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여야에 쌍특검 촉구하더니 ‘포퓰리즘’ 공약도 모두 직격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급상승을 의식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 견제에 들어간 가운데 안 후보도 독자 행보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연일 양당 후보들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어 거대양당의 압박을 뚫고 유력주자로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쌍특검 요구에 이어 쌍포퓰리즘 지적…李·尹 직격하는 安

지난해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특검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고발사주 의혹 특검을 동시에 실시하자는 주장이 본회의에 오르지도 못한 채 연내 처리가 무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는 여전히 쌍특검을 주장하며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모두 압박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쌍특검에 대한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 데 이어 11일에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선 “한 명은 대장동 사건, 다른 한 명은 고발사주 의혹으로 특검이 거론되고 있다. 둘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재임 중 결정적 연루 증거가 나오면 국민 분열은 지난 5년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도덕성에 있어 자신의 후보 경쟁력을 부각시키기도 했는데, 지난 11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도 안 후보는 “지금 거대 양당의 두 후보는 도덕적으로 그리고 가족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저는 거기서 자유로운 후보”라고 역설했으며 이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3~5일 전국 유권자 1000명에게 실시한 전국지표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도덕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 후보(35%)로 1위를 기록한 바 있기에 내놓을 수 있는 차별화 전략으로 비쳐지고 있다.

다만 한국리서치가 KBS의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39살 이하 유권자 1000명에게 실시한 ‘대선후보 결정 요인’(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묻는 질문에서 정책과 공약이 41,1%, 후보의 능력이 29.6%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도덕성은 16.8%에 그쳐 단지 도덕적 요소만을 대선 승부수로 띄우긴 어려운 실정인데, 그래선지 이제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적극 비판하면서 입지 확대에 총력을 쏟고 있다.

당장 지난 10일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그는 탈모치료제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키는 이 후보의 공약을 꼬집어 “왜 복제약 약가 인하라는 정부에서 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은 생각 못하고 오로지 국고에 있는 돈을 박박 긁어 쓰자는 생각 밖에 없나. 이번 대선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 더 나은 정치와 미래를 위한 우리의 첫 번째 정치개혁 과제는 포퓰리즘을 추방하는 것”이라고 역설했으며 11일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선 윤 후보의 병사 월급 200만원 지급 공약도 겨냥 “부사관 월급이 200만원이 안 되는데 병장 월급이 부사관보다 높으면 어떻게 되나. 불가능한 쌍포퓰리즘”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안 후보는 자신이 군 복무를 마친 반면 두 후보는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점까지 꼬집어 “왜 이런 생각을 했나 생각해보니 이 후보, 윤 후보 다 군대 안 가보고 총 한 번 쏴보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는데, 자신의 이력은 장점으로 극대화시키면서도 유권자들의 대선후보 선택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정책과 공약에 있어선 경쟁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내고 대신 그 대안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표심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그는 5개 분야에서 초격차 과학기술을 확보해 삼성전자급 기업을 5개 이상 만들고 세계 5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자신의 5·5·5공약과 똑같은 이름으로 이 후보가 국력 세계 5위, 국민소득 5만달러, 주가 5000시대를 열겠다는 5·5·5공약을 내세운 점을 들어 “이름을 이 후보가 베꼈다. 제가 진짜고 이 후보의 5·5·5공약은 짝퉁”이라고 지적했으며 국민의당 선대위 측에서도 안 후보가 준모병제를 먼저 발표했는데 민주당이 선택적 모병제라고 이름만 바꿔 발표했다고 이 후보 측을 비판해 공약 경쟁에 있어서도 ‘선두’이자 ‘원조’임을 분명히 했다.

