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마트치킨 카테고리 달라, 소비자 선택지 늘어났을 뿐”
가맹본부 출구전략 부재에 일부 가맹점주 불만…“프차치킨 폭리 아냐”
소비자단체,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간 치킨 전쟁에 소비자 ·자영업자만 혼란"

대형마트 3사가 모두 가성비 마트치킨을 선보이면서 고물가시대에 소비자 어필을 시도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상시판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한시 판매다. ⓒ시사포커스DB
대형마트 3사가 모두 가성비 마트치킨을 선보이면서 고물가시대에 소비자 어필을 시도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상시판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한시 판매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홈플러스로부터 시작된 가성비 마트치킨 열풍이 심상치 않다. 한시적이지만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가성비 마트치킨을 잇단 출시하며 소비자 유입을 꾀했다. 특히 홈플러스 당당치킨은 “이렇게 팔아도 남는다”라는 홈플러스 관계자 말이 불씨가 돼 “치킨값 3만 원 해야, 남는게 없다"와 맞물려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당당치킨 되팔이하는 게시글 까지 온라인에 돌아다니면서 '되팔이 등장이면 마트치킨 흥한 듯' 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11.39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8.4%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92년 10월 이후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소비자물가지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과 6.3% 상승했고 지난 6월 보다 0.5% 올라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 이어 러-우 사태로 인한 공급망 불안 지속이 에너지, 원재료가격, 곡물가 등을 상승시키면서 소비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 홈플러스는 당당치킨을 선보이며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고물가와 치킨 3만 원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일각에서 ‘NO 프랜차이즈 치킨’을 선언하는 세력이 생겨났고 치킨집 가맹점주들은 과거 롯데마트 통큰치킨을 압박 할 때와 같은 온라인 고지전이 생겨났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치킨 한 마리를 판매하는 점에 포인트를 맞춰 이번엔 마트치킨을 옹호했다. 또 마트치킨은 소비자 유입을 위한 미끼상품이라는 논리가 생겨났지만 홈플러스 당당치킨 관계자가 직접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팔아도 남는다”라고 밝혀 미끼상품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 가맹점주는 마트는 기존에 갖춰진 인프라에 닭만 튀겨 팔면 되지만 자영업자들은 그렇지 않다며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이 또한 특별한 지지를 받지 못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가성비를 전면에 내세운 마트치킨을 한시적 판매에 돌입했다.

bhc치킨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본지와 통화에서 “그동안 배달 중심 매출이 주를 이뤘는데 사회적거리두기 해제로 배달 매출이 줄어든 반면 매장을 직접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며 “오히려 배달 매출이 주를 이루던 시기에 마트치킨이 일정부분 매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 가맹본부는 특별한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다른 bhc치킨 가맹점주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고 “원가가 워낙 비싼데 어려울 때 본사는 희생을 덜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BBQ 치킨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치킨 값이 3만 원이 아닌데 회장이 나와서 한 인터뷰 때문에 소비자 오해가 길어지고 있다”라며 “솔직히 3만 원이면 남는데 마치 마진이 없는 것처럼 이야기해서 이미지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따른 BBQ 운영 가맹점주는 “마트가 치킨을 싸게 팔아도 되니까 프차가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있다 이런 선동만 안했으면 좋겠다”라며 “솔직히 점주들 마진이 얼마나 되겠냐”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치킨업계 관계자 A는 “마트치킨은 계속 팔고 있었고 비슷한 류의 치킨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었는데 프랜차이즈 치킨과 크기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라며 “마트치킨에 대해 가맹본부가 대응을 특별히 할 필요성이 없는게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들이 필요에 의해 선택하고 선호하는 방향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소비자 선택지가 늘어난 것을 막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치킨업계 관계자 B는 “마트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은 카테고리 자체가 다르고 맛도 다르다”라며 “단순하게 비교하자면 닭을 튀기는 기름을 생각하면 올리브유나 해바라기유 등과 일반 식용유와 분명한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야 이슈가 있으니까 일부러 치킨을 사러 대형마트를 찾는 현상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치킨 때문에 마트를 찾진 않을 것”이라며 “결국 치킨 전문점에서 치킨을 구입해 먹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A와 B는 마트 치킨 때문에 본사나 가맹점 매출이 하락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 마트치킨 논란은 단순히 가격의 문제가 아닌 더 큰 담론”이라며 “거대 자본인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본사간 치킨업계 내 헤게모니 쟁탈에 소비자와 자영업자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논란을 잠식시키기 위해선 영업비밀을 무기로 두루뭉술한 이야기로 대충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까지는 확실하게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 선택권에 유리한 상황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치킨업계 매출 상위 3사 작년 매출은 1조3329억 원(교촌 4935억 원, bhc는 4770억 원, BBQ는 362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28% 증가한 수치로 총 1767억 원(교촌 577억 원, bhc 766억 원, BBQ 424억 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감률은 교촌 2% 감소(감소액 6억 원), bhc는 18.3% 증가(증가액 238억 원), BBQ는 14.5% 증가(증가액 77억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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