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들, 사생활 침해와 초상권 침해로 근무하기 어렵다?

산타와 루돌프의 파업, 수중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가 운전하는 시내 버스, 파란색 크리스마스 인형….

서울 시내 30여 곳에 산타의 파업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고, 또 일년 중 가장 바빠야 할 시기에 산타가 거리에 나와 공개적으로 시민들에게 파업을 호소하는 다소 쌩뚱 맞은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시청과 광화문, 신촌, 강남역 등지에서 “산타의 초상권을 보장하라”, “W때문에 직장을 잃었다! 보상하라!” 등의 피켓을 세워놓고 체념한 듯 바닥에 앉아있거나 침묵시위 등으로 일관하는 산타들은 “사생활 침해와 초상권 침해 때문에 더 이상 근무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선물을 나눠줄 집에 사전답사 나온 산타의 위치가 추적돼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중계되고 또 산타가 담을 타다 바지가 찢어져 속옷이 노출되거나 몰래 술을 마시다가 거리에서 잠든 모습 등 최근 인터넷에서 유포되고 있는 이른바 산타의 ‘굴욕’ 이미지 때문에 심각하게 이미지가 저해돼 활동 의지를 상실했다는 것이 그 이유.

어찌된 영문일까. 산타의 파업 시위는 다름 아닌 'KT 와이브로의 이색 마케팅 전략'이다.

휴대인터넷 와이브로의 급격한 보급으로 산타가 알리고 싶지 않은 사생활과 해프닝까지 온라인에 노출되면서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던 산타의 품위와 이미지가 하락했다는 이색 논리를 통해서 일종의 '호기심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KT는 휴대 인터넷의 강점과 브랜드 이미지를 계절 요소인 산타를 통해 어필하기 위해 '휴업'이라는 콘셉트를 끌어냈다는 설명이다.

KT에 따르면 평범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거부하며 너도나도 이색적인 트리를 선보고 있는 것도 이번 크리스마스의 특징.

또한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는 수중 크리스마스 세상을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도둑게'와 '집게' 등 살아있는 바다 생물들을 이용한 이색 수중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열대어들도 합세해 바다 내음이 물씬 풍겨나는 아름다움을 더한다. 수중트리는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전시되며 '딥블루 광장' 및 '세계의 바다 구역'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잠실사거리에도 폐품을 이용한 대형 트리가 들어서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송파구청이 제작한 이 '환경 트리'는 자연을 형상화한 넓이 6m, 높이 12m의 환경 조형물인 '바람나무'가 주인공. 장지동 재활용선별장에서 수집된 폐비닐, 깡통, 페트병 등 순수 폐품으로만 제작됐다.

송파구청은 또 재활용품을 이용해 크리스마스 장식품과 선물 등을 만들어 전시하는 이벤트도 기획하며 크리스마스에 급증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환경 크리스마스 운동'을 전개한다.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대표되는 크리스마스의 컬러 코드도 올해는 '블루'로 변신했다.

빨간 산타 모자 대신 파란 모자를 쓰고 있는 눈사람 인형이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유명 백화점들은 특수 LED(발광다이오드)를 이용한 은은한 블루 컬러 외장 장식을 선보인다.

명동의 롯데 타운은 밤마다 거대한 '블루 타운'으로 옷을 가라 입는다. 약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영플라자부터 명품관 에비뉴엘, 롯데백화점 본점까지 모두 파란색 LED 조명을 했다.

소공동 조선호텔도 외관조명 장식에 파란색을 썼고, 논현동 임페이얼 팰리스 호텔은 가로수 밑둥치에 아예 파란색 은하 전구를 돌려 '블루 크리스마스'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산타 항의 시위 일정
22(토)-홍대앞 일대, 상수역, 교보문고 강남점
23(일)-광화문, 종로, 시청앞, 예술의 전당, 인사동, 코엑스 광장, 강남역
시간: PM 2:00~21:00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