인 초록색이 잘 어울리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킨 사이다의 제품포장은 사용되는 상표·글자체·도안 등에서 칠성사이다의 제품포장과는 분명히 구분된다"고 킨사이다 측은 주장한다. 킨사이다 제품담당인 윤미영 차장은 "킨사이다는 2003년부터 '맛의 차이가 없다면, 가격을 보고 선택하세요'라는 컨셉 아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제품포장 뿐만 아니라 매장 내 구비된 판촉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구입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제품 비교를 통한 정보에 입각하여 구매 결정을 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일리톨'로 입은 피해의식의 발로? 한편, 올 10월 실시된 '리서치&리서치'의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칠성사이다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92.8%, 킨사이다에 대한 선호도는 4.3%로 나타났다. 차마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칠성사이다이지만, 법적대응도 불사하는 과민반응에 가까운 조치를 취한데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일부에서는 "자일리톨 껌의 선례 때문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한다. 즉 껌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기록한 자일리톨의 '원조'는 롯데인데, 다른 제품에서 경쟁적으로 유사상품을 내놓는 바람에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 특히 롯데 자일리톨 껌의 디자인 역시 초록색과 흰색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유사제품 역시 거의 구분이 힘들 정도로 흡사한 디자인을 사용한 것이다. 이 때문에 롯데 측은 자일리톨 제품명에 '휘바'라는 별칭을 따로 붙이고 인기탤런트 김혜자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진땀을 흘린 바 있다. 더욱이 최근 자일리톨은 매출이 급락, 시장점유율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 롯데의 입장으로서는 그 피해의식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킨사이다와의 법정분쟁 역시 "자일리톨 때처럼 가만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롯데의 선전포고"라는 의견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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