◆ 러브콜 거두고 이젠 安 압박? 수위 높아지는 여야의 견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하지만 안 후보의 이런 행보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제 언제 그랬냐는 듯 러브콜을 보내기보다 한 목소리로 압박하기 시작했는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MBC ‘뉴스외전’에 나와 안 후보의 지지율 전망과 관련 “여당이 다수당이라도 과반수가 안 되면 국정을 끌고 가기 어려운데 과반 다수당도 아니고 일반 다수당도 아니고 아예 소수당, 3석 미니정당으로 사실상 어렵다”며 “(안 후보가) 정권교체의 대안이 되기 어렵다. 일정 지지도는 있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이미 송 대표는 앞서 지난달 27일 윤 후보를 향해서도 수적 우세를 앞세워 비슷한 경고를 했던 바 있는데, 당시 민주당 전남도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21대 국회의원의 임기는 아직 반도 안 됐고 새 대통령은 21대 국회와 2년 20일 같이 동거하며 국정을 끌고 나가야 한다”며 “윤 후보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러이러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하고 있지만 그 약속은 ‘빌 공’자의 공약이 되기 쉽다”고 압박했었고 지난 11일 선대위 교육격차해소위원회 출범식에서도 재차 “지금 윤 후보가 아무리 좋은 공약을 얘기해도 그게 정직한 공약이 되기 어려운 이유가 105석의 소수정당을 가지고 자신의 공약을 그대로 집행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170석 이상의 의석으로 경쟁후보들을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로 송 대표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정치를 계속할 건지, 내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하고 좋은 어젠다를 수용할 사람이 있다면 연합해서 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나. 안 후보의 기술강국은 너무 좋은 개념이고 대폭 수용해서 과기부총리를 신설하고 7대 과학기술 공약을 추진해갈 것”이라며 안 후보에게 연대를 에둘러 제안하기도 했는데, 안 후보는 1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예로 들어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상태였는데 국민통합 내각을 만들고 여야, 진보·보수 안 가리고 그 분야 최고의 인재를 써서 70년 간 못한 노동개혁도 다했다”고 국민통합내각안으로 응수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안 후보는 “야당도 개혁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득권의 반을 민주당이 갖고 있고 나머지 반을 국민의 힘이 갖고 있는데 개혁의 핵심은 기득권을 깨는 것”이라고 국민의힘까지 직격했는데, 그러자 국민의힘에서도 이준석 대표가 11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나와 “지지율을 뒷받침할 역량이나 준비가 덜 돼 있다. 이번에도 이재명도 싫고 윤석열도 싫은 사람을 흡수하는 ‘둘 다 싫다’ 식의 정치를 할 것 같은데 결국 지지율이 빠질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또 이 대표는 12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도 거듭 “선거 들어가면 양비론으로 일관하기 때문에 안 후보 지지율이 잠깐 반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10% 넘는 지지율을 일부 조사에서 얻었다 하더라도 다시 원래 지지율로 돌아갈 것”이라며 “완주했을 때 본인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서 단일화라는 것을 본인은 하고 싶을 거다. 애초 저희는 단일화에 대해 진지한 고민 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尹 반등은 安에 ‘고민’…국민의당 “단일화 프레임 걸지 마”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위기의 대학, 공유경제를 만나다' 주제로 열린 스타트업 미래의숲 1차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위기의 대학, 공유경제를 만나다' 주제로 열린 스타트업 미래의숲 1차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이 같은 압박은 국민의힘이 내홍 수습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 반등에 성공함에 따라 나온 자신감으로도 비쳐지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당초 윤 후보와 차별화된 강점을 내세우면서 야권 표심을 최대한 끌어들이려던 안 후보에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소수정당의 대선후보로서 거대정당 후보를 상대하려면 거대정당 소속 유권자가 아닌 이들의 표를 최대한 결집시켜 후보 경쟁력을 증명한 뒤 이를 근거로 단일화에 나서는 전략을 펼 수밖에 없는데, 윤 후보가 반등에 성공한 이상 그 지지율이 오르면 오를수록 야권 표 분산 가능성이 커져버리기에 안 후보와 윤 후보 중 어느 한쪽이 대선 완주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야권 지지층이 바라는 정권교체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한쪽이 스스로 물러나도록 압박하는 방도 외엔 없는 실정인데, 국민의당에선 현 시점에서 나오는 야권 단일화 주장이 결국 고정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수정당 대선후보가 물러나게끔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고 도리어 “우리나라의 가장 큰 폐해는 기득권 양당”이라면서 자신의 선명성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나왔다.

이를 보여주듯 안 후보는 12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호텔에서 열린 ‘새얼아침대화’에서 “기득권 양당의 자기 편은 틀려도 보호하고 다른 편이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이라도 나쁜 놈 취급하는 판단기준이 이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겠나. 이제라도 진영과 이념의 정치에서 벗어나 과학과 실용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자신의 강점인 ‘과학’ 분야와 중도실용에 방점을 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론은 당장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도 장애가 될 것이라 보기 때문인데,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1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희들 입장에서 보면 단일화든 공동정부든 그런 정치 프레임에 갇히는 순간 안 후보의 상승이나 확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일관되게 안 후보의 이름으로, 안 후보가 중심이 되는 더 좋은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여론을 의식했는지 단일화 가능성을 아예 닫아둔 것은 아니라는 듯 이 본부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선 “국민들꼐서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주실 것이다. 그 전에 자꾸 단일화 프레임을 걸면 여당에게 오히려 꽃놀이패를 줄 수 있다”고 덧붙여 시기의 문제일 뿐 야권 단일화엔 나설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는데, 거대양당의 압박 속에 안 후보가 3번째 대선 도전에선 웃을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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