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마지막 특사, 범여권 ‘들썩들썩’

참여정부 마지막 특사로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사면·복권됐다. 총선을 향한 ‘범여권 대통합론’이 다시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가운데 동교동계의 복귀를 두고 정치권은 그 파장을 가늠하기에 분주하다.

박 전 실장과 한 전 대표의 총선출마설이 유력하게 제기되는가 하면 범여권 대통합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 전 실장과 한 전 대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정치권의 시선을 일단 피하고 있지만 이들의 발걸음에 DJ의 의중이 서려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무게중심도 달라져 정치적 지각변동은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사면·복권 됨에 따라 ‘돌아온 동교동계’에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의도에 올드보이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중 마지막 특별 사면에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포함된 것.

동교동계 신당구하기?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대표적인 동교동계 인사로 ‘범여권 대통합’을 원하는 DJ의 복심을 실현시켜 줄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직전 사면으로 ‘사실상 총선을 향한 길을 열어준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박 전 실장과 한 전 대표의 행보는 4.9 총선을 향한 돌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듯 특사에 대해 “원칙도, 기준도 없는 유권무죄, 무권유죄고 법치주의 파괴, 측근 구하기”라며 “권력을 가진 자와 측근에겐 무한한 은전을 베풀고, 일반 국민에겐 가혹한 처벌을 하는 건 대통령제에 편승한 전제군주국가, 제왕적 대통령제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반면 이낙연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은 “사회통합과 국민화합을 위한 조처로 이해하며 이를 환영한다”며 “사면·복권 대상자들은 한때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회에 다시 공헌해주기 바란다”고 짧게 논평, 박 전 실장과 한 전 대표가 여의도 복귀해 신당의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돌아오는 DJ계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박지원 전 실장 복권, 한화갑 전 대표 사면…4월 총선으로 직행?


하지만 박 전 실장이나 한 전 대표는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정치권의 섣부른 예측을 피해가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을 향한 행보에는 이견이 없다.

박 전 실장의 경우 “처음처럼 김 전 대통령님 내외분을 모시겠다. 또한 미래로 향하는 새 출발의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4월 총선에서 목포 또는 광주 남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년은 저에게 아주 소중한 한 해였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반성을 통한 창조적 극복을 계획할 수 있었다. 제가 얻은 교훈을 토대로 주위 분들의 지혜와 충고를 모아 국민께 다가가는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겠다”며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DJ ‘훈수’가 움직인다

한 전 대표도 신당행이 유력하다. 한 전 대표는 신당 이상열 의원 지역구인 목포 출마에 높은 가능성을 두고 이를 위한 지름길로 신당을 택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한 전 대표가 신당으로 향할 경우 신당 내 DJ세력 형성은 물론 이를 통해 DJ와의 가교역할로 당내 혼란을 종식시킬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그의 신당행을 점치게 한다.

하지만 민주당 한 의원은 “한 전 대표의 원래 지역구는 무안·신안이지만 이미 DJ 차남인 김홍업 의원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지역구 수정은 불가피하다. DJ의 ‘복심’ 박 전 실장이 신당 공천으로 목포를 노린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오는데 한 전 대표가 신당으로 갈 수 있겠냐”며 한 전 대표의 민주당 복귀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에서는 한 전 대표의 ‘신당창당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당 쇄신안으로 신당과 민주당의 분열 조짐이 있어 한 전 대표가 이들과 손을 잡고 호남신당을 창당한다는 내용이다.

한 정치분석가는 “박 전 실장과 한 전 대표의 움직임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는 DJ의 의중 때문”이라며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DJ의 훈수가 박 전 실장과 한 전 대표 등 동교동계 중진의 활동과 더불어 범여권 구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 이번에야말로 총선을 앞둔 극적인 ‘대통합’이 이뤄질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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