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잘못 사과한다더니, 자신의 과오만 털고 있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사죄의 절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사죄의 절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제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외치면서 '민주당의 잘못을 반성하다'며 연일 사과 행보에 나선 가운데 정작 민주당의 잘못보다는 자신의 지난 과오에 대한 '본인 악재 털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사과를 해야 할 대상에게는 정작 직접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사과의 진정성이 떨어지는 '가짜 사과다. 악어의 눈물로 보인다. 선거용 사과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감지된다고 관측했다.

◆ 野 김은혜 "이재명, '말로만' 사과...대선용 '털고 가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김은혜 대변인이 26일 이 후보를 향해 "'인권 변호사'라더니 사실은 그저 '조카 변호사'였을 뿐"이라면서 "속속 드러나는 '변호사 이재명'의 위선의 과거,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이유를 증명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피해가족의 아픔을 두 번 헤치는 '말로만' 사과"라면서 "유엔의 여성폭력 추방의 날에 전략적으로 맞춘 대선용 '털고 가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 조카 변론 사실 토로, 이재명 "제게도 아픈 과거 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면서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다. 제게도 이 사건은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런 기억이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 후보가 처음으로 자신이 중범죄를 저질렀던 조카를 변호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인데, 당시 이 후보는 조카를 변론하면서 '심신미약'의 감형을 주장했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 들이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던 사건이었다.

◆ 김은혜 "이재명, 피해자에게 진정한 사과한 적 없다는 고백인 것"

다만 김은혜 대변인은 "대선후보가 아니었다면 이 사과라도 가능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정치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소신이 있었다면, 변호사로서 공익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조카에게 자백을 시키고 피해자에 용서를 구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었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15년 전 어버이날 새벽. 교제하던 여성과 어머니를 39차례나 찔러 살해하고 아버지마저 노렸던 잔혹한 모녀 살인(2006. 5.,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을 우리는 데이트 폭력이라 부르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조카가 저지른 흉악범죄를 데이트 폭력이라는 모호한 설명으로 어물쩍 넘기려 했던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는 실은 평생을 고통속에 살고 있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진정한 사과 한번 한 적 없다는 고백이 보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후 2007년 8월. 이 후보는 연인관계였던 여성이 보는 앞에서 그 어머니를 가혹하게 살인한 반인륜적 범죄마저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변론했다고 한다"며 "살인범을 변호하기 위해 당시 이재명 변호사가 방패로 쓴 논리는 2018 PC방 사건 때 이 후보가 그토록 비판했던 감형용 심신미약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이 후보는 어떻게든 정도를 저버린 위선의 역사를 지우고 싶겠으나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억까지 지울 순 없다"며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에 '이재명 변호사'가 적합하지 않은 이유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친척이기 때문에 변호할 수밖에 없었다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데이트 살인을, 저는 살인사건으로 규명하고 싶은데 그걸 데이트폭력이라는 식으로 슬쩍 지나가면서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는 것은 사과의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꼬집기도 했다.

◆ 野이재명비리특위 "이재명, 피해자에게 아무런 배상조치 하지 않아"

더욱이 이날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에서도 "이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묻는다"며 "사죄할 계획이 있냐"고 공개 질의했다.

이들은 "이 후보가 자신을 인권변호사로 지칭하며 정치적 홍보를 한 것과 관련해 조폭 출신의 연쇄살인범죄자를 변호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아무런 배상조치를 하지 않는 부분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이 후보의 조카가 저질렀던 중범죄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조카의 헤어진 여자친구 아버지에 대해 피해 배상을 뜻이 있는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여기서 그녀의 아버지는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5층에서 뛰어내려 큰 부상을 입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그는 15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트라우마로 인해 지금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재명비리 국민검증특위' 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말만 들으면 마치 데이트 도중 우발적인 폭력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사건은 '조폭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이었다"면서 "이 후보의 조카는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었다고 한다. 조폭이 아니라면 이처럼 대담하고 잔인무도한 짓을 하기 어렵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급기야 김 전 의원은 "이 후보는 다음 해에도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의 변론을 맡은 사실이 있는데도 조폭과 관련없다고 할 거냐"고 '조폭 연루설'을 끄집어 내기도 했다.

