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기대감과 급상승한 솔로 인구 표적…"고독보다는 FUN"

편의점에서 짜장라면을 집어든 남녀들 ⓒ시사포커스DB
편의점에서 짜장라면을 집어든 남녀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라는 연애 시작 3대 호재에도 여전히 솔로들이 4월 14일에 짜장면을 먹는다는 블랙데이를 앞두고 식품과 유통업계는 '외로움 극복 마케팅'이 한창이다.

식품·유통업계는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당시 문재인 정부 방역실패로 인한 거리두기 제한 등 영향으로 예년만큼 매출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최근 확진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일상회복이 전망되면서 소비심리도 덩달아 회복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또 데이 마케팅 주요 타깃인 2030세대가 자신에게 투자하는 소비경향이 강해지면서 블랙데이 마케팅은 단순 프로모션을 넘어 '솔로는 불편하지 않고 외로움은 극복하면 그만' 이라는 코어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연애하고 있지 않은 만 19세에서 34세 청년세대 중 앞으로도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사람은 21.4%(男 17.3%, 女 26.8%)로 다섯 명 중 한 명이 연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응답할 정도로 솔로 인구가 많다.

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작년 25세~29세 성인남녀 2000 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혼 싱글 중 78.1%는 지난 1년간(코로나19 발병 기간)동안 새로운 이성을 만나거나 소개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500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연애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41.8%에 이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로나19 기간 동안 연애를 하지 않는 솔로 인구가 대규모 늘어났다는 시각이다.

밸런타인·화이트 데이 등에 미진했던 실적을 만회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식품·유통가의 블랙데이 타깃이 감정적으로 약해졌을 가능성을 고려해 '극복'을 중심에 두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혼밥족이 늘어난 상황이고 과거 스스로를 위로하는 차원의 블랙데이가 아닌 2030세대 소비 트렌드인 FUN이 합쳐져 데이 마케팅을 오히려 즐기며 외로움을 극복하는 소비자층이 존재한다"며 "이색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재미를 주는 등 니즈를 충족시키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신화월드 올블랙데이 세트 ⓒ제주신화월드
제주신화월드 올블랙데이 세트 ⓒ제주신화월드

제주도에 위치한 제주신화월드는 블랙데이를 맞아 솔로들을 위한 특별 세트를 제공한다. 구성은 제주흑우 유니짜장면과 탐라에일 한라까마귀포터 맥주가 세트다. 이 짜장면은 흑우를 볶아낸 유니간짜장이며 대하튀김이 고명으로 올라간 호화로운 것이 특징이다. 탐라에일 포터라인은 유니짜장면과 페어링 했을 때 바디감이 풍부한 조합을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혼행이나 혼밥족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여도 괜찮으니 이번 블랙데이에는 마음 편히 짜장면과 맥주 한잔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준비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에서 중식 HMR 이벤트 '파바반점'을 지난 11일 부터 시작했다. 파바반점은 정통짜장면을 비롯한 파리바게뜨 자체 프리미엄 HMR 퍼스트 클래스 키친의 아시아 퀴진 제품 등 프로모션이다. 이외에도 요리용디(요리전문 유튜버)와 협업한 정통 유산슬 덮밥도 추가로 선보인다.

SPC그룹은 2030세대가 즐거워하고 공감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경험을 제공키 위해 이번 블랙데이 데이 마케팅 파바반점을 준비했다고.

더본코리아 중식 브랜드 홍콩반점 0410은 배달의민족과 협업해 오는 17일까지 배민1으로 일정금액 이상 홍콩반점 음식을 주문했을 때 할인 쿠폰을 1회 제공한다.

더본코리아측은 소비자들에게 소소한 즐거움과 알찬 혜택을 주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모션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블랙데이와 만우절 통합 마케팅으로 지난달 말 비틀즈 블랙레몬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비틀즈가 알록달록한 과일 맛을 표현한 색깔을 띠지만 검은색 레몬 맛 츄잉캔디로만 구성했다.

GS25와 CU는 빅데이터 차원에서 블랙데이 마케팅을 접근했다. GS25는 블랙데이에 블랙푸드 매출이 급증하는 데 따른 블랙푸드를 선보였고 BGF는 2030세대 보다는 40대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GS리테일은 편의점 매출 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3년간 4월 13일과 14일 매출이 전주 동기간과 비교분석한 결과 짜장라면 등 블랙푸드 매출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블랙데이다 보니 짜장라면 36.7%, 짜장컵밥 25.7%, 짜장 소스 20.8%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 됐고 단부지 매출은 157% 급증했다. 이외에도 흑맥주 32.5%, 초코케이크 28.5% 매출 신장하는 등 블랙푸드 매출 신장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GS25는 이에 맞춰 '트러플향 블랙 닭강정', '오징어 먹물 파스타' 2종을 선보였다. 또 GS리테일 운영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에서는 블랙데이 프로모션으로 '신장개업 GS프레시 반점' 오는 14일 17시까지 진행한다. GS리테일은 블랙푸드 매출 신장한다는 빅데이터에 기반해 블랙푸드 간편식 2종을 선보였다. 맛과 재미를 모두 중시하는 소비트렌드를 반영했다고.

BGF리테일은 작년 1분기 평균 CU 짜장라면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대가 29.2%를 차지했고 40대는 22.8%를 차지한 반면 블랙데이인 작년 4월 14일에는 40대 매출비중이 32.5%를 차지했고 20대는 26.1%점유율을 보였다. 블랙데이에 20대보다 40대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은 최근 중년 솔로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사회적 연관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블랙데이 사회적 유행시점이 2000년대 초반인 점 또한 40대가 20대 일때 익숙한 기념일이라는 점도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BGF리테일은 "40대 싱글들이 해당 기념일을 통해 스스로 위로하고 응원하는 심리가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U는 오는 17일까지 짜장 및 볶음 컵라면 등을 판매하는 블랙위크를 긴급 편성했다.

김형준 BGF리테일 빅데이터팀장은 "블렉데이 트렌드에 민감한 연령대가 40대인 결과는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라며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마케팅을 위한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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