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만남, 조용한 이별, 행복은 글쎄?

최근 불거진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 이혼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새삼 재벌과 결혼한 연예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륜지대사’라는 결혼은 명확한 족적을 남긴다. ‘부부’가 아니면 ‘남남’이라는 증거가 문서로 기록돼 남는 것이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이혼해야했던 재벌-연예인 커플과 결혼 후 지금까지 잘 살 고 있는 커플. <시사신문>은 연예인과 재벌의 결혼, 그 이후를 집중 조명했다.

소문의 온상 재벌과 연예인 부부
이혼율 줄어드는 추세 계속 되길

재벌과 연예인은 모두 일반인이 가까이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때문에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일반인들의 레이더망 안에서 각종 루머로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여기에 결혼이라는 재료가 플러스 되면서 씹기 좋은 최상의 안주 대접(?)을 받는다.

우리 정말 사랑했을까…

▲ 지난 10월16일 결혼 이후 자신의 미니홈피에 신혼 생활이 담긴 사진을 게시해 사람들의 무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김희선-박주영 부부. <사진출처: 김희선 미니홈피>.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인 재벌과 연예인의 결혼은 수많은 설을 만들어 낸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이혼설. 일부 ‘설’은 실제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부러움 반, 질투 반의 눈길로 재벌-연예인 커플을 바라보던 사람들에게 이들의 이혼소식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기도 한다.

연예인과 재벌의 첫 만남은 1960년대 육체파 배우 김혜정과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결혼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생활은 이혼으로 끝이 나고 최 회장은 1976년 펄시스터즈의 멤버였던 배인순과 재혼한 뒤 1998년 또 다시 합의 이혼 했다. 그리고 1년 후 29살 연하의 미스코리아 출신 아나운서 장은영과 비밀리에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배인순은 ‘30년만에 부르는 커피 한잔’이라는 자전소설을 통해 최 회장과 여자 연예인의 관계 등 사생활을 공개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1980년대 대표 미녀 황신혜는 컴퓨터 미인으로 불리며 뭇 남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1987년 에스콰이어그룹 회장 2세 이정씨와 결혼 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지만 결혼 9개월 만에 성격차이를 이유로 파경을 맞았다.

1990년대 재벌과 연예인의 결혼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주인공은 단연 고현정이다. 당시 ‘모래시계’로 절대적인 인기와 최고 여배우라는 찬사를 받은 고현정과 신세계 백화점 정재은, 이명희 부부의 2세 정용진의 결혼 소식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였다. 하지만 이들 부부 역시 8년간의 부부생활을 끝으로 결국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 결혼과 이혼 모두 세간의 관심속에 치른 배우 고현정.
고현정은 결혼 이후 연예인 생활을 정리하고 철저히 재벌가의 며느리로 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혼 이후 그녀를 둘러싼 루머는 끊이지 않았고 실제 이혼으로 이어지자 이혼사유를 놓고 새로운 설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이중 가장 많이 알려진 소문은 고현정이 시댁식구들 사이에서 ‘왕따’였다는 소문이다.

시댁식구들은 고현정을 앞에 두고 영어로 대화하기 일쑤였고 고현정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더니 프랑스어로 대화하며 소외감을 느끼게 했다는 다소 유치한 소문이 바로 그것이다.
어찌됐든 고현정은 이혼과 동시에 방송에 복귀했고 다양한 작품과 CF등을 통해 다시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1999년 미스코리아 출신 한성주 아나운서는 ‘재벌과 아나운서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며 애경그룹 회장의 아들 채승석씨와 결혼했다. 시어머니인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이 직접 중매를 서 성사된 결혼이었기 때문에 더욱 화재였던 이들의 결혼생활은 가장 빠른 시간에 끝이 났다. ‘성격차이’를 이유로 결혼 5개월 만에 파경에 이른 것이다.