◆ 조수진 "이재명 눈물, 진실일까, 오염된 위선의 찌꺼기일까"

심지어 같은날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사과 행보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며 비판하고 나섰는데, 그는 "이재명 후보가 잘못했다며 연일 엎드려 큰 절을 하고, 연신 두 눈에서 눈물을 짜내고 있다"면서 "이재명후보의 눈물은 진실된 감정의 액체일까, 오염된 위선의 찌꺼기일까. 상식을 가진 국민은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즉, 이 후보의 눈물은 가짜 눈물인 악어의 눈물이라는 얘기인 것이다.

그러면서 조 최고위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일찍이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빌 때는 뭔가 빨아먹을 준비를 하는 때이고, 우리는 이놈을 때려 잡아야 할 때'라고 했는데, 아마도 이재명 후보를 내다보고 한 말인 것 같다"며 "(이 후보는) 진실로 '과거'를 참회한다면, 대장동, 백현동 부패 게이트로 수천억대 국민약탈, 수십억대 변호사비 대납 의혹,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시도 등에 대해 고백과 사죄부터 하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 민생당 "이재명 변명 태도 참담, 더 구체적으로 사과해야"

또한 민생당 김재연 대선후보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를 겨냥 "이 행위를 '데이트폭력'이라고 부르다니. 살인과 폭력에 '데이트폭력'이라는 낭만적인 단어를 갖다 붙여서는 안된다. '그땐 피할 수 없었다', '내게도 아픈 과거다'라고 변명하는 태도로는 폭력에 희생되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을 위로할 수 없다. 살인범에 대해 '심신미약 감형'을 주장했던 변호인이 내놓은 발언이 이 정도라니 참담하다"면서 "(더욱이) UN이 정한 '여성폭력추방의 날'에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로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이라면, 더욱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 이재명 조카 변론, 관심 집중되는 이유는?

한편 이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것은 이재명 후보와 '여배우 스캔들'이 났던 배우 김부선씨가 '조카 변론'에 대해 이 후보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는데, 이 내용은 김부선씨의 변호인이였던 강용석 변호사가 지난 7월에 언론에 폭로하고 나서면서 알려지게 된 것이었다. 당시 강 변호사는 이 후보와 김부선씨가 연인관계임을 증명하기 위한 증거로 이 후보의 '조카 변론 사건'을 활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이재명, 오늘도 사과 "가슴 아픈 일"

반면 '매타버스'를 타고 3박 4일간의 호남 방문에 나선 이재명 후보는 이날에도 사과 행보를 보였는데, 이날 전남 신안군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카 변론 사건에 대해 "가슴 아픈 일이고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변호사라서 변호한 것"이라며 "모든 범죄의 피해자들은 억울한 것이고, 그 점에 대해서 제가 멀다고 할 수도 없는 친척의 일을 제가 처리하였는데 아쉬움, 억울함에 대해 제가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 22일을 시작으로 연일 사과 행보에 나섰는데, 그날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의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다"며 "반성하는 민주당"을 외쳤고, 같은날 당 선대위 회의에서 "'나는 책임이 없다'라고 말한 것 자체가 잘못임을 인정한다. 저와 민주당은 따끔한 회초리를 맞을 준비가 돼 있다. 반성하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 이재명, 민주당 반성한다더니 정작 본인 잘못만 줄줄이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민주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당황해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상황을 짚으면서도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민주당에 대한 잘못을 핑계 삼아 사과의 명분을 삼으면서 정작 앞으로 터질 세부적인 자신의 과오들을 사이사이마다 끼워넣기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즉, 이 후보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것도 민주당에 물타기하는 비겁한 행동이라는 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인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