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 지수 20% 넘게 하락
대어급 공모주 잇달아 상장 철회
쏘카·수산인더스트리·케이뱅크 등 속속 상장 절차 밟아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념식이 개최됐다.ⓒLG에너지솔루션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념식이 개최됐다.ⓒLG에너지솔루션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국내주식 시장이 최악의 상반기를 보내면서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일정을 변경하고 있는 등 공모주 시장도 얼어붙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기업들이 속속 IPO에 나서고 있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스팩 포함)은 총 44개사다. 지난해 상반기에 57개사가 상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13개가 줄었다. 특히 코스피에 입성한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1곳에 불과했다.

‘IPO 시장 잔혹사’는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한 1월부터 시작됐다.

이후 약물설계 전문기업인 보로노이도 지난 3월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을 철회했고, 대명에너지도 같은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다만 양사는 공모가를 크게 낮춰 다시 상장에 도전했다.

5월에는 SK스퀘어의 자회사인 SK쉴더스, 원스토어가 상장을 철회했고, 태림페이퍼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증시 변동성과 불안성이 커 상장 철회를 결정했고,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 추진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남겼다.

이는 지난해 ‘역대급’ 성적을 거뒀던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친 공모금액은 약 20조4400억원에 달했다. 2020년 공모금액 4조7000억원의 4배 이상을 기록한 것인데, 신규상장 기업수가 70개에서 114개로 늘어난 것을 감안해도 공모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0년(10조원)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었다.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소폭 하락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소폭 하락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

■ 韓 주식시장 ‘꽁꽁’

이는 결국 국내주식 시장 상황이 나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세계 주요 시장 대부분이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나라는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코스피는 20.52%, 코스닥지수는 27.44% 폭락했다. 세계 대표 주가지수 20개 중 러시아 지수(-36.85%)를 제외하면 코스닥 하락률이 가장 높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7.97%), 홍콩 항셍지수(-7.17%), 일본 니케이225지수(-7.99%) 등 주변국 증시와 비교하면 3배 이상 하락폭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증시가 유독 부진한 이유로는 수출 둔화, 원화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미 금리 역전 우려로 인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고, 급락장이 이어지자 개인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도 악재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여타 주식시장 대비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는데 이는 경기 침체 시 수출둔화 우려, 외국계 자금 유출 지속, 개인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수 주체 실종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쏘카
ⓒ쏘카

■ 쏘카·수산인더스트리 등 IPO 절차 밟아

그럼에도 연내 IPO를 목표로 일정을 진행 중인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대어급 중에서는 쏘카가 총성을 울렸다. 국내 첫 모빌리티 유니콘 기업 쏘카는 지난 24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국내 유니콘 기업 최초로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쏘카 총 공모주식 수는 455만주,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원~4만5000원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2048억원 규모다. 8월 중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회사는 8월 1일부터 2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최종 확정하고 8일과 9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 인수회사는 유안타증권이다.

쏘카는 구주매출 없이 공모주를 전량 신주로 발행할 예정이다. 또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1년, 전략적 투자자 6개월, 재무적 투자자는 1개월, 3개월, 6개월 균등 보호예수 기간을 약정해 상장 후 유통 물량은 전체 주식의 16.28%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발전 플랜트 종합정비솔루션 기업 수산인더스트리는 지난 22일 금융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7월 말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리츠 상장을 제외하면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약 6개월 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하는 사례다.

수산인더스트의 총 공모주식수는 571만5000주, 주당 공모 희망 밴드는 3만5000원~4만3100원이다. 다음달 14일과 15일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장 예정 시기는 7월 말이며, 상장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여기에 ‘국내 인터넷은행 1호’인 케이뱅크도 IPO에 나선다. 케이뱅크는 오는 30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비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공모 청약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케이뱅크는 이 기간이 통상 4개월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해 연내 상장을 완료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7년 출범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케이뱅크는 지난해 처음으로 2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바 있다. 2020년 1054억원의 손실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실적 반등이다. 여수신의 자산 규모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순이자이익이 매 분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당기순이익 흑자 기조를 이어갔고, IPO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실제로 올해 초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올해는 흑자 경영을 토대로 디지털금융플랫폼 도약에 더욱 속도를 내는 한편, 성공적인 IPO를 위한 준비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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