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 제거 막바지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보름이 훌쩍 지났다. 이에 방제당국은 해상에 남아있는 기름 찌꺼기 제거에 막바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1일 해경 방제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원유 유출사고로 만들어진 기름 찌꺼기와 옅은 기름띠는 보령시 녹도 남방 해상과 전북 십이동파도, 말도 북동방 해상에 일부 흩어져 있는 상태다. 그러나 타르 덩어리의 분포 범위가 점점 축소되고 있으며 원산도, 삽시도, 외연도 등의 섬 지역 해안가에는 타르 덩어리 추가 유입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제대책본부는 이날 경비정과 어선 등 1천여 척의 선박과 항공기 10대, 인력 3만5천여 명을 동원해 해상에서는 타르 덩어리와 기름띠 제거에 나섰으며 해안에서는 갯바위, 암석해안 등 접근이 곤란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방제작업을 펼쳤다.

사고 후 지역 주민들과 여러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오일펜스 29.9㎞, 유흡착재 32만7천㎏, 유처리제 28만2천ℓ 등이 사용됐으며 폐유 3천315㎘, 흡착 폐기물 1만6천436㎏이 수거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상에 남아있던 기름띠는 걷혀가고 있지만 사람들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무인도 지역의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황금어장이자 철새들의 삶터인 무인도의 방제 여부를 놓고 지역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태안군에는 크고 작은 무인도가 111개나 있으나 아직도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방제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무인도 해안가의 빛깔 고왔던 조약돌들은 검은 기름을 뒤집어 쓴 채 신음하고 있고 조약돌과 모래 틈 사이에는 기름 덩어리가 엉켜있다. 일부 지역은 오염 기름이 땅속 깊숙이 스며든 상태다. 지역 주민들은 하루 빨리 해상 방제작업을 마쳐야 태안 주변의 무인도 방제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며 발을 구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태안 기름 제거 봉사활동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서해안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인도 곳곳에 숨어있는 기름때를 찾아 말끔하게 지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자원봉사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한편 태안해경은 지난 20일 원유 유출의 직접적인 원인인 선박 충돌사고를 낸 삼성중공업 해상 크레인 예인 및 부선 선단의 선장 3명과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선장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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