‘O양 비디오 파문’으로 지난 1998년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춘 오현경은 2003년 재벌과의 결혼을 당당히 발표했다. 결혼상대인 홍승표 전 계몽사 대표 역시 부정축재로 구속 직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결심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오현경은 남편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결혼한 지 3년 만에 합의 이혼했고 올해 9월 SBS 주말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으로 연예계에 컴백했다.

아직은(?) 행복해요~

▲ 지난해 이혼 이후 드라마에 복귀한 오현경.
재벌과 연예인 커플의 이혼소식은 대상의 자극성으로 인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때문에 재벌과 연예인의 결혼생활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재벌-연예인 부부 중 현재까지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부부가 수치상 더 많다.

가장 오랜시간 결혼생활을 이어오로 있는 부부는 1967년 결혼한 은막의 스타 고은아와 서울극장 소유주이며 극장재벌인 곽정환이다. ‘별들의 고향’의 히로인 안인숙과 대농그룹 창업주의 장남 박영일 전 미도파 사장이 1975년 결혼으로 그 뒤를 잇는다.

1984년 결혼한 배우 정윤희와 중앙산업 조규영 회장은 당시 ‘간통’ 혐의로 고소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슬하에 두 명의 아들을 두고 부부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재벌과 연예인 부부 중 잉꼬부부로 소문이 자자한 커플은 단연 김희애와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이다. 1996년 톱스타였던 김희애는 당시 ‘한글과 컴퓨터’ 대표이사였던 이찬진과 결혼했고 결혼 이후 은퇴를 선언, 전업주부로서의 결혼생활 모습을 보이다가 올해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로 파격 변신 했다.
이어 배우 이지은도 당시 이진성 인츠닷컴 대표와 결혼했으며 ‘똑똑한’ 이미지의 황현정 아나운서는 지난 2001년 다음 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사장과 결혼해 ‘부자 남편, 똑똑한 아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행복한 결혼생활 중이다.

배우 박주미는 환현정과 같은 해에 광성하이텍 대표 2세 이장원과 백년가약을 맺고 슬하에 아들 한 명을 둔 채 방송과 주부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005년 한성실업 지성한 회장의 아들 지상욱과 결혼한 ‘청춘스타’ 심은하는 결혼 5개월 만에 딸을 출산했다. 결혼 이후 공인으로서의 삶 대신 순수한 주부로서의 삶을 선택한 심은하는 현재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재벌과의 결혼에 아나운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최원정 아나운서는 지난 2004년 현대엘리베이터 최용묵 사장의 아들 최영철 KBS 기자와 결혼했고 최윤영 아나운서도 같은 해 장병주 전 대우 사장 아들 장세윤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여기에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커플은 최근 이혼설에 시달린 노현정과 현대그룹 고 정몽우 회장의 아들 정대선이다.

이들의 결혼은 만남에서 결혼까지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더욱 관심을 받았다. 이들 부부는 지난 5월 아들을 출산 한 후 현재까지 보스턴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 최근 결혼과 함께 잠시 연예계를 떠난 심혜진.
한편 올해 결혼한 재벌과 연예인 커플로 심혜진과 김희선이 있다. 심혜진은 5년간 교제해온 아홉 살 연상 사업가 한상구와 지난 5월 비공개로 결혼식을 치렀다. 한상구씨는 우림산업 한길수 전 대표이사의 아들로 SK그룹의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의 셋째 사위이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 사실이 알려짐과 동시에 신혼집의 규모가 정원 등을 합해 총 2천5백 평이 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심혜진과 한상구는 오랜 교제기간을 거쳐 조심스럽게 혼인을 치르고 달콤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

김희선과 락산그룹 박성관 회장의 아들 박주영은 가장 최근에 결혼식을 올린 재벌-연예인 커플이다. 이들은 지난 10월19일 서울 쉐라톤 호텔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현재 서울 청담동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최근 김희선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깨가 쏟아지는 신혼생활이 담긴 사진들을 게시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선남선녀’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잘생기고 아름다운 외모로 ‘너무 잘 어울린다’는 찬사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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